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셜 미디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블로그가 주춤하다. 개인 블로그건 기업 블로그건 댓글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사람들의 대화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와 같은 SNS 채널을 타고 흐른다. 그러다보니 기업 블로그 담당자들의 고민이 점점 깊어간다. 예전에는 댓글이 우수수 달릴만한 흥미로운 포스팅에도 이벤트를 걸지않으면 딱히 반응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블로그 하나로만으로는 기업과 고객간의 대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이제 블로그를 중심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플리커 등 채널간의 보다 촘촘한 소셜 관계 구축을 통해 통합 '기업 미디어'로 변신을 시도해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에 새로운 철학을 담은 기업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의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해 컨텐츠를 만들고, 고객의 제안/문의에 대한 빠른 피드백으로 대화를 촉진하는 블로그 3.0 플랫폼의 출현이 시급하다. 이름하여 '소셜(Social) 플랫폼'으로의 변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간단히 기업 미디어(플랫폼)의 변천사를 한번 살펴보자.
시즌 1.0 웹사이트(웹진)
<내가 좋아하는 아시아나 웹진 http://webzine.flyasiana.com >
화려한 플래시와 풍부한 콘텐츠로 멋진 비주얼을 자랑하던 기업 웹사이트와 웹진은 90년대를 풍미했다. 정보 제공에서 경험 제공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기업들은 점점 더 멋지게 보이게 하느라 글, 사진과 동영상 등 콘텐츠 제작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명은 그리 길지 않고 검색 노출에도 취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실제 그들이 만들어낸 콘텐츠들이 정작 블로그로 올리면 몇 페이지 되지 않는 적은 정보의 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의 노력이 안쓰러운 정도다. (참고 포스팅: 2008/11/20 - 웹어워드 코리아 2008을 빛낸 올해의 사이트들) 이제 웹사이트는 점점 가벼워져야 한다.
시즌 2.0 기업 블로그 플랫폼(티스토리, 네이버)
최근 기업들이 웹사이트를 대체해 그들의 스토리를 들려 줄 플랫폼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블로그다. 현재 기업 블로그 툴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 플랫폼은 티스토리다. LG전자, 삼성전자, 현대 자동차, 한국지엠톡, 소니코리아 등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블로그들은 대부분 티스토리에 산다. 티스토리 블로그의 경우 메인 기능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고, 콘텐츠를 선택해 노출할 수 있는 태터데스크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손쉽게 블로그를 관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스를 개방하고 있어서 메인 페이지 구성을 좀 더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지만 여전히 블로그에 갇혀있는 한계를 가진다.
> 좌로부터 소니, LG전자, 삼성전자의 블로그
네이버의 경우도 파워 트래픽을 무기로 메인 편집 기능과 광고 게재 허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즌3.0 독립적인 기업 소셜 미디어
설치형 블로그 툴인 텍스트큐브(구, 태터툴즈)를 사용하는 기업도 소수 있고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워드프레스 기반의 기업 블로그도 국내에서 조금씩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독립적인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주기에는 티스토리나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플랫폼으로는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워드 프레스를 비롯한 독립 플랫폼은 어느정도 개발 공수가 투입되긴 하지만, 디자인의 자유도 뿐 아니라 회원 관리 기능, 최적화된 SEO 지원, 다국어 서비스 등에서 뛰어난 호환성을 자랑한다. 소셜과의 호환성도 뛰어나고, 웹사이트처럼 마음대로 화면 구성을 하기도 좋다. 이제 블로그는 블로그안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국내에도 제한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워드 프레스 기반의 오픈형 기업 블로그가 하나씩 등장하고 있다.
워드프레스 기반의 대표적인 기업 블로그
SK텔레콤 블로그: SKTStory http://sktstory.com/
홈플러스 블로그: 홈플TONG http://blog.homeplus.co.kr
GS칼텍스 블로그 : Insight of GS Caltex http://www.insightofgscaltex.com
LG전자 블로그: Social LG전자 http://social.lge.co.kr
[왼쪽] 홈플러스 블로그 [오른쪽] SKT 블로그
포드 소셜(Ford Social) http://social.ford.com
포드의 'THE FORD STORY'도 얼마전 그 이름을 'Ford Social'로 바꾸고 그들의 이야기, 고객의 이야기, 고객 제안, 아이디어, 동영상, 사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큐레이션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블로그 발행, 고객 대응, 회원 관리. 게시판 등의 총망라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담은 것은 물론이며, 거기다가 외부 블로거들의 참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43개 포드의 소셜미디어 채널 총망라해 보여주는 소셜미디어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모범적인 기업 블로그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툴(그릇)이 생각을 만들어낸다'
아이폰이 몰고 온 우리 생활의 변화를 보면, 나는 '툴이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누군가의 말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이제 고객들은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 등 수많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의 홍수 속을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판을 제공하고 그곳에서 대화하고 참여해주는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기업 미디어의 채널이 존재하는 콘텐츠 과잉 시대에는 이러한 콘텐츠를 사람들이 선택하고 배포하는 '큐레이션(Curation)'할 필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말로 다양한 자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내는 것을 말한다. '큐레이션(Curation)'을 통해 우리는 웹에 존재하는 무수한 콘텐츠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해 나의 친구들이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큐레이터처럼 쏙쏙 뽑아서 전해주게 된다.
그렇다고 기업 블로그의 무용론을 주장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기업 블로그는 매력적인 컨텐츠 생산의 기지(Basement) 역할 수행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 블로그는 컨텐츠 생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확산하고 공감을 유도하며, 이 채널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큐레이션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이를 위해 기업에게는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진화된 형태의 오픈 소셜 플랫폼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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