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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면 회사 생활이 즐겁다

by 미돌11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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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회사 생활도 10년이 훌쩍 넘는 동안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배려하고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최근에 반성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내 앞에 닥친 일을 해내기에 바빴고 어떻게 하면 훌륭하게 일을 해내서 상사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을까에 지나치게 몰두해왔던 같다.(블로그에 왠 자기 고백 ㅠㅠ)
다른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힘겨워하거나 상사를 욕하거나 하면 '흥~ 불만을 늘어놓는 시간에 좀 더 자기 일이나 잘하지'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내가 가장 즐겨하는 충고는 '불만은 자신감의 결핍이고 의지의 박약이다'였으니 오죽했겠는가.

누구든지 사람이라면 인지상정이라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더 친하게 어울리기 마련이겠지만 나는 불편한 사람들과는 밥도 먹지 않고 사적인 농담도 잘 섞지 않는 편이었던 것 같다. 가식적이고 의례적인 인간관계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조직에서 이익을 위한 줄서기나 정치적인 인간 관계를 경멸했다.

그런 내가 최근에 생각을 달리하게 된 계기가 몇 가지 있었다.
내 주변에 일하는 사람들과의 사소한 감정적 교류가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 칭찬을 했더니 부메랑으로 돌아오더라
선배의 행동에 대해 회의석상에서 칭찬을 했더니 머쓱해하던 선배가 다음 자리에서는 나를 칭찬하고 관심을 보이더라. 나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그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것이었다.

# 사적인 조언을 해주니 계속 상담을 해오더라
나보다 늦게 결혼한 회사 동료가 결혼 생활, 시댁과의 관계 등에 대해 물어오길래 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면서 친해졌다. 그동안 서로 사적인 얘기를 하지 않고 업무적으로만 대했는데 개인적인 친밀감이 생기니 업무 협조가 더 잘 되는 것이 아닌가.

# 책을 권해 줬더니 인생의 선배로
나와 함께 일하는 한 후배가 연애사로 힘들어하기에 알랭 드 보통의 '로맨스'를 사주었더니 무척 기꺼워한다. 그녀가 내 홈페이지에 남긴 방명록.
"일하면서도 많이 배우지만, 일 뿐만 아니라 그냥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제가 미처 관심갖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셔서요.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인데두, 마치 오랜시간을 알고 지낸 것처럼.... 제 삶의 선배님같아요ㅋㅋ"

사람은 누구나 칭찬에 약하다. 관심을 갖고 던지는 한마디에, 나를 칭찬하는 사람은 한번 더 되돌아보게 되는 마음이 생긴다. 특히 가족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내는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는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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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를 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 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동료 한 사람이 인사를 건성으로 하기만 해도, 연락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만 해도 우리 기분은 시키멓게 멍들어버린다. 누가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과일 바구니라도 보내주면 갑자기 인생이란 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환희에 젖는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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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인정은 두 가지 이유에서 우리에게 중요하다. 물질적인 면에서 보자면, 공동체로부터 무시당할 경우 신체적으로 불편하고 위험할 수 있다. 심리적인 면에서 보자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할 수 없다. P.164

  - 출처: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중에서

나 자신, 그리 현실적인 인간이 되지 못한다. 마음에 없는 번지르르한 말도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 마음이 없다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지난 시간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관심을 보여주고 조언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내가 지금보다 조금 더 한 발짝 다가서 관심을 보여주면 그들도 손을 내밀 것이다. 진심은 반드시 통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한국 조직 생활의 기본 전제이자 필수 조건임을 쉽게 간과했음을 알았다.
 
  [관련 글] 2008/08/08 - 블로그와 인간 불안의 상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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