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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2023 최고의 추천 영화 - 리빙 : 어떤 인생,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레벨문, 애프터선, 괴물

by 미돌11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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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말부터 2024년 1월 초까지 영화관과 넷플릭스로 본 좋은 영화를 몇개 추천해본다. 리빙 : 어떤 인생,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레벨문, 애프터선, 괴물 모두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이다. 

리빙 : 어떤 인생 LIVING 

<러브 액츄얼리>의 할아버지인 빌 나이 가 매일 기차로 런던으로 출퇴근하는 시청 공공사업과 공무원 윌리엄스가 위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게되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이야기.

같은 사무실의 젊은 여성 마거릿 이 (이직 후)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모습(회사에선 때론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만)이 제대로 된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윌리엄스는 그녀에게 자신이 시한부 인생임을 고백하게 된다. (나랑 닮은 캐릭터라 넘나 애정이 가더라 ^^)
동료들의 별명을 엉뚱하게 짓는 취미를 가진 그녀가 윌리엄스에게 붙인 별명인 ‘좀비가 말해주듯이 관료주의에 물든 그는 돈을 뽑아서 일탈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른다.

매일 서류더미를 헤치며 부서간에 민원을 핑퐁하며 무미건조하게 지내던 그가 삶의 끝자락에서 공원짓기 라는 마지막 과제에 몰입한다는 스토리.
한편 함께 살지만 결혼해 가깝고도 먼 아들과 며느리의 건조한 관계는 자식이라해도 결국 남보다 못할 때가 있고 그게 서운하더라도 아들의 인생은 또 따로 있음을 씁쓸하게 보여준다.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은 원작에다가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이키루(Living, 살다)‘를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각본을 썼다. (5세부터 영국 거주)
다소 우울한 일본 원작에 비해 각색한 영국 편은 캐롤 제작진과 빌 나이를 거치면서 한층 따뜻하고 포근하게 재탄생했다.

1950년대 영국 런던의 풍경과 사무실, 증기 기차 등 클래식한 분위기도 볼거리이며, 빌 나이는 탁월한 연기로 데뷔 47년 만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나도 인생에서 열심히 일해서 원하는 성취를 이뤄해낸 순간도 있었지.
이젠 그걸 넘어서 내 인생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된 영화.
내가 죽으면 장례식엔 누가오려나....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주려나...

예전에는 이런 류의 노년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 지루해보였는데 이젠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은듯해 좀 슬프다. 연말/연초 내 인생의 소중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며, 잔잔하지만 메시지에 힘이 있고 우아하고 멋진 영화로 추천한다. 

 
어떤 목표를 위해 애쓰는 건지 확실할 수 없다면 우리의 작은 공원이
완성된 순간에 느꼈던 보람을 떠올려 보길 바랍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매사에 시큰둥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엔딩 크레딧에 깔린 스코틀랜드 민요인 <로언 트리>가 처연해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들었다. 

  • 수상내역
    2023 43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영국남우주연상)
    2022 48회 LA 비평가 협회상(남우주연상)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Live the world behind 
선혈이 낭자한 것보다 뒷골이 서늘한 스릴러를 좋아하는 편이다.
줄리아 로버츠나 에단 호크가 등장해 로맨틱 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호화주택에서 휴가를 보내던 가족이 사이버 공격, 위성 파괴로 인한 고립을 겪는 이야기.


가장 공포스러운 장면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무한추돌장면..아아악😱😱😱😱
구성이 탄탄하다 했더니 원작 소설 ‘세상을 뒤로하고’(루만 알람)이 있었구나. 제작에 무려 버락 오바마 부부의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이라니!!!

레벨문 REBEL MOON 
잭 스나이더 감독에 배두나 출현이라 안보기 어려웠다. 사령관의 딸 코라와 여러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노블 제독에 맞서 은하계의 운명을 건 명예로운 전투에 나선다는 스토리. 스타워즈와 7인의 사무라이에서 영감을 받아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라 우주를 배경으로 한 시각효과도 화려해 볼거리는 최고라 할만하다. 

파트1,2 포함 2,142억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를 배급한 케이스. 갓을 쓴 배두나의 모습이 한국에 대한 몰이해(킹덤의 영향)가 느껴져 아쉽지만 우리 드나짱은 한순간도 멋지지 않는 순간이 없음 😍

다소 엉성한 세계관과 굼뜬 액션과 캐릭터도 약해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으나 헐리웃 액션에선 드문 여성 서사인 점이 마음에 든다.



애프터선 Aftersun
이동진 평론가가 평점 만점을 꼽아 보게된 영국 감독 샬롯 웰스의 장편 데뷔 영화.
‘22년 제75회 칸 영화제 프렌치 터치 심사위원상 수상작, 뉴욕타임즈, 버락 오바마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소피의 어린 시절 회상으로 시작하는 <애프터썬>은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상실과 애도를 바탕으로 한다.
데뷔작이라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스토리 구성과, 절제되었지만 깊이 있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부녀간의 애틋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를 준다.


괴물 

나는 '그렇게 이버지가 된다', ’걸어도 걸어도‘와 ’어느 가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본 빅팬이다. 
이번 신작의 제목인 괴물은 한국의 천만영화와 같은 제목이라 미안하다고..처음으로 각본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큰 상을 받았다. 이런 난감 ㅜ


1부는 미나토의 이상행동을 감지한 학부모 엄마의 시선으로
2부는 요리와의 사건을 풀어나가는 선생님(호리)의 시선으로
3부는 아들 미나토의 시선으로 사건을 치밀하게 미궁 속으로 몰아간다.

역시나 고레에다의 가족 영화들처럼 엔딩은 충격과 공포!!!
역시나 엄마는 아무리 자식을 사랑해도 아들의 마음을 다 알기 어렵다는 얘기가 백분 이해가 간다.

사소하게 쌓인 오해와 소문, 이지메와 괴롭힘과 억울한 누명, 집단 이기심의 희생양, 책임전가, 그리고 가정 폭력, 동성애까지 등장한다. 인간은 저마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지만 모두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특히, SNS를 통해 단편적으로 접하는 정보로 상대를 곡해하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잠시 생각했다. 

편모/편부 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우정보다 깊은 미묘한 사랑의 감정들. 행복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를 둘러싼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조용히 일침을 날리는 거장 감독.

포스터를 보고 아이들이 괴물인가...잠시 오해했다가 고레에다에겐 역시 아이들은 천사다 생각했다.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아름다운 햇살이 부서지는 들판을 달리는 엔딩이 참 눈물겹다.

각본상을 받은 사카모토 유지는 단 한명의 외로운 사람을 위해 썼다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시네21 마스터스 토크 송강호와의 인터뷰 영상을 보니 아역 배우들의 즉흥 연기를 주문할 때 대사 뿐 아니라 놀거나 먹거나 관계 안에서 자연스런 동작이 나오도록 유도했다고. 후반부에 찻잔을 기울이는 마나토의 연기에 감독조차 감동했다고.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각본상과 퀴어 종려상 수상.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 된 OST가 처연하고 아름답다.

📍영화속명대사

요리는 괴물이거든
돼지 뇌가 들어 있어.
- 요리 아버지

돼지 뇌를 이식하면 그건 인간인가요? 돼지 인가요? - 미나토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고 부르지 않아.
누구나 가질 수 있으니까 행복이라고 부르는 거야.
-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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