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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내가 트위터를 망설이는 6가지 이유

by 미돌11 200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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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거들이 포스팅도 뜸하고 댓글도 안달고 다들 어딜 가고 이리 잠잠하나 하고 둘러보면 모두 트위터에 몰려가 있음을 알수 있다. 내가 자주찾던 블로그 중 주니캡(junycap), 민노씨(minoci), 이고잉(egoing), 펄(pariscom), 이누잇(inuit_k) 등등 모두 트위터 광팬이 되어 있다. 마치 플리커라는 새로운 애인이 생겨 조강지처 블로그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블로그를 사랑한다고 하던 사람들인데 살짝 배신감도 들 지경이다.

트위터가 출현한지 한두해가 지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갑자기 트위터에 열광하는 것일까?


트위터는 한때 유행?
트위터에서는 정보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휙휙 날아다닌다. 정제된 논리정연한 글은 아니라도
반짝이는 금언들(egoing), PR관련 업계 정보들(주니캡), 소셜 미디어 에반젤리스트를 자처하는 박정남(제이미)의 실시간 트위팅도 있다. 뿐만 아니다. 오바마와 같은 정치인, 무라카미 하루키나 이외수와 같은 작가, 김연아, 김주하, 박중훈 같은 유명 연예인도 트위터에 모두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트위터가 대세라고 말한다.

나 같은 경우는 변화를 먼저 체험해보자는 주의는 아니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인데 하루 한두개의 발행에도 불구하고 자꾸 팔로우(Follow)가 들어오니 슬쩍 먼가 해야할 것 같은 부담감도 든다. 글을 발행할수록 더욱 팔로우(Follow)가 느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자칫하다가는 중독의 늪에 빠질까 경계하는 태세다.
나는 천성적으로 수다쟁이가 아니다. 나는 원래 싸이월드 때부터 관계형 서비스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었다. 사람들과 엮이고 비밀을 공유하는 그런 온라인 네트워킹이 허무하기도 하고 괜한 헛수고란 생각도 있었고. 지금 방치되고 있는 저 수많은 싸이월드의 사진첩과 댓글을 보라. 그곳에 서린 우리의 땀방울은 얼마나 허망한가. 

140자 대화의 한계
트위터는 짧은 140자로 부담없이 하고 싶은 말이나 단상(말 그대로 짧은 생각)을 끄적일 수 있다.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면 적어도 2~3일을 끙끙거려야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대체 140자 트위터로 하는 것이 과연 '대화'라 할만한가 말이다. 140자 발행을 연속 열번하느니 포스팅을 하나 하지(끄응...)싶은 생각이 드는 트위터도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언제까지고 혼자서 떠들수는 없다. 나를 알아주는, 나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매력도 한 몫한다. 떠들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보다 빠른 사람들의 반응은 쉽게 중독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짧은 글은 김주하의 트위터 절필 사건처럼 짧은 말로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
흔히 트위터로 이란 사태나 아프간 대선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다는 뉴스를 접한다. 그러나 트위터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트위터는 신속한 그저 전달자에 그칠 뿐 공론장의 역할을 할수는 없다. 자세한 소식은 뉴스나 블로그를 통해 접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인스턴트 커뮤니케이션인 트위터의 한계다. 김주하님은 막강 구독자로 설문조사까지 할 정도지만 개인이 이런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트위터는 시간낭비
최근 BBC가 피어 애널리틱스 LLC(Pear Analytics LLC) 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위터의 40%는 잡담이란 기사를 보도했다. 오늘 아침에 내가 뭘 먹었고 언제 출근했고 기사를 보고 링크를 전달하는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그동안 자주 연락 못하고 살았던 친구나 연인, 가족에게 신경을 더 써주는 것이 좋지 않는가? 당신은 트위터에서 수다쟁이면서 과연 집에서는 컴터 앞에만 붙어사는 과묵한 가장이지는 않은가? 근무시간 중에 트위터에 무엇이 올라왔나, 어떤 답변이 왔나 궁금해서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트위터는 아직도 미완성, 베타 테스트중?
아직 트위터의 서비스는 허술하다. 한국에 맞지 않는 사이트 디자인과 UI는 당혹스럽기까지하다. 한국 지사도 없는 트위터가 과연 한국 비즈니스에 의지가 있다고 볼수 있을까? 트위터가 개방한 응용프로그램 개발툴을 이용해 싸이월드나 파란과 댓글 연동한다는 발표도 났고 곧 SKT는 단말기와 연동도 된다고 한다. 기존의 티스토리와 발행하는 연동 방식도 좋긴 한데 기능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한 글자라도 수정하면 재발행되어 버린다 ㅠㅠ) 한국 사용자들은 이렇게 허술한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 완벽한 걸 원한다구요~~~

기업에게 트위터는?
트위터는 고이지 않고 흐르는 강물과 같다. 즉각적이되 즉물적이고 모이지 않고 흩어지고 하나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MS는 자사 검색엔진 'Bing(빙)'에 트위터의 최신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지만 구글 등 나머지는 아직 검색엔진 반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몇몇 기업 트위터가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고 친구의 환심을 사기위해 경품도 배포하면서 친구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대화 상대가 너무 많아져도 곤란하다. 100명이면 몰라도 1,000명이면 과연 대화라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게 되면 기업도 김주하나 유명인과 같이 그저 일방적 푸시밖에 되지 않는다.
트위터는 본래 컴퓨터가 아닌 휴대폰으로 짧은 단문을 남기는 의도였다. 한국에서 아직 스마트폰 사용자도 턱없이 적고, 휴대폰도 트위터 지원이 되지 않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것이 트위터 대중화의 관건이다.
물론 아직 가능성은 크게 열려있고 먼저 진입하는 기업이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트위터가 네이버나 한메일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될 때 매체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아직 국민 중 30만도 채 사용하지 않는 트위터가 어떤 영향력을 가질수 있을까? (추가.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싸이월드는 매달 약 2300만명이 방문해 평균 210분 간 머문다는군요.)

블로그와 병행하기에는 절대적 시간부족
블로그에 플리커나 미투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까지 하면 하나 할 때보다 더 확산이나 전파가 용이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엔 너무 시간이 과다하게 투여된다. 블로그로 인해 잠을 줄였는데 이저 더 멀 줄이란 말인가. 아~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되어있는데 할 것들은 이렇게 자꾸 늘어나면 어쩌라궁 ㅠㅠ

마지막으로 '트위터한다'하면 뭔가 앞서가는 사람인가 하고 보는 'IT허영'이 가장 싫다. 요즘 누구나 전 국민의 78%가 블로그를 한다할 정도이니 블로그에 대한 '매력도'가 반감되는 듯한 시점에 트위터가 출현했다. 트위터와 블로그는 같이 견줄 대상이 절대 아님에도 소셜 미디어의 대표 두 주자의 경쟁이 붙은 듯하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도 바짝 긴장한 상태다. 트위터의 성장 기세가 정말 무섭다.

나는 트위터가 일시적인 한때 유행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블로그로 글을 생산하고 이를 트위터를 통해 확산하고, 트위터에서 얻은 단편적인 힌트나 거기서 얻은 의견을 다시 다음 포스팅에 반영하는 것을 좋아한다.(예를 들면, egoing님의 박리다매) 이것이 내가 트위터에 기대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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