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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인간 불안의 상관 관계

by 미돌11 2008.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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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면서도 나는 아직 '왜 블로그를 계속하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를 7년째 운영하면서도 한번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블로그는 좀 다르다. 내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나니 무척 신중해지고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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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젊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내가 친구에게서 추천받은 이후로 꾸준히 읽어 왔는데 이번에 신간 '불안'이 나왔기에 관심있게 보았다. 여러 언어에도 능통하고 박식하기 이를 데 없는 알랭 드 보통의 우아하고 독창적인 글쓰기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뜻밖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가 23살에 쓴 첫 소설 사랑에 대한 철학적 모험 - 로맨스는 아직도 내가 지인들에게 추천하거나 사주고 있을 정도다.

불안은 알랭 드 보통이 지난 2000년의 철학과 문학, 예술의 흐름을 꿰뚫으며 경제적 능력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간의 불안을 탐구한 책이다. 이 책은 불안을 '사회에서 제시한 성공의 이상에 부응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으며, 그 결과 존엄을 잃고 존중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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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삶의 조건이다.
삶은 하나의 욕망을 또 다른 욕망으로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다.



'돈과 권력이 우리가 원하는 사랑과 인정을 보장해주는가', '많은 부를 소유한 것은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던 성취의 모든 것인가 아니면 그 대체물일 뿐인가', '현대 소비 사회는 돈과 권력의 추구를 어떻게 부추기고 있는가', '발전된 기술과 편리한 기기들은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하는가', 혹은 ,'우리의 불안을 사육하는가'를 묻는다.

그는 이 책에서 이를 극복하는 다섯 가지 해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종교', '보헤미아'를 제기하고 이들을 이해하고 효능을 누릴 줄 안다면 불안을 치유하거나, 최소한 완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블로그와 불안의 연관 관계를 파헤친다
우리는 블로그를 하면서도 끊임 없이 불안해 한다. 나의 글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우습게 보지 않을까, 댓글은 왜 하나도 없는 걸까, 구독자수는 왜 좀처럼 늘지 않는 걸까...내 블로그의 가치는 어느 정도이며 영향력은 어느정도인가 등등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왜 그런것일까...이 책에는 이에 대한 인간 본성의 근원적인 해답이 있다. 재미삼아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법을 매칭시켜보았다.

증상: 내 블로그 방문자가 적어지면 혼자 소외된 기분이 든다.
사회에서 밀려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완전히 무시를 당하는 것 - 이런 일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 보다 더 잔인한 벌은 생각해낼 수 없을 것이다. 방 안에 들어가도 아무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을 해도 대꾸도 안 하고, 무슨 짓을 해도 신경도 쓰지 않고, 만나는 모든 사람이 죽은 사람 취급을 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물건을 상대하듯 한다면, 오래지않아 울화와 무력한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쪽이 낫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 윌리엄 제임스 <심리학의 원리, 보스턴, 1890> - P. 20

증상: 나와 코드가 맞고 영향력이 비슷한 블로그와만 교류한다.
속물 근성이라는 말은 영국에서 182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이 말은 처음에는 높은 지위를 갖지 못한 사람을 가리켰으나, 곧 근대적인 의미, 거의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상대방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된 것이다. (...)
그 이후 노골적으로 사회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편견을 드러내는 모든 사람, 즉 어떤 한 종류의 사람이나 음악이나 와인이 다른 것보다 분명하게 낫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을 속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이해하자면, 속물이란 하나의 가치 척도를 지나치게 떠벌이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 p.28~29

증상: 나와 가까운 사람의 블로그가 뜨면 질투가 난다.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수많은 불평등을 고려할 때 질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리가 모두를 질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축복을 누리며 살아도 전혀 마음이 쓰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보다 약간 더 나을뿐인데도 끔찍한 괴로움에 시달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우리의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만 선망한다는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 p.58

증상: 블로그를 하면서 마음이 항상 불안하다
요구를 버리는 것은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마음 편한 일이다.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마음이 묘하게 편해진다. 젊거나 늘씬해지려고 애쓰기를 포기하는 날은 얼마나 즐거운가. - p.72

증상: 고고하게 블로그를 하고 싶다면?
쇼펜하우어는 "이 세상에서는 외로움이냐 천박함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는 곧이어 모든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날 일이 줄어들수록 더 낫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p.167

증상: 부정적인 댓글에 대처하는 방법
염세주의 철학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려면 우리 지위를 단속하려는 미숙한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사실 우리 지위를 단속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론적으로 우리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모든 사람과 결투를 하고, 그들의 목숨을 빼앗아야하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논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가치를 느껴야 하는데, 사실 이때 느끼는 만족감이 근거가 더 탄탄하다. - P.168

인간은 누구나 보다 유명해지고, 중요해지고, 부유해지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이는 우리 인생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나면 당신은 분명히 마음이 편해질수 있을 것이며 또한 마음 편히 블로깅을 하게 될 것이다.
불안 상세보기
알랭 드 보통 지음 | 이레 펴냄
영국의 젊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2004년 신작으로 지난 2천년간의 철학과 문학, 예술의 흐름을 꿰뚫으며 경제적 능력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간의 불안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늘 외부의 사랑을 사랑을 넣어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도 쉽게 연약해지는 인간의 '에고'가 지닌 불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알랭 드 보통의 글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_The Times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에게 블로그는 무엇입니까?]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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