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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당신의 삶을 위한 위안 - 철학산책⑤

by 미돌11 200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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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삶이든 모두 버겁다. 그리고 그들 중 아주 일부만이 완성된 삶을 이뤄내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고통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너무나 인간적인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젊어서부터 건강도 좋지 않고 정신병으로 쉿 다섯에 죽을때까지 고독과 무명, 가난, 그리고 결혼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불행했지만 인간의 천재성을 믿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 시련을 극복하는 자에게만 인생의 성취를 이룰 수 있으니 난관을 참고 견디라고 충고한다.

누구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신입 사원이 회사에서 처음 맡은 일을 훌륭하게 수행해내기 어렵고, 예술가가 첫 작품에서 위대한 예술품을 창작해낼 수 없고, 첫 연애에서 아주 훌륭한 연인이 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매우 부족한 인간이라는 존재인 것을 인정하고 부단한 노력과 치사한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이미지 출처: http://mastersofmedia.hum.uva.nl/2007/10/15/nietzsches-aphorism-as-a-new-web-tool/

키에르케고르[각주:1]의 말처럼 절망은 절대로 허용되서는 안되며,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곤경은 성취를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니체의 말은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제인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철학의 위안)'이라는 제목이 훨씬 더 적합해 보인다.

인생이란 고통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또 인생을 즐기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우리는 더욱더 그것의 노예가 된다는 것을 잘 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삶의 아름다운 면을 얻기를 포기하고 금욕을 실천해야 한다. P.278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면 무엇이든 아픔을 참고 감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삶은 이 세상의 조화처럼 달콤하고 거칠고 예리하고 무던하게 부드럽고 떠들썩한, 다양한 음색뿐만 아니라 서로 조화하지 않는 것으로 구성된다. 음악가는 모든 음색을 활용하여 조화를 일궈낼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역시 삶을 구성하는 선과 악을 가지고 요리할 수 있어야 한다. P.297

'방화시설이 잘된 자그마한 방안에 틀어박혀' 조용하게 살면서 고통을 피하는 것은 어리석고 허튼 충고로이다. 완성이란 고통을 피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고, 고통의 역할을 "선한 무엇인가를 이루는 과정에 겪는 자연스럽고 또 피할 수 없는 단계"로 인정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었다. P.333

철학은 결국 인간 잠재력에 대한 극단적인 믿음과 극단적인 고통의 묘한 혼합으로 귀착되었다. P.343

천재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말라. 타고난 천재라고! 모든 분야에서 그다지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으면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얼마든지 나열할 수 있다. 그들은 부족한 자질을 일궈가면서 스스로 위대함을 획득하여 천재가 되었다. P.357

우리로 하여금 행복하다고 느끼게 한다고 해서 모두가 유익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P.386

이제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쇼펜하우어, 니체에 이르는 알랭 드 보통의 삶의 철학 산책을 마치기로 한다.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우어가 다룬 5장은 skip!) 이번 철학 산책으로 나 또한 인생에 대해 좀 더 깊이 성찰하게 되었고 좀 더 사고가 자라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런 책들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쉽지만 우리나라의 입시 중심의 현실을 본다면 불가능한 것 같아 아쉽다.
인문학이란 정말 우리에게 행복과 건강을 가져다주는 아주 유익한 학문이라는 것이 이번 산책을 통해 얻은 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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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8년 8월 25일 개정판 1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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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에르케고르에 의하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절망이며, 절망은 곧 자기 상실이다. 그것은 자기를 있게 한 신과의 관계를 상실하는 것으로, 절망은 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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