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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블로거와 아마추어 블로거의 차이점

by 미돌11 2009.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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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논쟁적인 글에 참여하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지만 태터앤미디어의 '댓가성 블로그마케팅'에 대해서는 한번쯤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지난해 이미 블로고스피어를 달궜던 해묵은 논쟁일 수도 있다. 지난 2월 17일 이정환님의 100만원 물품 받고 리뷰 쓴 블로거들 도덕성 논란으로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거의 블로그마케팅 방식에 대해 소금이님의 포스팅의 말처럼 "논의는 비난이 아닌 비판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며 이런 논쟁이 특정 수혜를 받는 누군가에 대한 질투어린(아니라고들 하겠지만) 비난이 아닌 보다 건강한 논의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군가를 비난하던 화살이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태터앤미디어가 국내 최초의 블로거 매니지먼트 기업을 표방하고 블로거들의 미디어 세력화를 위한 시도로 국내 최초로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를 발족했고 현재 100명이 넘는 파트너가 활동하고 있다. 삼성 휴대폰 체험단의 엄청난 물량 공세 포스팅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여름하늘의 격한 포스팅에 이어 민노씨님이 일찌기 태터앤미디어의 논쟁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바 있고, 너바나님도 햅틱2 블로그마케팅에 대해서 제품 제공 여부를 밝히지 않은 블로거과 태터앤미디어의 마케팅에 대한 이슈를 제기한 바 있다. 잘잘못을 떠나 민노씨님의 말처럼 단지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도매금'으로 비난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동감이다. 이는 블로거 개인의 윤리성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국 블로그 산업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기업의 광고판으로 신뢰가 추락한 블로그들 
세상에는 두 가지 형태의 블로거가 있다. 블로그 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블로그와 대상이 되지 않는(못하는) 블로그가 있다. 개인의 일상을 기록한 블로그는 일기장 그 이상의 되지 못하며, 특정 기업이나 제품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마케팅 대상이 되기 어렵다.[각주:1] IT블로거나 와이프로거들이 기업의 스폰서를 받는데 반해 유명한 정치/시사블로거들이 결코 마케팅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후자의 블로그들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간의 연대를 통해 세상과 대화하고 나름의 미디어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작금의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산업화나 상업화가 잘못된 방향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블로그가 개인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1인 미디어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기업들은 물품이나 취재비를 주고 리뷰를 하는 것이 손쉽고 저렴한 마케팅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블로거들 또한 이를 맛있는 떡밥이라고 덥썩 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제품을 받고 리뷰를 쓰는 것이 정말로 대가성 리뷰로 단정할 수 있느냐에 대해 여기서 논쟁하고 싶지는 않다. 수 천명의 독자를 가진 블로그라면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게이트키핑을 통해 균형있는 시각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기업 또한 이에 대해서 별다른 제재나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잘못된 정보 수정 정도)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블로거가 기업에 문의를 하여 댓글을 다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해도 물품을 받은 블로거가 상대 기업을 노골적으로 아프게 꼬집거나 걸고 넘어지지는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생각될 것이다.

특정 기업의 물품을 리뷰하는 블로그마케팅은 2년 전부터 성행한 매우 고전적인 방식의 블로거마케팅으로 어느 한 기업 제품의 호의적인 리뷰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면 광고나 다를 바 없다. 그 블로그의 브랜드와 거리가 먼 생뚱맞은 제품 리뷰는 독자들도 흥미를 읽게 되고 해당 블로그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게 되며 자연스레 기업들이 노리는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도 반감하게 된다. 결국은 블로거 개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지키느냐에 달린 문제이다. 네이버 지식인이 무분별한 광고의 도구로 오용되면서 망가진 것처럼 이제 블로그도 광고처럼 믿지 않는 시대가 곧 오게 될까 두렵다.

블로그 수익의 안정된 보장 방법은 없는가
그렇다면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책은 없을까. 블로거를 통해 당장 얼마의 수익을 내느냐가 목숨을 걸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블로거들에게 마냥 취미로만 블로깅을 하라고 하기에는 투여되는 노력이 너무 과도하다. 순수하게 개인 관심사나 지식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블로그를 지속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래봤자 언제나 마이너리그일 뿐이다.[각주:2]

한국에서는 아직 블로그의 수익모델이 너무나 일천하다. 개미군단처럼 흩어져있는 블로거의 세력화를 이뤄 줄 매니지먼트사나 블로그 협회와 같은 세력 형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업이 개인 블로거와 일일히 컨택하기로 힘들 뿐더러 개인의 힘으로는 어떤 파괴적인 광고 효과를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치 연예기획사나 온라인신문협회처럼 말이다. 나는 한국에서는 가장 먼저 이 분야에 뛰어든 태터앤미디어가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돈벌이에 신경쓰지 않고 신나게 블로그를 할 수 있게 될 수 있도록 고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다만, 현재와 같은 폐쇄적이고 자의적인 파트너 선정 방식은 개선되어야 하며, 스폰서 여부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하니 믿어보도록 하자.  
 
