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블로그가 홈페이지만큼이나 흔해지면서 저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들의 속얘기를 한다며 내세운다. 그러나 실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스토리를 발굴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널려있는 정보를 짜집기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이 많은 독자들이 블로그에서 등을 돌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기업 블로그 운영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핵심은 바로 내부 임직원으로 이루어진 필진 구성이다. 기업 블로그에서 화자를 선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 블로그의 직원 필진은 ‘공적인 개인’으로 업무를 통해서 느낀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낼 수는 있되, 그것이 필진이 속한 조직의 문화나 철학을 무의식 중에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필진의 화법이나 관점, 말투와 같은 톤&매너가 기업의 이미지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기업 내부 직원들로 필진을 구성하는 경우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나 온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으로 각 부서에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내 경험으로는 블로그라는 미디어의 속성상 강제로 임명하기보다는 자발적인 형식의 사내 공모로 선발하는 것이 좋다. 국내 기업의 경우 CJ, LG, 한화, LG전자, 삼성전자, GS칼텍스, GM 코리아, 기아자동차 등 많은 기업이 직원 필진을 선발해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블로거들의 열정을 지속하게 하는 것이 관건
기업 블로그는 그 기업의 철학과 DNA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내부 직원들의 열정을 담은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직원들이 업무에만 쏟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할애해 블로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직원 필진들에게 자발적 열정을 지속하는 방법은 무엇이며, 이들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회사는 직원 필진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 보상이나 동기부여를 해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적절한 보상과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금전적인 보상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고객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와 멘토링, 코칭, 인정 등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더욱 중요하다. 필진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다. 이를 위해 기업 블로그 운영 부서에서는 필진 운영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 내에서 오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토양과 블로깅을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블로그 필진으로 참여하는 것이 업무 몰입에 방해가 된다고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블로그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보상은 바로 사내 명성을 통한 개인 브랜딩이다. 그중에서 주변 동료나 상사의 인정과 격려만큼 좋은 동기 부여는 없다. 또 블로그를 방문하는 독자와 댓글로 대화하는 즐거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블로그의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들은 누구나 주목 받고 싶어하고, 중요해지고 싶어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이때 지식이나 정보 외에 반드시 필진의 개인적 견해나 취향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열정 없는 포스트에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그 블로그에 아무런 열정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활발한 블로깅을 통해 직원들의 자발적 열정을 지속하는 것, 그것이 기업 블로그의 가장 큰 과제이자 성공 비결이다.
기업 블로그에서 직원 필진들에게 지속적인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동기 부여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회사 업무로 인정한다.
필진을 처음 선임할 때는 해당 조직 책임자의 동의나 추천을 통해 선정하고, 블로깅을 회사 업무의 일부로 인정해주면 훨씬 활동하기 쉬울 것이다. 가능하다면, 업무의 10%~20% 정도는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다. - 자긍심을 고취하는 장치를 마련한다.
필진을 공식 임명한 후에는 사내 게시판에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임원이 참석한 킥오프(발대식) 행사를 통해 공식화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주위의 동료, 상사 등 주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필진을 상징하는 작은 배지나 명패를 증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무실 책상에 부착하거나 휴대하고 다니면 다른 직원들이 부러움을 사게 될 것이다. - 블로거 취재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필진 블로거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업무 분야에 한정해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주위의 팀이나 다른 프로젝트를 인터뷰해 포스팅할 수 있는 취재 자격을 부여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하도록 하여 취재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블로그 글쓰기, 사진 촬영, SNS 활용법 등 소셜미디어 관련 교육을 실시하거나 보안이 엄격한 회사라면 외부 사이트 접속을 허용해주는 등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 온라인 개인 브랜딩을 지원한다.
필진 개인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주제를 파악해 관련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광고 모델과 인터뷰를 하게 하거나 최신 제품을 리뷰할 기회를 주고, 블로거 행사 등 고객 만남의 자리에 초청해보라. 스스로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열심히 활동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개인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다. - 자발적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큰 규모의 회사의 경우 보통 근무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보면 오프라인 모임을 자주 갖기가 쉽지 않다. 업무로 바쁜 필진들을 하나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묶어 서로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내 인트라넷의 비공개 게시판이나 페이스북 그룹과 같은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사소한 대화부터 시작해보라. 무엇보다 필진 활동을 통해 단조로운 회사 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자발적 열정이 생기면 풍성한 포스팅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기업 블로그에서는 직원 필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이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직원 필진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특정 부서에 소속되어 있는 필진의 경우에는 회사 전반의 이슈를 파악하는 능력이나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블로그 운영팀에서 신제품 발표나 CEO 메시지, 빅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고 균형 있게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이 내용은 <100만 방문자와 함께하는 소셜마케팅>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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