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에 왜 기업들은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블로그 운영에 뛰어든 회사를 만나보기란 쉽지 않다. 기업 블로그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업들은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운영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왜 기업은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최근 안철수 연구소의 백신 엔진 문제점에 대한 사과 대응과 농심 불매 운동 등의 사례를 볼 때 기업이 위기 상황에 처할때마다 블로그가 있는 것이 좋은지에 관한 매우 상반된 결과를 보게 된다. 여기에 기업들이 왜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해야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기업 없다
제 아무리 일류기업에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이라고 해도 약점은 있기 마련이다.
코카콜라는 제조 성분에 대한 루머에 시달리고, 스타벅스는 커피 노동자의 노동 착취로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존슨&존스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굴레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기업의 노력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한 뒤 이를 만회하려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안철수 연구소가 백신 엔진의 문제를 인정하고 CEO의 직접 사과문 게시하고 24시간 내에 재빨리 대책안을 내놓아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것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관련 포스트] Dear CEO: 안철수 연구소 위기 초기 대응에 대하여
긁어 부스럼 낼 필요 있나?
온라인에서 오고가는 얘기에 일일이 대꾸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생각이다. 한 차례 태풍이 지나가면 그만이고 며칠이면 이슈는 사그라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만 알고 넘어갈 일을 굳이 나서서 인정하여 공론화시켜버리면 전 국민이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 부스럼을 그냥 두다가 곪거나 더 심각해 지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정보는 온라인에서 세포 분열을 일으켜 일파만파 퍼질 수 있다. 침묵은 또 다른 긍정이므로 최악의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그것보다는 재빨리 대응하여 정확히 사실을 알리고 인정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때 사안의 심각함을 보고 수위를 잘 판단해야한다.
'쓴소리'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다
지금까지 기업은 언론과의 암묵적인 거래에 의거해 모든 메시지를 통제하고 삭제하기에 바빴다. 그들에 대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들리면 끝까지 해명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로잡아왔다. 이런 기업들이 그들에 대해서 비방하는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여과없이 듣고 피드백해야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그야말로 고고한 홍보에서 '흙탕물에 발을 담그는' 홍보를 해야하는 것이다. 우선,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고 피드백하려는 자세를 갖고 내공을 쌓아야 하며, 쓴소리에 대항 할 바이러스를 배양해야 한다. 단, 온라인에서는 쓴소리도 관심의 하나이므로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며, 모든 이슈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자면 피곤해지므로 적절히 판단하여 대응해야 한다.
CEO들은 온라인을 보지 않고 올드 미디어만 본다
CEO들은 아직도 뉴스를 온라인이 아닌 조중동을 본다. 그들은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를 사용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 안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고가는지를 감도 잡지 못한다. 블로그를 통해 CEO가 직접 글을 쓰는 것은 미국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한국의 문화에서는 간단한 스피치도 홍보팀에서 써 주는 마당에 스스로 이런 글을 쓸 생각도 시간도 없다. 경영자들이 소셜 미디어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기업은 절대 온라인 고객과 소통할 수 없다. 이는 기업 문화와 맞닿아 있다.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기업은 블로그를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온라인은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신문과 같은 기성 언론에 불리 기사가 뜨면 이를 조치할 프로세스도 뚜렷하고 대상도 뚜렷하다. 그간 공들여 놓은 관계가 있으므로 불리 기사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위기 상황에서는 적어도 회사명을 제목에서 빼거나 편집 우치 조정 같은 조치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온라인은 방법이 없다. 포털은 언론이 아니라면 책임을 회피하고 뉴스 편집팀은 기업과 접촉조차하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메인 편집권을 독점하며 조정 자체를 거부한다. 광고로도 돈으로도 움직이지 않는 포털 때문에 방법이 없다. 방법은 게시자가 직접 원천 소스를 삭제하는 것 뿐인데 범람하는 뉴스 매체(무려 923개의 매체가 있다고 한다)와 수많은 블로거들을 모두 관리한다는 것은 한정한 자원으로는 불가능하다.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신뢰를 얻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시도하려면 블로고스피어를 모니터링하고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데에는 많은 자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그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꾸준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접 뛰어들기에는 전문 인력이나 노하우가 부족하고 대행사를 통해 운영한다고 해도 한 달에 수 천만원은 들어간다. 가만히 눈 감고 귀 막으면 한 푼도 안 들일 일에 이만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기업이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 대응하려면 기존 Media 1.0의 관리 방식으로는 Media 2.0을 상대할수 없다는 얘기다. 경영층에서부터 가슴을 열고 대화에 나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블로그를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고객들과 보다 폭 넓은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인식하고 뛰어들어야한다. 소셜 미디어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뢰를 얻기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기업의 판단은 보랏빛 소가 될 것인가, 갈색 소 무리로 남을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판단은 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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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콘서트의 장수 코너 중 하나인 '대화가 필요해'는 2007년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코미디코너 상,
개그맨 김대희에게 최우수 코미디언상을 안겨준 인기 코너다. 개그 프로그램을 즐겨보지 않는
나도 가끔 보면서 아무리 가까운 가족 간이라고 해도 '대화'라는 것이 참 쉽지 않은 것이구나 느끼게 된다.