기업과 블로거 모두 도움되는 선순환의 고리

프로블로거닷컴


그렇다면 해외 블로거들은 뭘 먹고 살까? 미디어형 블로그의 경우 물품을 리뷰하고 난 다음 그 제품을 블로그에서 다시 독자들에게 이벤트 형태로 되돌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트래픽을 모으고 나면 이를 통한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 된다. 근시안적으로 작은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의 영향력을 키워 광고를 유치하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도 서명덕님이 경품으로 당첨된 노트북을 벤처기업에 증정하는 등 이같은 사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테크크런치프로블로거와 같은 기업형 미디어 블로그의 경우 콘텐츠와 광고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고 한다. 독자들도 광고가 콘텐츠 읽기를 방해하지 않는 한, 이를 블로거를 운영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편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모든 미디어들은 광고를 먹고 산다. 기업이 우리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에 광고를 했다고 해서 신문사가 기업에 댓가를 받았다고 보지는 않지 않는가? 블로그의 컨텐트가 가치가 있고 매력적이면 방문자가 모여 들 것이고 이 방문자는 결국 광고로 연결되는 산업 구조를 갖춰야 한다.(물론 현재 한국의 미디어산업 구조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ㅠㅠ) 

아직 블로고스피어는 광고주가 군침을 흘리기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아직 충분하지 않다. 기업이 블로그 마케팅을 통해 노출 효과나 영향력을 사는 측면도 있겠지만 블로그에서 오고가는 대화를 모니터링하여 고객들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도 있다. 일방적 비난이 아닌 대안적 비판이 이뤄져야 그런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될수 있지 않을까.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댓가를 당당히 얻어내는 프로블로거 
기자와 블로거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한 기자가 말했다. "내가 쓴 글은 돈이 되지만 블로거의 글은 돈이 되지 않는다."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블로거 자신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냉정하게 가치를 평가해보아야 한다. 과연 내 글이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살 가치가 있는가?

블로그가 궁극적으로 창작 활동으로 이뤄진다면 결국에는 콘텐츠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어떤 블로거 중에는 대기업에 제품 리뷰 콘텐츠를 판매하기도 하고, 어떤 블로거는 온라인 매체에서 전문 분야의 고정 기고나 칼럼을 맡기도 하고, 각종 강연이나 워크숍 등을 통해 수익을 얻기도 하고, 자신의 글을 모아 책을 발행하기도 한다. 결국은 '콘텐츠 품질'이 보장되는 블로그가 살아남지 않을까?
 
미국처럼 영어권 전체를 대상으로 블로그들에 비해 한국어로 된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는 불행히도 너무나 좁다. 이번 논쟁이 가뜩이나 블로거를 알바단 정도쯤으로 치부하고 마뜩지 않은 시선을 주는 기성 언론들에게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까 우려된다.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좁아터진 블로그 시장 자체가 자멸할 우려가 있다. 

물론 모든 블로거가 돈을 벌 필요는 없고 프로가 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교류하는 것으로도 블로그의 매력은 충분하다. 애드센스나 북 리뷰로 용돈 정도만 벌어도, 혹은 돈 한푼 못벌어도 블로그를 통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즐거운 아마추어가 될지는 피곤한 프로가 될지는 블로거 개인이 판단할 문제다. 

[관련 글]
100만원 물품 받고 리뷰 쓴 블로거들 도덕성 논란 - 이정환닷컴
어’에서 - 테터앤미디어
파워블로거와 파워마케터의 차이; 신뢰성 - j4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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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태터앤미디어 블로그 네트워크 포럼에서 송호창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법적으로 모든 블로그는 상업적이라고 전제한다고 한다. [본문으로]
  2. 어떤 이들은 블로거를 마치 지켜야할 순수의 성역인듯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어떤 것이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있으며, 어떤 메시지가 광고가 아닌 것이 있는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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