Culture Story236 [홍대맛집]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이태리 가정식집 스윗마노 홍대에서 상수역쪽으로 쭈욱 걸어올라가다보면 극동방송국이 나오는데 그 옆 골목 안쪽에는 내가 좋아하는 맛집이 몇개 있다. 우리 동네 골목처럼 소박하다못해 초라하기까지 한 이 골목을 내가 사랑하는 이유는 화려하지 않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숨겨진 보석같은 가게들 때문이다. 마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어'라는 듯한 자존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저마다의 실력은 으리으리한 가게나 비까뻔쩍한 호텔도 부럽지 않은 숨은 고수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라멘집 '하카다 분코'가 있는 바로 그 골목이다.오늘 내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많은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바로 홍대 언저리 상수동 골목의 숨은 맛집 '스윗마노'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스윗마노(Sweet mano: 달콤한 손)는 이탈리안 가정식을 전문으로 하.. 2012. 12. 4. 가을에 떠나고 싶은 도시, '미드 나잇 인 파리' 나는 아직 파리는 고사하고 유럽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 더 나이들이 힘 빠지기 전에 유럽 여행은 한번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로나마 파리의 멋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을까 해서 쿡TV에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사실 여름휴가 때 보려고 찜했다가 놓쳐서 챙겨 본 것이지만.) 우디 앨런이라면 뉴욕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음악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뉴욕의 풍경과 가족, 인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기억에 남아있던 감독이다. 그가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라 불리우는 파리의 매력에 푸욱 빠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로 충분하다. 루브르 박물관, 로댕 미술관, 에펠 탑, 세느 강변, 베르사유 궁전, 노트.. 2012. 10. 3. 홍대에 어울리는 센스 밥집 '이런 된장' 봉천동에서 터를 잡고 25년을 장사해온 장수우렁된장이 홍대 합정동 골목으로 이사를 왔다. 이름도 젊은 홍대 분위기에 맞게 위트넘치는 '이런 된장'이다. 모험적이지만 재미있는 발상의 간판을 보니 쥔장이 꽤나 센스있는 젊은 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된장'을 알게 된건 정말 우연한 기회다. 회식차 이 골목의 '맛있는 교토'를 갔다가 나오니 맞은 편 1.5층 건물에 '이런 된장'이라는 재밌는 간판을 보게 된 것. 지인들과 이름 참 재밌다며 다음에 꼭 가보자는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러고 한참 뒤. 회사 후배인 송 과장이 낭군님과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분이 바로 국내에서 축구에 관심있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MBC 축구 해설위원인 서형욱 님이었다. 이런 된장은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가게를.. 2012. 9. 4. 토탈리콜 원작과 리메이크의 비교 관전 포인트 폴 버호벤의 이 개봉한 건 1990년. 그로부터 22년 후 오늘 속편도 아니고 리메이크가 나왔다. 큰 성공을 거둔 블럭버스터 원작의 빼대를 그대로 유지한 리메이크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미국에서 14일 개봉한 이 영화에 대해 현지의 평가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니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영화란게 별 기대없이 보면 괜찮네 하지만 기대를 많이 할수록 실망이 큰 법이다. 로보캅, 원초적 본능의 스웨덴 출신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리콜 원작에 애정을 가진 많은 팬들일수록 더욱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듯하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PG13등급을 맞추느라 원작에 비해 선혈이 낭자한 잔인한 장면이나 기괴하고 충격적인 장면 대신 2022년의 지구.. 2012. 8. 16. 미술과 무용의 멋진 만남, 국립현대미술관 '무브' 가보니 6월 6일부터 8월 12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와 공연이 결합된 아주 특별한 전시 '무브(Move)'를 보러 다녀왔다. 네이버 파워 블로거인 스트레스 제로(http://jslee402.blog.me/)님이 공연 표를 나누주셔서 핑계김에(아니면 우리집 두 남자는 잘 따라나서질 않는다..) 나선 것. 과천 대공원은 매번 아이에게 동물원 구경을 시켜주려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는 곳인데 정작 결혼 후에 미술관에 와본 건 한두번 정도인 듯하다. 나는 그림을 잘 모르지만, 미술관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참 좋아한다. 전은 2010년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를 시작으로 2011년 독일 하우스 데어 쿤스트, 뒤쉘도르프 시립미술관 등의 순회전을 통해 관객들의 찬사를 얻은 전시로 이번 한국 전시가 끝난 뒤에는.. 2012. 7. 13. 요즘 뜨는 '넝굴당'의 그곳, 블랙 스미스를 다녀오다 요즘 내가 주말마다 챙겨보는 2개의 드라마는 KBS의 '넝굴째 굴러온 당신'과 SBS의 '신사의 품격'이다. 요즘 방송에는 PPL이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되면서 드라마 속에서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해졌다. 보통 주인공들이 들고 다니거나 입고다니는 휴대폰이나 패션 아이템 같은건 노출하기가 쉬운 편인데 옷가게나 식당과 같은 경우는 그리 쉽지 않다.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을 비롯한 4인방이 허구헌날 만나는 장소인 망고 식스(도산점)와 '넝굴당'에서 김남주의 둘째 시누이 방이숙(조윤희 분)과 천재용(이희준 분)이 근무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등장하는 블랙스미스(강남점)는 매우 큰 수혜자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ㅎㅎ그 중에서 카페베네라는 브랜드로 별다방, 콩다방과 같은 외산 커피 브랜드를 한.. 2012. 