요즘 국민과의 소통이 잘 안되어 호된 댓가를 치르고 있는 이명박 정부. 그들은 과거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세대로 새로운 시대의 대화법을 정말 알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보편화될수록 블로그의 영향력은 증가
광대역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 견주어 보면,
광대역 인터넷이 보편화되면 될수록 블로고스피어의 독자층과 영향력도 계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블로고스피어가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지금, 기업은 블로고스피어 참여를 통해 지지자와 반대자를
파악하고, 블로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미 있는 대화에 참여하고, 영향력 행사자들이 서로 연계하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블로고스피어는 사회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일방적 메시지 전달에서 동등하고 직접적인 대화로 신뢰를 얻어야
기업은 메시지를 통제하고 청중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광고에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대화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개인 대 개인의 동등하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peer-to-peer communication)의 기반은 상호 관심사와 공통된 경험이다. 이는 지난 50년 간
인구 통계학적 세분화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해왔던 기업들의 사고방식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지만 기업들이 블로고스피어에 투명하게 참여하게 되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하며, 통제에서 신뢰로, 메시지 전달에서 대화로 이행하는 이러한 진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단기적인 광고나 마케팅의 툴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PR 영역에 더 적합한지도
모른다. 효과적인 PR은 궁극적으로 끊임없이 신뢰를 얻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이미 진행 중, 어떻게 해야 하나?
블로고스피어에서는 대부분 동등한 개인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더 넓은 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하는 개인들과 기업들이 모두 이같은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이러한 '날 것'상태인 대화에 익숙하지 않다.
기존의 방식대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기존 일반적인 대응 방법은 충분치 않다.
기업들이 개인들과 1:1 대화에 나서야 하고 24시간 방어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들과 공감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 반응을 잘 예측하고, 외부 여론에 대한 기업의 관점을
신속히 확립하고, 부정적인 여론에 적절히 대처하여 기업의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몇 년이 지나서야 블로그의 영향을 체감하게 될 지도 모르지만,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블로그는 지금 그 변화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기업은 어떤 방법으로 'Peer-to-Peer 커뮤니케이션'에 참가할 수 있을까?
- 찾아내라(Find): 가장 영향력 있는 지지자와 반대자를 파악하라.
- 경청하라(Listen): 전 세계적으로 또 지역적으로 깊은 통찰력을 주는 대화를 발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라. - 참여하라(Engage): 개인적인 차원에서(이메일 대화 등) 또 귀사의 블로그를 통해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블로거와 관계를 구축하라. - 지원하라(Empower): 기업의 핵심 영향력 행사자가 지향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라.
--> 출처: 에델만에서 추천하는 블로그 스피어 참여방법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그러나 기업이 개인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블로고스피어에 참여하여 그들과 한몸이 되어 그들을
지원하는 일은 매우 신중하고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용어 설명]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는 커뮤니티나 소셜 네트워크 역할을 하는 모든 블로그들의 집합이다.
수많은 블로그는 매우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블로거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읽거나, 링크하거나, 참고해서 자신의 글을 쓰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연결된 블로그가 블로그 문화를 성장시키는 근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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