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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BBQ 사건에서 본 트위터 사과의 정석

by 미돌11 201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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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BBQ의 원산지 표기 오류(월드컵 기간 중 닭날개 일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메뉴판 수정되지 못한 사건을 뉴스로 접했을 때 즉각적으로 내 머리에 떠오른 사람은 이외수 옹이었다.
'이거 뭔가 곤란해지겠군..어떻게 대응을 하실까...'하며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이 사건에 대해 이외수 씨는 외면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대처했다. 이외수씨가 BBQ의 경영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런 일을 미리 알았을리가 없다. 그럼에도 도덕적으로 책임을 지고 사과를 했다. 빠르고 깔끔하게!
특히, 본인이 상황파악이 안되었을텐데도 일단 사과하고 회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명확히 사과한 점은 보통의 기업에서도 하기 힘들 정도로 투명하게 대응했다고 평가된다.

                   (캡쳐시간 2010.10월 6일 04시 AM)

BBQ공식 트위터에서는 일요일 보도한 사건에 대해 월요일 오후 4시경 '실수'를 인정했으나 이것은 과장 보도였으며 이에 대한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다 다시 5일에는 '고객 숙여 죄송'으로 메시지가 변경됐다. 
(참고: 그에 비해 BBQ의 사과문(http://143.248.161.126/101004.html)은 참 군더더기가 변명, 불필요한 말들이 많아서 아쉽다. 요건 다음 포스팅에! )
 
                  # BBQ 트위터 http://twitter.com/LovelyBBQ
              
그런데 이외수 씨의 팔로워들은 모두 알고 있고 기사 검색만 해도 나오는걸 혼자 모른 한나라당의 인터넷담당관인 진성호 위원(조선일보 출신)은 뭐가 못마땅했는지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을 해 이슈를 일으키고 있다.(역시 유명해지려면 유명인 물귀신 작전이 쵝오.) * 관련기사 20여건 이상.

(이 트윗에서 '홍보맨', '돈벌이', '자살', '말세'까지 자극적인 단어가 너무 많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자극할 때 쓰는 못된 말들을 아주 잘 배열해놨다. 다분히 악의적이다.) 

며칠 전 나는 관련 포스팅(2010/10/01 - 트위터는 광고나 마케팅에 적합하지 않다?)에서도 사람들이 트위터에서는 광고 메시지에 매우 민감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삶의 도처에는 광고가 도사리고 있지만, 아무리 교묘하게 포장하거나 숨기더라도 금방 드러나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당당히 '이것은 광고다'하고 밝힌다면? 그 이후에 팔로우를 하건 언팔을 하건 그건 팔로워의 몫이다. 그것이 소비자를 오도하고 이용하는 것인가? 그럼 지금껏 그를 팔로우하는 40만 명의 국민들은 모두 바보인가? 광고와 트윗 메시지쯤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물론, 트위터 서비스 자체적으로 광고 계정이나 광고글에 유색으로 처리하는 방식 등의 보완책을 내주면 더 좋겠다.)
  
그는 BBQ에 대해 한달에 4번 언급에 1,000만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오픈하고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고 여러번 밝히고 실제 전달하는 장면까지 알렸고 홍보도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 이외수 트위터 http://twitter.com/oisoo

작가는 광고도 못하고 CF도 못찍고 돈도 벌면 안되는건가? 그럼 운동선수나 영화감독이나 유명인은 모두 광고로 돈을 벌면 안되나? 그럼 광고 모델만 광고를 해야하나? 참 어이없다. 그야말로 생트집이다.

8월에 트위터를 시작한 트윗초보인 진 위원은 자신이 이외수 트위터에 대해 잘못 알았던 사실들(트위터 광고가 있다는 사실, 이외수 씨가 트윗으로 광고를 공지한 점, 수익금을 자선 기부한 사실)을 사람들의 비판을 통해 알고 난 이후에도 쿨하게 사과를 하기보다는 구차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수 편들기에 대한 비난, 자선금 직접 준 걸 봤냐는 둥, 작가가 상품 광고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을 하자는 둥,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열린 자세를 가지라'는 식의 주제 넘은 충고까지 참으로 가관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게 나무라는 격)


자신의 잘못은 온데간데없고 끝까지 구차하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 같아서 과히 보기 좋지 않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적어도 이외수 옹처럼 자신의 잘못(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라고해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좀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는 우리가 평소 직접 대화하기 어려운 사람들과도 직접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 대화한다는 것이 시대적인 큰 변화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외수 옹을 비롯해서 김미화씨 등 유명인들이 트위터에서 공개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검찰 조사나 소환에까지 이르는 것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

대화의 기쁨을 얻는 대신 때로는 이슈에 휘말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잘못을 했을 때에는 누구든지 ‘쿨’하게 사과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대화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트위터가 오염되지 않기를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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