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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2.0

PR 2.0 시대, 홍보 담당자의 도전과 고충

by 미돌11 200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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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료 J에게. 그대와 내가 동갑내기인 줄도 모르고 같은 팀에서 3년을 넘게 지냈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게 무심하다 싶군. 그대는 무척 반듯한 인상에 유머라곤 한 줌도 없어 보이는 냉정한 표정, 항상 무언가에 쫒기듯 바빠 보였고, 가끔은 또 기자 접대와 잦은 숙제(?)에 지친 모습이었지.
그대에게 PR 2.0과 신문의 몰락에 대해 얘기할 때 당황하던 표정이 생각이 나는군. "신문이 망하면 PR담당자들도 할 일 없는거 아냐?"라며 싸가지없이 말하던 나를 황당하게 쳐다보던 그대를 생각하니 풋~하고 웃음이 나는군. 그래서 오늘은 내가 그대에게 블로그(넓게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하네.

시대가 바뀌면서 직업관도 달라진다. 과거 홍보 담당자의 역할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2004년 처음 Web 2.0을 이야기했을 때 그건 단지 IT를 하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라고들 했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이는 사회, 문화, 경제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PR업계에도 PR 2.0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이는 분명 PR 담당자들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변화하고, 일방적으로 뉴스를 수신하기만 하던 개인들이 이제 블로그를 통해 개인 미디어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늘어나는 매체들로 기자들 대응을 하기만도 숨이 헉헉 차오르는 판인데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블로거들(J, 그대가 도대체 그 블로그들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의아하다고 말했지 ^^)의 글까지 읽고 대응해야 한다니 과연 그게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대화를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조중동의 위세도 예전 만하지 못하고, 인쇄 신문의 신뢰도는 점점 땅에 떨어지고 있으며, 메시지의 커버리지는 낮아지고 고민이긴 하다. 사실 조중동 게재여부는 경영자들에게만 어필할 뿐 사원들은 온라인 매체의 불리 기사 하나에도 민감하다. '찌라시'라고 무시하기에는 포털을 통해 노출된 기사의 커버리지가 너무 넓다. 결국 루머로 판명이 나도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대응을 하지 않았으면 검색 결과로 찾은 사람들은 그 기사를 진실로 받아들인다. 온라인 상의 Bad News 이슈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손 쓸 방법이 마땅히 없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인식하면서 홍보팀 실무자들은 PR 2.0에 관심은 있으나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있고 갈수록 똑똑해지고 영악해지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난감하다. 그들은 이제 그들만의 세력을 형성하여 기업을 공격하기도 한다. 조중동 광고 게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을 보라. 무엇인가 대책이 필요하다.

PR 2.0은 스킬이 아니라 마인드 변화의 문제다
우리 사무실에는 아직도 종이 신문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과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두 그룹의 사람들이 있다. 기업 홍보팀 내부에서는 수 십년 간 인쇄 신문만을 대상으로 홍보를 해왔던 사람들이 갑자기 인터넷으로 마인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 그리 달가울 리가 없다.

그러나 이미 '종이 신문'을 다루는 신문사들의 혁신도 많은 부분 진행 중이며, 심지어 올드 미디어들조차 종이를 버리고 생존을 위한 온라인 뉴스 콘텐츠 유통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자들 중에서 일찌감치 영화전문 이동진 기자군사전문 유형원 기자, IT전문 서명덕 기자 등이 그들만의 1인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이런...알고보니 셋다 조선일보 출신이군요.) 

그렇다면 PR 담당자들의 역할 변화도 자명한 일이 된다. 미국에서는 PR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용어로 인식되면서 Communication으로 대체되고 있다. 어떤 기업은 기업대화팀(Corporate Conversation Team)이라는 부서가 생겨났다는 소식도 있다.

PR 2.0은 단순히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와 같은 툴을 다룰 줄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하려는 "PR 담당자들의 마인드 변화"의 문제다.
요즘 PR 대행사를 만나보면 클라이언트 측에서 인쇄 신문과 같은 PR 1.0 서비스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같은 PR 2.0서비스를 동시에 요구한다고 한다. 대행사도 준비가 불충분하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PR대행사 담당AE의 블로그가 부쩍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도 그런 필요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변화하는 시대, 홍보 담당자의 역할은?
그렇다면 PR 1.0과 PR 2.0은 완전히 유리된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이나 한국의 미디어 블로거 중에는 과거에 기자나 미디어 관련 종사자와 같은 전문적인 글쟁이들이 많다는 점만 봐도 알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 내에서 Engadget이나 Cnet과 같은 온라인 소셜 미디어를 미디어로 인정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이제 Business Week나 NewYork Times(올드미디어의 쇠락을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힘이 쎄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은 매체가 어떤 것이든 간에 핵심은 '메시지'인 셈이다.

PR 1.0과 PR 2.0의 차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출처: 2.0시대의 김호의 쿨 커뮤니케이션]


                아래 웹 2.0시대의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다섯가지 키워드를 보면 명확하게 구분된다.
                                      

                 [출처: 2.0시대의 김호의 쿨 커뮤니케이션]

PR 담당자들이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거듭나라~
그렇다면 과거 PR의 엘리트 코스라고 인정받던 언론 홍보 담당자들의 비전은 무엇인가. 보도 자료 잘 만들고, 기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잘 해서 기사가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언제까지 먹힐 수 있을까. 요즘 기자들이 쓰려고 하는 뉴스는 웬만하면 이미 인터넷에 다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개인미디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 이제 기자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뉴스거리를 던져주는 방식의 홍보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홍보 담당자는 소비자간의 대화를 촉발시켜 커뮤니티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잘 쓰여진 완벽한 보도자료가 아닌 블로그와 같은 웹2.0 툴을 통해 진실한 말과 상대방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의지와 풍부한 정보를 가진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혼잣말을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에 개입하고 이슈를 제공하면 될 일이다. 진정한 '쌍방향 대화'를 해야 한다. 좋은 뉴스건 나쁜 뉴스건 솔직하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배우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에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블로그를 통해 얻게되는 몇가지
그렇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우선 소셜 미디어의 대표적인 툴인 블로그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블로깅을 하기에 PR 담당자들은 너무 바쁘다. 그러나 술 먹는 시간, TV보는 시간만 좀 줄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블로그를 통해 소셜 미디어와의 대화 방식을 본능적으로 익혀야 한다. 보는 것과 직접 부딪히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PR 담당자들이 블로그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블로그를 하게 되면 포스팅을 하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PR은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빠르다. PR 전략 뿐만 아니라 미디어 환경,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 항상 귀를 열어두고 공부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기 계발인 셈.
  • 매사에 '왜 그럴까'하고 의심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블로그 트랙백을 통해 편향된 시각이 아닌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지금은 다양성을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회사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의 다양한 메시지 앵글을 잡는 훈련할 수 있다.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와 소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는 확실히 다르다. 뉴스 1.0과 달리 뉴스 2.0은 개인 체험에 기반하고 있고 fact가 아닌 story가 중심이다. Story가 있는 뉴스는 힘이 쎄다.
  • 온라인 상에서 대화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블로그는 글을 쓰는 행위가 40%이고 대화가 60%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더 발전할 수 있다.
  •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도 수상 소감을 블로그에 올리고, 이력서 제출할 때에 블로그를 표기하는 것이 대세다. PR 1.0을 거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PR 2.0을 거부하지 말라는 것 뿐이다. 2009년은 많은 PR &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변화를 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PR 2.0과 관련한 나의 지식은 매우 일천하여 아래 전문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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