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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대학 강연 첫 경험기

by 미돌11 2007.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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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내가 대학 강단에 서 보리라고 예전에 감히 상상이나 해 보았을까.
내가 한 달쯤 전에 온라인 PR이라는 주제로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부 4학년 수업에 40분 정도
기업의 사례를 소개해달라고 부탁받았을때는 '택도 없는 소리'라며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설득 작전에 말려 - 아 역시 나는 마음이 약해서 고생이란 말이야 - 맡기로 결정하고부터
고민의 나날들이 지속되었다.

중학생 과외도 아니고 대학 4학년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니 ㅠㅠ
회사에서 틈틈이 자료를 준비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자료와의 씨름이 계속 되었다.
우여곡절끝에 대략 자료는 정리되었는데 이제 강의 스킬이 문제.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무슨 농담을 해야 지루하지 않은지까지 고민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에서 안산 한양대 캠퍼스까지 장장 1시간 반이나 걸리더군.
지하철 안에서 프린트한 자료를 보고 또 보면서 무슨 말로 오프닝을 할까,
내 소개는 어떻게 할까 머리가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10분 지각하여 교수님이 땜방을 하고 있던 찰나였다.
자료를 다운받고 시작하니 15분이 경과 ㅠㅠ
막상 얘기를 시작하과 보니 나는 옆으로 새는 소리를 잘 하는 강사였다.
자료에 있지도 않은 평소 내 생각이나 의견을 막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넘어가있다.
교수님이 나한테 요구한 시간은 40분인데 1시간을 꽉꽉 채워서야 끝낼 수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 질문을 간단히 받기로 했는데,
젊은 나이에 어떻게 대기업에서 차장이라는 높은(?) 지위에 올랐느냐는 둥,
LG는 왜 그렇게 자주 기업 슬로건이 바뀌느냐는 둥,
기업이미지 광고는 왜 안하느냐...둥...이상한 질문만 한다...쩝..

대체로 새롭고 신선한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는 반장의 말을 그대로 믿고 돌아왔다. ^^

한미정 교수님은 여의도에서 초,중,고 내내 수석을 달리다 서울대 입학, 미국 유학을 거친 특급 엘리트셨다.
오동통하고 작달막한 외모에 낭랑한 목소리와 수다에 기반한 거침없는 언변에 입을 헤~ 벌리고
잼나는 얘기를 들으며 점심으로 스파게티도 맛나게 얻어먹고 돌아왔다.
내년 안식년을 준비하면서 일본에 가 지내다 올거라면서 곧 있을 일본어 능력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이 마냥 아이 같았다.
책을 늘 가까이 두고 집안 곳곳에 5~6권을 두고 난독을 할 정도로 짜투리 시간도 버리지 않고
활용할 만큼 바쁘게 살지만 제자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살뜰한 분이셨다.

첫 경험이었지만 역시 강의는 내 자신의 알몸째 드러내보이는 부끄러운 시간이었고,
나도 좀 더 공부하고, 더 치열해져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두둑한 강의료는 2주 후에나 입금된다고 하니 무슨 맛난 걸 사먹을지 고민을 해놓아야겠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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