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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6일 뉴스위크의 기사 하나(Bloggers 'must reveal ties behind endorsements')가 블로고스피어를 시끌하게 하고 있다. 미국 연방 거래위원회(FTC·Federal Trade Commission)는 30년 가까이 유지된 광고주와 상품 리뷰에 관한 규칙을 페이스 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사이트의 영향력이 증가됨에 따라 12월 1일부터 발표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나온 기사가 드디어 현실화 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도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http://womma.org/ethics/)
이는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소비자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여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이런 이슈가 블로고스피어의 자정노력으로 해결할 도리는 없는 것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제 메인 스트림으로 들어선 소셜 미디어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폭넓은 진실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블로거들 중에는 제품을 제공받은 것을 밝히거나 제공받더라도 양심껏 자신의 의견을(부정적인 것이라도) 소신껏 밝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인지상정이란 말이 있듯이 공짜로(혹은 혜택으로) 제공받은 제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아무래도 긍정적인 뉘앙스를 띄기 마련이고, 불만은 완화되며, 자체적인 게이트키핑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제다.
기업들도 사실 특정한 제약이나 메시지 컨트롤을 하지 않고도 블로그 마케팅이 효과를 보는 것은 이런 심정적인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블로그마케팅으로 작성된 포스팅에는 "~에 참가합니다"는 전제를 자주 찾아볼수 있을만큼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햅틱 사건으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잘못하면 기업이미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필터링하여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잘못된 정보'이다. 문제가 있는 것을 감추거나 좋다고 오도하여 그 블로그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기업들도 블로거들이 잘못된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면 오히려 블로거들에게 지적하여 수정조치하는 것이 맞겠다. 이것은 개인 양심의 문제이지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블로거들 모두가 마치 상업적인 대상으로만 치부하는 듯하여 기분이 찜찜하다. 실제로 떡밥에 관심이 있어 한 살림 장만하려는 블로거도 있겠지만, 내가 만나본 바로는 대체로 개인적 관심이나 블로그에 대한 애정으로 똘돌 뭉친 순수한 열정가들이 더 많다.
기자들은 제품을 제공받고 기사를 쓰지 않는가? 그러고 기사에 밝히지도 않는 것이 태반이다. 그런데 왜 유독 블로거에게만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누구나 닌텐도와 휴대폰과 최신 TV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가지 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래 기사에서 말하듯이 파워블로거로 인정받아 제품을 매일 택배로 제공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자와 같은 직업인에 못지 않게 부단한 노력과 밤잠을 설쳐가며 기획하고 앵글을 고민한다.
금액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품을 제공받았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공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미디어들의 이런 보도행태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 나는 줘도 리뷰는 할 엄두가 안난다.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은 물론이고 정보 수집력, 콘텐츠 기획력, 사진 촬영(DSLR 하나쯤은 필수) 기술과 콘텐츠 배포 전략, SEO에 대한 지식까지. 일반인들도 왠만한 노력으로는 단기간에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는 것조차도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보통 파워블로거들이 3년에서 5년간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자신의 브랜딩을 위해 힘을 쏟아온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좋아서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적 현실에서 직장과 블로그를 병행해야하지 않고서는 1년이상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인 한계도 문제다. 아무리 유명한 블로거라 할지라도 전업 블로거는 손에 꼽을 정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판결로 자칫 열정을 가진 블로거들의 활동에 제약이 가해질까 두렵다. 한편으로 기업들도 블로거들을 단순한 광고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인식하고 대화와 만남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해나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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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omma.org/ethics/)
이는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소비자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여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이런 이슈가 블로고스피어의 자정노력으로 해결할 도리는 없는 것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제 메인 스트림으로 들어선 소셜 미디어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폭넓은 진실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 블로거들이 제품 리뷰를 쓸 때 기업의 전략적 홍보물인지, 또 직접적인 대가 지불과 리뷰로부터 얻는 혜택이나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명기
- 법적인 강제력은 없지만 이를 어길 경우 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제재들을 가한다는 방침
- 제공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리뷰가 끝난 뒤 반드시 돌려줘야 함.
- 블로거에게 최고 1만 1천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 이번 규정은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경고를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블로거들 중에는 제품을 제공받은 것을 밝히거나 제공받더라도 양심껏 자신의 의견을(부정적인 것이라도) 소신껏 밝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인지상정이란 말이 있듯이 공짜로(혹은 혜택으로) 제공받은 제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아무래도 긍정적인 뉘앙스를 띄기 마련이고, 불만은 완화되며, 자체적인 게이트키핑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제다.
기업들도 사실 특정한 제약이나 메시지 컨트롤을 하지 않고도 블로그 마케팅이 효과를 보는 것은 이런 심정적인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블로그마케팅으로 작성된 포스팅에는 "~에 참가합니다"는 전제를 자주 찾아볼수 있을만큼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햅틱 사건으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잘못하면 기업이미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필터링하여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잘못된 정보'이다. 문제가 있는 것을 감추거나 좋다고 오도하여 그 블로그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기업들도 블로거들이 잘못된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면 오히려 블로거들에게 지적하여 수정조치하는 것이 맞겠다. 이것은 개인 양심의 문제이지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블로거들 모두가 마치 상업적인 대상으로만 치부하는 듯하여 기분이 찜찜하다. 실제로 떡밥에 관심이 있어 한 살림 장만하려는 블로거도 있겠지만, 내가 만나본 바로는 대체로 개인적 관심이나 블로그에 대한 애정으로 똘돌 뭉친 순수한 열정가들이 더 많다.
기자들은 제품을 제공받고 기사를 쓰지 않는가? 그러고 기사에 밝히지도 않는 것이 태반이다. 그런데 왜 유독 블로거에게만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누구나 닌텐도와 휴대폰과 최신 TV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가지 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래 기사에서 말하듯이 파워블로거로 인정받아 제품을 매일 택배로 제공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자와 같은 직업인에 못지 않게 부단한 노력과 밤잠을 설쳐가며 기획하고 앵글을 고민한다.
금액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품을 제공받았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공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미디어들의 이런 보도행태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 나는 줘도 리뷰는 할 엄두가 안난다.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은 물론이고 정보 수집력, 콘텐츠 기획력, 사진 촬영(DSLR 하나쯤은 필수) 기술과 콘텐츠 배포 전략, SEO에 대한 지식까지. 일반인들도 왠만한 노력으로는 단기간에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는 것조차도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보통 파워블로거들이 3년에서 5년간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자신의 브랜딩을 위해 힘을 쏟아온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좋아서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적 현실에서 직장과 블로그를 병행해야하지 않고서는 1년이상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인 한계도 문제다. 아무리 유명한 블로거라 할지라도 전업 블로거는 손에 꼽을 정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판결로 자칫 열정을 가진 블로거들의 활동에 제약이 가해질까 두렵다. 한편으로 기업들도 블로거들을 단순한 광고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인식하고 대화와 만남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해나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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