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대해서 누구보다 관심이 많고 많은 기사를 써 온 헤럴드 경제신문에서 기자에 따라 블로그마케팅이나 PR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쓴 기사를 보고 좀 뜨아한 생각이 들었다.
신제품 홍보, 온라인 블로거가 뜬다 - 최남주 기자 (6/28)
이 글에서는 파워 플로거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마케팅이 기업 이미지에 유용하다며 각종 기업의 간담회나 마케팅 체험단을 줄줄이 소개하고 있다.
파워블로그,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 권선영 기자 (6/30)
그런데 이틀 뒤 권 선영 기자는 지식 계층이 블로그를 하지 않아서 '한국에 파워 블로그가 없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매니아가 오피니언 리더가 아니라 착시 현상일 뿐이며, 지식인 = 오피니언 리더라는 등식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이는 최근 태터앤미디어의 활동이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몇 달전 정운현 대표를 만났을 때 블로거가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지려면 보다 유력 인사들이 블로그를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우리만 해도 오바마나 김연아가 트위터를 하면 달리 보지 않는가. 그렇다면, 반드시 변호사, 정치인, 교수, 광고 회사 사장이 해야 파워가 생기는 것일까?
'풀뿌리 민주주의'처럼 블로그에도 자신의 식견을 갖춘 수많은 민초 블로거들이 있다. 소셜 미디어의 힘은 소수의 침묵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소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많은 민초들이 이뤄나간다고 나는 믿는다. 이는 집단 지성이란 신조어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한 사람의 지적 능력은 미미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그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블로그는 특정 계층의 지식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평등하게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피력할 수 있는 열린 미디어이다. 지식 계층만이 파워 블로그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이 기사는 내게 매우 불편하다.
우물안 개구리?… 한국 블로거엔 ‘파워’가 없다 - 조현숙 기자 (2/29)
좀 더 오래된 것이지만 이 기사는 한술 더 뜬다. 기사를 보면, 세계적 석학이나 경제학자, 작가들의 영향력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생산자도 수용자도 모두 후진적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결론은 영문 블로그가 없서란다. 정말 어이가 없다 ㅠㅠ
블로그를 함에 있어 한국어의 한계는 어느정도 인정한다.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블로그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블로그의 생명은 '콘텐츠'이다. 콘텐츠는 지식과 앎, 깊은 내공을 필요로 한다. 내공이 없으면 그 블로그는 이내 바닥을 드러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세계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 영어로 블로그나 트위터를 하면 물론 좋은점도 많겠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파워 블로거가 정말 없는것일까?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유력 블로거와 친해지기 위해 안달일까. 며칠 전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해외 지역 21개국 파워블로거 44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미국 지역 블로거들은 100%가, 유럽은 86%, 아태지역은 70%가 기업의 PR 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마케팅이 아니라 PR!) 마이크로 블로깅의 활용 비율도 80%에 가깝거나 상회한다.
"파워블로거 대부분 기업과 접촉" 연합뉴스 | 입력 2009.07.05
해외에서는 이제 더이상 블로그는 마이너리그가 아니라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만도 수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업무를 하면서 전문주제를 갖고 블로그를 하기도 하고 요리, DIY 등 생활 분야의 달인들도 많다. 이들이 과연 유명 교수나 사장에 비해 영향력이 없다고 할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이 세상은 비범한 소수가 만들어가는게 아니라 평범한 다수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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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0 - [Media 2.0] - 네이버에는 왜 영향력 블로그가 없을까
2008/10/07 - [Media 2.0] - 블로그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다섯가지 방법
2009/01/11 - [Online Branding] - 1인 미디어, 블로거의 미래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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