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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내가 태어난 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by 미돌11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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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지나간 역사에 관심이 많아진다. 역사는 순환하며, 과거의 역사를 통해 오늘의 교훈을 얻는다는 말은 더 이상 진부한 말로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몇 년 전인가 사내홍보를 담당했을 적에 사보관련 기획 아이디어가 고갈되면 자료실로 가서 아주 옛날 사보를 뒤적거려보곤 했다. 내가 참신하다고 생각한 기획이 그 속에서 모두 반복되고 있는걸 보고 아연실색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남들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것. 다만, 과거와 달리 어떻게 현재에 맞게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회사의 30년 역사를 정리하고 디지털라이징하여 온라인 역사관을 구축하는 지치는 노가다 작업을 하면서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과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네이버의 디지털 뉴스아카이브는 무척 반갑다. 76년부터 86년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3개 신문을 모두 디지털라이징하여 검색이 모두 가능하게 하고, 한자 변환 작업 등의 기술 개발과 500명의 인원 투입했다고 하니 과연 네이버이기에 가능한 '과거에 대한 투자'가 아닌가 한다.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보물처럼 껴안고 유료서비스를 고집할 때 네이버는 사뿐히 무료 공개를 단행했다. 네이버가 언론사가 아니라고 선언했지만 하는 역할을 보면 언론사보다 낫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얄미운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착한 일을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역시나 네이버 내부에서만 퍼갈수 있고 메일 발송이 안되고 외부 플랫폼에 개방적이지 않은 건 아쉽지만 말이다.

어제에서 배우는 내일, 새로운 가치의 재발견
메이킹 필름에서 말한 '가치의 재발견', '어제와 단절된 오늘은 없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과거의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사치이고 낭비라고 하는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과거를 추억하거나 집착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옛날 신문을 뒤적여본다면 분명히 당신의 현재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재미로 1980년 1월 16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찾아보았더니, 경향신문에서는 당시에도 요즘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기 과열을 우려하고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과잉 여권'으로 규정하고 상습 도박단이 구속되고, 인플루엔저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용평 스키장에서는 스키강좌를 광고한다. 4단짜리 '청개구리'라는 카툰이 정겹다. 80년 즈음에 가장 큰 혁신적인 사건은 컬러TV방영 개시였다. 컬러TV방영으로 흑백TV가 고물상 신세를 지고 패션, 컬러 산업이 뜨고 배우도 얼굴이 중시되는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재밌다. 오늘도 그렇게 역사는 반복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구축한만큼 단순히 정보 검색용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사용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매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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