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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모르는 한국 IT 산업의 명암

by 미돌11 201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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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IT칼럼니스트인 김인성 님의 쓴 책 '한국 IT산업의 멸망'을 읽고 단상을 적은 글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온라인에서 한국 IT산업에서 흔히 3대 악의 축을 네이버, 삼성전자, SK텔레콤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책은 '애플빠', '페이스북빠'인 저자의 개인 의견으로 치부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아프게 받아들여야할지는 독자의 몫이다. 때로 주장하는 논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도 하지만, 저자의 소신은 분명히 보인다. 개방성을 지향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은 지지하고 폐쇄 정책을 고수하는 MS, 네이버, 삼성전자는 비판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자 요금 20원이 왜 폭리인지, 한국의 통화 요금은 왜 비싼건지, 아이폰의 한국 출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IT는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IT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이인성 씨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진보주의 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잘 만든 한개의 스마트폰,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라고 말하는 IT 칼럼니스트다.

생각해보면, 내가 IT기업에 입사한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의 변화는 참으로 상전벽해와 같다. 보고서만 해도 손으로 쓰던 방식에서 한글/장원과 같은 토종 워드프레스에서 MS 오피스의 도입으로 화려한 파워포인트의 시대가 열렸다. 사내 인트라넷이 생겨났고, WWW 시대를 거쳐 이제 모든 사람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소셜미디어 세상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IT기업의 종사하면서 IT에 대해서 참 아는게 짧았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조각조각의 정보들이 하나의 거대한 보자기로 꿰매어지는 느낌이랄까. 왜 사람들이 MS를 독점기업이라 욕하는지, 구글의 개방 정책과 클라우드, 스마트폰 혁명을 몰고 온 애플, 그리고 최근 소셜미디어의 절대 강자 페이스북까지. 이들 글로벌 강자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의 포털을 비롯한 IT기업들의 '촌스런' 수익 모델과 자기 방어 전략까지.

예를 들어, 저자는 MS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MS의 문제는 윈도우와 오피스 점유율을 지키는 것에만 과심이 있을 뿐 ICT업계를 선도할 새로운 기술 개발은 전혀 못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분야의 기초적인 개념을 완성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최첨단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IBM, 아이폰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애플, 클라우드 컴퓨팅의 완성을 위해 매진하는 구글, 소셜 네트워크란 신천지를 개척하고 있는 페이스북에 비하면 MS는 언제나 남의 기술을 베끼고 있을 뿐이며,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자면 MS는 ICT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해물이자 제일 먼저 도태되어야 할 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더 비관적이다. 권력자들이 인터넷 실명제와 사이버 명예훼손죄를 들고나와 인터넷 언론의 자유와 공정한 검색을 훼손하면서 한국의 IT산업은 외산 서비스에 대항조차 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이 독점하던 인터넷 시장을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외산 SNS가 점령하면서 이들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

네이버는 폐쇄적인 검색정책과 형편없는 검색 품질로 사람들을 점점 더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기 어려워졌고  대신 포털이 방조하는 선정적인 언론사의 뉴스 편집에 시달리거나 무차별한 광고 세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유투브가 한국의 법을 따르지 않는다고 퇴출되었듯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한국에 공식 진출을 하게되면 포털 등의 기득 세력의 견재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1990년대 IT 벤처 거품은 2000년 접어들면서 급속히 거품이 꺼지면서 이제 창의력이 상실된 인터넷 분야, 애플에 의해 주도권이 뒤바뀐 모바일 분야, 그리고 스마트TV에 이르기까지, 표류하는 배처럼 힘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의 IT산업은 새로운 진보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가장 공정하고 빠른 검색엔진이던 구글이 클라우딩 컴퓨팅이란 개념아래 크롬이라는 공짜 브라우져, 무료 무선랜, 공짜 문서 편집기 등을 제공하면서 열린 컴퓨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에 폐쇄적인 정책으로 공공의 적이 된 네이버, 언제나 남의 기술을 베끼고 점유율을 무기로 사용자들이 이류 제품을 쓰도록 만드는 깡패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악당이 되어가는 트위터까지 모두 공적이 되고 있다. 한국 ICT가 살아남는 길은 '개방과 표준'을 통한 '기술 혁신'뿐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이 책은 (국내 IT 기기 제조사에게 자극을 주려면) '아이폰을 사는 것이 애국이다.'라며 애국심에 호소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기형적으로 변한 괴물같은 기업에 오로지 소비자의 '선택'으로 복수를 하라고 권한다. 멸망해 가는 한국의 IT산업을 구하는 것은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 뿐이라고 말한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의 전체적인 주제인 '한국의 IT기업은 반성해야한다'는 점에 많은 부분 동의하지만 한국의 경제를 부흥시킨 일등 공신인 한국의 IT산업(기기, 통신, 인터넷 등)의 미래가 이토록 비관적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과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글로벌 IT기업의 본 모습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개방'을 외치며 오픈소스의 철학으로 전 세계인의 추앙을 받고 있는 구글이 과연 개방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회사가 맞는지,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굴종과 협력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금 아는 것으로 환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구체적인 근거나 증명 없이 표피적인 현상과 글쟁이 개인적인 편견으로 극단적인 결론으로 유도하는 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통쾌한 글쓰기로 읽는 맛을 주는 책으로 일반인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추천하고 싶다. 뭐..벌써 베스트셀러지만 말이다.  


한국 IT산업의 멸망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비평
지은이 김인성 (북하우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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