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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업들은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하지 못하는가?

by 미돌11 200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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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에 왜 기업들은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블로그 운영에 뛰어든 회사를 만나보기란 쉽지 않다. 기업 블로그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업들은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꾸준히 운영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최근 안철수 연구소의 백신 엔진 문제점에 대한 사과 대응농심 불매 운동 등의 사례를 볼 때 기업이 위기 상황에 처할때마다 블로그가 있는 것이 좋은지에 관한 매우 상반된 결과를 보게 된다. 여기에 기업들이 왜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해야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기업 없다
제 아무리 일류기업에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이라고 해도 약점은 있기 마련이다.
코카콜라는 제조 성분에 대한 루머에 시달리고, 스타벅스는 커피 노동자의 노동 착취로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존슨&존스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굴레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기업의 노력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한 뒤 이를 만회하려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안철수 연구소가 백신 엔진의 문제를 인정하고 CEO의 직접 사과문 게시하고 24시간 내에 재빨리 대책안을 내놓아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것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관련 포스트] Dear CEO: 안철수 연구소 위기 초기 대응에 대하여

긁어 부스럼 낼 필요 있나?
온라인에서 오고가는 얘기에 일일이 대꾸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생각이다. 한 차례 태풍이 지나가면 그만이고 며칠이면 이슈는 사그라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만 알고 넘어갈 일을 굳이 나서서 인정하여 공론화시켜버리면 전 국민이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 부스럼을 그냥 두다가 곪거나 더 심각해 지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정보는 온라인에서 세포 분열을 일으켜 일파만파 퍼질 수 있다. 침묵은 또 다른 긍정이므로 최악의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그것보다는 재빨리 대응하여 정확히 사실을 알리고 인정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때 사안의 심각함을 보고 수위를 잘 판단해야한다.

'쓴소리'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다
지금까지 기업은 언론과의 암묵적인 거래에 의거해 모든 메시지를 통제하고 삭제하기에 바빴다. 그들에 대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들리면 끝까지 해명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로잡아왔다. 이런 기업들이 그들에 대해서 비방하는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여과없이 듣고 피드백해야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그야말로 고고한 홍보에서 '흙탕물에 발을 담그는' 홍보를 해야하는 것이다. 우선,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고 피드백하려는 자세를 갖고 내공을 쌓아야 하며, 쓴소리에 대항 할 바이러스를 배양해야 한다. 단, 온라인에서는 쓴소리도 관심의 하나이므로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며, 모든 이슈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자면 피곤해지므로 적절히 판단하여 대응해야 한다. 

CEO들은 온라인을 보지 않고 올드 미디어만 본다
CEO들은 아직도 뉴스를 온라인이 아닌 조중동을 본다. 그들은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를 사용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 안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고가는지를 감도 잡지 못한다. 블로그를 통해 CEO가 직접 글을 쓰는 것은 미국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한국의 문화에서는 간단한 스피치도 홍보팀에서 써 주는 마당에 스스로 이런 글을 쓸 생각도 시간도 없다. 경영자들이 소셜 미디어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기업은 절대 온라인 고객과 소통할 수 없다. 이는 기업 문화와 맞닿아 있다.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기업은 블로그를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온라인은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신문과 같은 기성 언론에 불리 기사가 뜨면 이를 조치할 프로세스도 뚜렷하고 대상도 뚜렷하다. 그간 공들여 놓은 관계가 있으므로 불리 기사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위기 상황에서는 적어도 회사명을 제목에서 빼거나 편집 위치 조정 같은 조치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온라인은 방법이 없다. 포털은 언론이 아니라면 책임을 회피하고 뉴스 편집팀은 기업과 접촉조차하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메인 편집권을 독점하며 조정 자체를 거부한다. 광고로도 돈으로도 움직이지 않는 포털 때문에 방법이 없다. 방법은 게시자가 직접 원천 소스를 삭제하는 것 뿐인데 범람하는 뉴스 매체(무려 923개의 매체가 있다고 한다)와 수많은 블로거들을 모두 관리한다는 것은 한정한 자원으로는 불가능하다.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신뢰를 얻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시도하려면 블로고스피어를 모니터링하고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데에는 많은 자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그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꾸준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접 뛰어들기에는 전문 인력이나 노하우가 부족하고 대행사를 통해 운영한다고 해도 한 달에 수 천만원은 들어간다. 가만히 눈 감고 귀 막으면 한 푼도 안 들일 일에 이만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기업이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 대응하려면 기존 Media 1.0의 관리 방식으로는 Media 2.0을 상대할수 없다는 얘기다. 경영층에서부터 가슴을 열고 대화에 나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블로그를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고객들과 보다 폭 넓은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인식하고 뛰어들어야한다. 소셜 미디어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뢰를 얻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기업의 판단은 보랏빛 소가 될 것인가, 갈색 소 무리로 남을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판단은 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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