7. 2. [합정] 개성있는 일본식 선술집, 맛있는 교토 요즘 홍대를 가면 홍대 앞 메인 스트리트를 벗어나 점점 상수동 쪽이나 합정동 맛집이나 카페로 향하게 된다. 학교 앞의 맛있고 양많고 싼 맛집이나 카페들이 모두 자리를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합정동에 새로 형성된 카페 골목은 별다른 큰 건물이 없어서 약속을 잡을 때 조금 애매한데, 그 중에서 '맛있는 교토'가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맛있는 교토'는 이자카야는 일본식 선술집 같은 곳으로 홍대를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나만 해도 최근에는 맥주는 너무 배부르고 고기굽고 쏘주 먹는건 썩 내키지 않고, 와인도 이제 한물 유행이 지난 것 같아 모임이 있을때면 주로 아자카야를 찾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맛있는 교토'는 건물 전체를 일본 풍으로 지어 마치 일본 긴자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2012. 6. 2.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모던 막걸리바, 달빛술담을 가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이쁜 술집 하나를 발견했다. 압구정 한복판에 위치한 이 술집은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2층 건물이고, 주종목이 막걸리라는 점이 독특한 곳이다. 막걸리 바에 팝아트 엔디 워홀의 그림이 걸려있다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가겠는가? 예전 와인바나 포차가 즐비하던 이곳에 이제 막걸리바가 슬슬 들어서는 모양이다. 그중에 대표주자는 바로 '달빛술담'이다. 술집 이름치곤 젊고 우아하다. '달빛술담 문자르'에서 '달빛술담'은 '달과 빛, 술과 담소가 있는 공간'이라는 멋진 뜻을 갖고 있다고 하며, '문자르(Moon Jar)'는 '달 항아리'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야말로 술을 부르는 이름이다. 막걸리라고 하면 88년도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쿰쿰하게 냄새나는 곳이 아니라 엣지있게 술 마시고 싶어하.. 2012. 5. 30. 이야기쇼 '두드림'에서 만난 배두나의 진심 이야기쇼 두드림은 힐링캠프와 함께 내가 즐겨보는 토크쇼이다. 토요일 밤이라는 부담없는 시간대에 방영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토크쇼와는 달리 초대 손님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짧은 강연을 한다는 신선한 포맷이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 무엇보다 토크쇼도 화장을 벗고 좀 더 민낯으로 사람들과 호흡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 반갑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인맥을 자랑하는 신변잡기적인 토크쇼가 아니라 배우로서의 고민, 흥행 실패로 인한 괴로움 등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끄집어내 이를 통해 청중에게 '힘내세요'라며 말을 건네는 방식이 무척 신선하고 진솔하게 다가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스토리가 있다. 이유없는 무덤없고 사연없는 인생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미운털 박힌 연예인이라고 .. 2012. 5. 20. 영화 건축학 개론과 버스커 버스커의 공통점 나는 92학번이다. 사상 최대의 대입 경쟁률과 IMF를 거친 90년대 초반 학번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영화가 바로 '건축학 개론'이다. 91학번까지만 해도 그래도 데모하느라 선배들 쫒아다니며 최루탄 가스라도 마셔봤지만 92학번 이후로는 교정에서 그런 분위기도 사라지고 오롯히 베이비붐 세대들의 경쟁만 남았다. 이러한 90년대 초반의 학번들은 이제 사회에 나가 저마다 자리를 잡고 경제적 능력을 갖춘 기성 세대가 됐다. 이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건드린 '건축학 개론'이란 영화와 '버스커 버스커'의 음악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건축학 개론] 첫사랑의 서툰 기억과 아날로그 감성전람회의 음악, CD플레이어와 삐삐, 공중전화, 필름카메라, 게스(짝퉁) 티셔츠와 무스 등의 90년대 문화적 배경으로 '첫사랑'이라는 환상.. 2012. 5. 6. 특별한 날엔 '더 스테이크하우스 바이 빕스'의 정통 스테이크 가끔 특별한 날이면 가족과 친구들과 조용한 분위기에서 배려 깊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식사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시끌벅적한 패밀리 레스토랑도 중후한 중식당도 퓨전 한식당도 모두 지겨울 때 뭔가 색다른 분위기에서 기분을 내고 싶을 때. 그럴 때 가고 싶은 참 멋진 식당 하나쯤 갖고 있나요? 나는 외식하면 이태리 식당을 가장 선호하는데 정작 스테이크는 그리 즐기지 않는다. 분위기도 무겁고,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퍽퍽하지 않고 맛있는 진짜 스테이크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1월에는 내 생일이라 작정하고 이태원의 '붓처스컷'에서 가족 외식을 했었는데,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스테이크는 재료 부위에 따라 숙성 방법, 익힘 정도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지라 특급 호.. 2012. 4. 17. 우리집 건강을 위협하는 진드기 박멸 대작전 요즘 내 고민 중 하나는 진드기다. 결혼 후 10년간 네 번의 이사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거의 새 집으로 옮겨다녔다. 오래된 집은 아무래도 시설이 노후되고 구조도 구식이라 우리는 가급적 새집을 택한 것. 그게 문제였을까. 나는 새집 증후군 때문인지 결혼 전에는 없던 알레르기가 이것저것 생겨났기 때문이다. 가끔 문을 열고 환기를 하긴 하지만 겨울에는 추워서 그마저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이사를 오면서 대로변에 아파트가 있다보니 먼지가 많아 문을 열어놓기도 힘들었다. 지난 해 여름에는 기침이 심해서 감기인가하고 동네 내과를 두 달 정도 다니다 도저히 차도가 없고 심해 큰 병원에 가보니 '기관지 천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같은 일인가. 처음에는 나이를 먹고 출산 후유증 등으로 자연히 .. 2012. 4. 15.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