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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미디어 블로거와 알바 블로거의 차이점

by 미돌11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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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딱 세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 콘텐츠 생산자인 블로거들은 수익을 창출해 줄 스폰서를 기다리고, 생산자들은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해 줄 블로거를 찾고 있지만 둘의 만남은 견우와 직녀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둘 사이의 서먹한(?) 사이를 중재해 줄 중간자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 각종 블로그 미디어 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하다.

 생산자: 블로거
 중계자: 포털, 메타 블로그, 광고 대행사
 소비자: 기업


최근 한 대행사와의 미팅에서 "기업이 원하는 블로거를 대 드립니다~"라는 제안을 들으면서 과연 이것이 맞는 방향인가 싶은 우려가 생겼다. 블로거는 원하는 수익을 챙기고 기업은 블로거들을 활용해서 좋고 대행사는 Fee를 먹이니 1석 3조가 아닌가 하는 말이다.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지만 어쩐지 찜찜하고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이들 3자의 짜고치는 고스톱에 결국 네티즌들이 우롱당하는 것은 아닐까. 이들 세 그룹간의 권력 관계 속에서 모두가 해피할 수 있는 원활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블로그의 산업화, 블로그의 사업화 
아직 한국에서 블로그 관련 비즈니스로 재미를 얻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블로그 광고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메타 블로그도 왕성하지 못하고 네이버를 제외한 포털 블로그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한다.
최근 Web 2.0관련 비즈니스가 시들해진다는 경기 침체의 여파와 함께 주춤하다는 기사도 나오긴 하지만 블로그는 아직도 성황 중인듯 보인다. 블로그가 한국에서 작년부터 인터넷 비즈니스의 최대 화두가 되면서 이를 사업화해보려고 달려드는 업자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기존의 광고 대행사는 물론이요, PR 대행사, 바이럴 마케팅, 온라인 마케팅, 뉴스 서비스 업자, 언론사닷컴 등 온라인 비즈니스는 온통 블로그 열풍이다.

추락하는 웹2.0 기업에는 날개가 없다 : 윙버스, 한RSS, 위자드닷컴, 미투데이, 레뷰, 큐박스, 위지아 등 웹2.0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기사[블로터닷넷]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해피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배고프고 허기지다. 블로거들에게는 투잡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수익 모델 확보가 절실하고, 기업들은 효과가 보장되는 블로거들을 언제든 확보할 수 있다면 좋겠고, 중계자인 에이전시들은 적절한 수수료로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모두가 해피한 구조일 것이다. 기획력을 갖춘 블로그들로 잘 조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은 언제든지 블로그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현재의 블로고스피어에서 블로거들은 기업이 돈만 주면 무엇이건 써주고, 기업들은 노출 효과가 보장되는 특정 유명 블로거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는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입소문이나 알바 블로거로 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블로그가 미디어로서, 매체로서의 파워를 갖지 못하면 영원히 알바 수준의 종속에 그칠 것이다.
기업들도 블로거를 제3의 미디어로 대우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블로거는 기업의 니즈에 맞춰 자신의 가치(Value)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  

알바 블로거와 미디어 블로거의 차이는?
알바 블로거는 한마디로 기업의 기사 하청이다. 얼마 간의 보상을 받고 취재를 하거나 포스팅을 해 준 댓가로 비용을 지불한다.
트래픽이 많은 인기 블로거들은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바쁘지만 막상 의뢰받은 포스팅을 하다보면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지 못하게 되고 포스팅에는 크고 작은 제약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미디어 블로거는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한다. 그들은 기업에게 정보를 받지만(어떤 기업은 기자들에게 Press Relase하듯이 Blogger Release를 한다.) 돈을 받고 포스팅을 하지 않는다. 취재 의뢰를 받거나 비용에 대해서 청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블로거는 기자와 마찬가지로 릴레이션의 대상이지 기사 하청을 받아 기업이 원하는 대로 기사를 써주는 알바꾼들이 아니다. 대신 기사를 통한 직접적인 보상이 아닌 광고나 협찬과 같은 간접적인 수익을 창출한다.(이 둘이 명확히 분리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표면적으로는 그렇다는 - -;)

해외의 테크크런치와 같은 유명 기업형 블로그는 기사 작성과 광고 수주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고 한다. 블로거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꾸준히 포스팅을 하여 명성을 얻게 되고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자연히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갖게 되므로 광고와 같은 수익도 자연히 붙게 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누구나 미디어 블로그를 꿈꾼다
미디어란 무엇인가?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분야의 변화에 대해 "인터넷은 셀 수 없는 주제들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액세스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매사에 정통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고 이는 곧 블로그로 통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블로그는 콘텐츠를 기획하여 작성, 배포하는데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자신의 의도대로 제약없이 발행할 수 있으며 지면의 제약이나 분량, 게재 주기도 걱정 없이 개인이 운영할수 있는 미디어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사적인 이야기나 인맥관리 중심의 '싸이월드는 개인 미디어'로 인식되는데 반해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개인 미디어 브랜드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적 식견을 보여주는 진지한 글쓰기가 매우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에서 컨텐츠의 질과 업데이트 빈도가 보장되는 미디어 블로그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에서는 전업 블로그라고 할 만한 사람도 드물고 블로그 글 쓰기를 전문적으로 한다고 해도 생계를 위해서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해외에서 한 달에 수천만 원씩을 버는 블로그가 있다고는 해도 특정 영역에 한정되어 있어 여전히 국내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는 그저 취미로, 재미로, 신변 잡기적으로 흐르고 있는 듯 하다. 한국에서 자신의 발행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글쓰기만으로 돈을 벌고 있는 미디어형 블로그는 얼마나 있을까?

모두가 행복해지는 블로고스피어
한편으로는 특정 기업의 의뢰를 받아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의 글을 쓰거나 근거가 미약한 무책임한 글 등으로 블로그 전체의 신뢰도를 추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사람이 모인 가치를 돈으로 바꿔 낸다'는 시장의 논리에 맞춰 엄청난 방문객을 자랑하는 유명 블로그에서 노골적으로 특정 기업의 홍보 대행을 하거나 특정 대상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의 글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는 블로그 자체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뜩이나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는 너무나 작고 미약하다. 조선일보와 같은 기성 미디어들은 블로그를 폄하하고 깎아내리기 바쁘고 블로그 사용자의 수도 아직은 너무나 소수에 불과하다. 하나의 단결된 블로고스피어 세력화, 그룹화, 우리 모두를 묶어주는 강력한 연대 혹은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블로거라면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고 균형있게 표출할 수 있는 미디어 블로그를 지향한다. 문제는 그 전에 배가 너무 고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수익을 해결해줄 것인가. 우선은 기업들도 블로그 마케팅은 다른 매체에 비해 싸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판'이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블로그를 미디어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고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블로거들도 당장 눈앞의 수익이나 방문자 유인에만 애쓰지 말고 처음에는 배가 좀 고프더라도 블로그를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거나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노력한다면 광고나 기고, 콘텐츠 판매, 강연, 스폰서, 제품 판매까지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 서먹하고 어색한 이들의 사이를 메꿔줄 훌륭한 중계자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블로거가 직접 기업의 의뢰를 받는 것보다 중계자를 통하게 되면 아무래도 포스팅의 부담이 덜하고 좀 더 거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독자와의 신뢰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한국적 문화에서는 어느정도 필요하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블로고스피어를 만들려면 이들 셋의 하모니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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