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수가 522,051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사람들은 이유없는 불안에 시달린다고 한다. 우리가 정서적으로 차분하기 어렵고 갈등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학교 서울의 <차분함을 유지하는 법> 수업에서 불안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일상적 평온함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보고자 다녀왔다. (12월 1일 '차분함을 유지하는 법' 강의 신청하기 - 하지현 교수 )
늘 직장에서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이 롤러코스트 같은 감정의 기복와 뒤쳐질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며 지내는 나에게 꼭 필요한 인생 학교 강의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평소 애정하는 하지현 샘의 강의기도 하고. ^^
이날도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하고 겨우 6시 40분경 사무실을 나서니 이미 꽉 막힌 도로에서 용산까지 20분만에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모범택시를 타고도 7시 15분이 넘어서야 인생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티타임을 즐긴 후 강의를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인생학교 서울의 티타임은 특별하다. 한국도자기의 고급스러운 티세트에다 향이 좋은 얼그레이 그리고 달달한 케이크가 있는 영국식 티타임이 준비되어 있었다. 다과를 먹으며 수업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강사와 참석자 간 아이스 브레이커(ice breaker)가 준비된 것이 특징이다. 물론 하지현 샘은 너무 어색하다면서 좀 민망해하셨지만 ^^;;; 우리 문화에는 그럴수도 있지요.
나는 늦어서 아이스 브레이커에 비록 참석하지 못했지만, 강의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하며 자리에 앉았다. 강사인 하지현 정신과 교수님은 우리 회사 블로그 외부 필진으로 모신적이 있어서 낯익은 분이었는데 직접 뵙는 것은 처음이라 약간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사진 : 인생학교 페이스북
인생학교의 수업 방식은 보통 한국의 강의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수업들은 삶의 큰 테마들과 연관된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전 세계 지사에서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진행되고 있단다. 마치 프랜차이저처럼 짜여진 강의 커리큘럼과 교재에 맞춰 인생학교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이런 비즈니스 괜찮을걸?)
강사가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면 수업 과정 중 서너번의 토론과 그룹 활동 과정을 거쳐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 간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강의 방식과는 좀 달라 초면인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이 처음엔 좀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 아이디어들을 열린 마음, 좋은 생각으로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 강의 참석자의 100%가 여성이었다는 것! 88,000원이란 돈이 비싼걸까, 남자들은 이런 강의가 쑥쓰러운 걸까?
강의 시작 전 모든 강의 내용은 인생학교의 저작권이므로 사진 촬영 및 녹취를 금지한다고 공지한다. 뭔가 글로벌 기업스럽달까 ㅋ
그래도 강의가 끝나고 CLASS SUMMARY를 나눠주셔서 내가 메모한 내용과 함께 정리해 보았다.
매일 긴장과 불안 속에 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5가지 처방전
강의를 듣다보니 우리가 매일 바쁜 것이 미덕이고, 그래야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것처럼 여기게 된 것이 불과 20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근면 성실을 강조하는 프레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에서 기인한 것이지 인류 역사상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란다. 이럴수가!!
과거에 대한 후회, 사회에서 튕겨져 나갈까 하는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 휩쓸리지 않고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만약 이러한 걱정이 우리 안에 내재한 것이 아니라 우리 밖, 즉 세상의 불평등과 부당함에서 오는 것이라면 그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인생학교에서 주는 첫번째 처방은 수용이다. 걱정이 우리 존재의 본질이며 자유, 죽음처럼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반응이라는 인정에서 시작한다. 연중 비가 오는 날이 90~100일에 이르듯이 마음의 감정도 1/4정도는 안좋은 날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해만 쨍쨍 내리쬐면 바다는 사막이 될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두번째 처방은 분별력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평정을 되찾을 수 있는 마음챙김(Mindfulness)과 깨어있는 인지로 나를 관조해보라는 것이다. 내마음의 움직임을 분별하고 도움이 안되는 생각을 분별하여 자신의 직감을 믿어라는 조언이다.
세번째 처방은 굴복이다. 대자연이나 절대적 고독이나 아름다움 앞에서 인간은 겸손해진다는 것. 즉, 자기보다 큰 것에 통제권을 넘긴다면(예. 종교) 마음이 더욱 평화로워질 것이다. 멋진 자연 절경을 찾아 여행을 하거나 아름다운 예술품을 찾아가보는 등이 해당할 것이다.
네번째 처방은 공감이다. 내가 죽음을 앞둔 비극적 상황에 놓였을 때 진정한 위로가 되는 친구는 '나를 고치려 들지 않는 공감'이다. 어떤 충고나 조언이 아닌 그저 매일 찾아와 발을 씻겨주는 그런 친구가 더 위로가 된다는 말이다.
다섯번째 처방은 교감이다. 축제나 카니발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수준에서 분출하며 함께 하는 연대감을 경험하는 것. 가끔은 물탱크를 청소하듯이 내 자신을 깨끗이 비워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에 대한 문화적 통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직장과 개인 생활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같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균형은 어려운 것이며 우리의 자만이나 욕심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과 개인 생활을 통틀어 삶을 간소화하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또한 한 영역에서 진정한 성취감을 얻고자 한다면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다소 철학적인 내용도 많고 영국적인 사례가 많아 강사분도 첫 강의라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운 강의였다.
사진 : 인생학교 페이스북
# 함께 강의를 듣고 예쁜 머그컵 세트도 선물해 주신 최정희 님에게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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