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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문화적 제설작업이다

by 미돌11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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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블로그를 하는 목적은 다르다.
수 만 명의 사람들이 블로그를 한다면 그 이유도 수 만 가지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일상을 기록하고 어떤 사람은 금기시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 문화적 담론을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일과 관련된 전문적인 수준의 아티클을 아무 조건없이 내놓기도 한다.

그 중에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블로그가 가장 많지 않나 생각된다.
이들은 자신의 일상과 기분, 영화, 책, 요리, 취미 생활을 노출하기 위해 끝없이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린다.
또, 누군가의 블로그에도 의견을 개진하고 댓글을 달면서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행위를 한다.

특히나 이런 현상은 여성 블로거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우리는 썩 부가가치를 내는 일도 아닌 일에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을 소모하고 열광하는가.
자기 만족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온라인의 그 허무한 인간 관계를 위해서인가?
1차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발전과 만족을 위해서이겠지만 요즘은 이걸로도 부업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이 출현하고 있으니 좀 '꿩 먹고 알 먹고' 같다. (무지 부러운 수익모델 ^^)

하루키가 이런 걸두고 '쓰레기 치우기'에 비유한 것은 좀 심하긴 하지만(초기 하루키는 허무주의자니까 ^^;)
가끔씩 이렇게 쌓인 눈을 치우듯 글을 쓰고 나면 친구와 수다를 떤 것처럼 기분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낀다.
마치 빗자루로 눈을 깨끗이 쓸어내는 제설작업을 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블로그는 문화적 제설작업과 같다.

그것은 어느 여성지를 위해 하코다테의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한다는 기획이었다.
나와 카메라맨 둘이서 몇몇 가게를 돌며, 내가 기사를 쓰고, 카메라맨이 그 사진을 찍는다.
모두 5페이지. 여성지란 그런 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누군가 그런 기사를 써야 한다.
쓰레기 치우기나 눈 치우기와 다름없는 일이다. 누군가 해야 하는 것이다.
좋고 싫고와는 관계 없이. 나는 3년 반 동안, 이러한 식의 문화적 우수리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문화적 제설작업이란 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 중에서

댄스 댄스 댄스 1 상세보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등 '나'와 '쥐'의 청춘 기록인 '쥐3부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하루키는 '쥐3부작'을 통해 자신의 대학시절 학생운동과 깊이 관련된 문제 및 그 후 10년 간의 청년기의 방황을 총결산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양을 쫓는 모험》을 발표한 뒤 6년 뒤에 다시 쓴 '양'에 관한 장편소설로,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자본이
 
[링크]  '댄스 댄스 댄스'를 온라인으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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