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나 트위터를 필두로 한 웹2.0시대의 도래로 이제 개인이건 기업이건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여러가지 여건이 잘 갖춰진 것 같다. 웹 2.0의 시대와 함께 소비자들이 미디어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면, 기업도 역시 누구나 미디어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PR Talk에서 기업블로그 사례 발표를 마치고>에서도 소개했듯이 미국 CBS뉴스의 전(前)사장이었던 앤드류 헤이워드(Andrew Hayward)는 '오늘날의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다(Every company today is a media company)’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게 정말로 현실적으로 가능하기나 한 화두일까? 잠시 생각해보자.
기업블로그는 주관적, 감성적 미디어
블로그는 속성상 사적인 정보나 뒷이야기 같은 것을 많이 다룬다. 그러다보면 마치 온라인 찌라시 신문 같은 느낌이 들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감성 뉴스도 전하되 그 기업만이 다룰 수 있는 특종 즉 객관적 뉴스에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 소식이나 광고 등 회사 관련 정보를 블로그에서도 즉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 블로그가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공감을 유발하는 감성 뉴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객관적 뉴스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업 블로그를 통해 고객은 기업에 대한 신뢰(reliability),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엿볼수 있는 진정성(authenticity), 기업 문화와 가치를 보다 확대하고 견고히 할수 있는 협업(collaboration), 자발적인 고객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그리고 이 모든 가치와 함께 풍부해지는 맥락(Context)을 얻을 수 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콘텐츠 하나하나가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고 묶일수 있게 하는 맥락(context)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단순한 스토리를 스토리텔링으로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기업이 갖고 있는 브랜드 철학이나 기업 가치 등이 간접적으로 녹아있어야 한다. 그냥 재밌기만 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스토리를 통해 기업과 고객간의 관계가 형성되고,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은 미디어 컴퍼니가 될 수 없는가?
블로그는 기업과 고객 간 직접 소통을 위한 대화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어떤 게이트키핑도 없이, 오해나 곡해없이 우리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다. 기업의 홍보팀에서 보통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를 A4 1장 ~ 2장으로 써줘도 신문에서는 1단, 2단정도로 기사화된다. 보통 보도자료 외에 기획기사의 경우 기자의 구미에 맞아야 하고 편집부의 간택을 거쳐 실제 지면에 반영되기까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달 이상 걸린다. 그러다보면 시점을 놓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 블로그는 그런 일이 없다. 기업 블로그는 지면이나 시점의 제약없이 fact 정보 외에도 숨은 뒷 이야기와 같은 수다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글을 쓰는 노력만 더한다면 크게 돈이 드는 일도 아니다.
공감을 주는 히트 컨텐츠를 찾아야
요즘 미디어를 보면 그야말로 리얼 야생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뉴스와 같이 정보보다는 패러디, 뒷이야기, 또래 문화, 연예 이슈 등에 더 관심이 높다. TV나 신문 뉴스보다는 연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인 시대다. 기업블로그도 콘텐츠별 분석을 분석해보면, 캐주얼하고 솔직한 뒷담화나 패러, 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차별화된 스토리, 인간미를 드러내는 글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히트 컨텐츠의 비결은 '공감'이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 솔직한 뒷담화, 패러디, 그들만의 차별화된 스토리, 인간미 넘치는 그런 가장 인간적인 기업으로 이미지 메이킹해야한다는 말이다.
기업 경영에 직접 기여하는 블로그
고객과의 대화가 단순히 대화에 그쳐서는 안된다. 어떤 식으로는 기업에게도 득이 되어야 지속할 수 있다. 최근에는 블로거가 기업에 이슈를 제보하고 기업 블로그가 내부에 피드백하여 경영 성과에 기여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전 LG전자의 중국 짝퉁 휴대폰 적발 사건은 더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바 있지만, 블로그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 기여 금액, 매체를 통한 홍보 효과 외에도 관련 업무에 대한 인지도 제고 등 많은 실익을 얻었다.
→ [이슈분석] 중(中) '짝퉁폰' 수출 급증… 휴대전화 업체들 '비상' (조선일보 2009.11.10)
→ LG전자 “짝퉁 휴대폰 꼼짝마” (전자신문 2009.11.23)
이렇게 되면, 기업 블로그는 자연히 그 회사에 대해 다루는 모든 저널리스트의 필독 리스트가 될 것이고, 우리의 콘텐츠를 읽고 싶어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더 블로그의 포스팅 중 수많은 스토리가 신문 기사로 재소비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기업 블로그만이 할수 있는 특종들
기업 블로그는 전통 미디어보다 먼저 소식을 전할 수 있고, 전통 미디어에서 다루지 못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전한다. 뉴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견되는 대목이다.
때로는 기업 블로그가 뉴스보다 더 먼저 특종을 터트릴 수 도 있고, 블로그는 신문보다 더 친절하고 더 깊이있고 더 신속할 수 있다. 기성 미디어가 기업 블로그의 심층 정보를 그대로 받아 뉴스로 게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신문기사에서 기술이나 시사 등의 어려운 용어에 대한 설명없이 전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블로그에서는 사내의 전문가들이 쉽게 충분하게 설명해준다. 이를 오히려 신문기 사로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도 많다. '미디어가 읽어 싶어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게 된다면 기자들은 더이상 소재를 찾아 제3의 취재원을 찾아헤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온라인 대화에 관여할때와 관망할때
고객은 기업에게 완벽한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부족하더라도 진실되고 활발한 토의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를 원한다.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 곧 그 기업의 의미이자 존재 이유일 것이다. 기업의 위기나 이슈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니터링이다. 우선 귀를 열어놓고 꾸준히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위기가 막상 닥쳐서 시작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미리미리 대화 상대를 파악하고 신뢰의 기반을 다져놔야 한다. 평소에 필자가 직접 성심성의껏 댓글을 통해 대화함으로써 친근함이나 신뢰를 구축해놓아야 한다.
매일 경제신문의 <온라인 여론을 관리하라> 라는 기사를 보면 노키아가 공식 블로그(conversations.nokia.com)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소비자와 노키아 제품을 구매하고 느낀 불만이나 제품 환불에 대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게재하도록 하는 등 대화를 위한 노력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더해질때 기업 블로그도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소셜 미디어 상에서 LG전자에 대해 언급하는 수많은 잘못된 정보나 악성 뉴스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기업 블로그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마당'에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확산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기업이 '남들이 생산하는 뉴스'를 콘트롤하기보다는 '우리만의 뉴스'를 스스로 담아내 신뢰를 얻는 미디어 컴퍼니가 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시대의 솔루션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2009/10/29 - [PR 2.0] - 한국 기업의 소셜 미디어 이슈 대응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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