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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사랑의 감성, 임경선 작가의 '다하지 못한 말'

by 미돌11 202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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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작가의 <다하지 못한 말>은 광화문의 공무원 여성과 피아니스트 남성의 짧은 사랑 이야기이다. 사랑에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다고 했지만 조금 덜 사람한 사람이 더 사랑한 사람에 비해 권력(우위)을 갖는 건 사실이다.


약자 편에 선 여자 주인공의 일인칭 구어체 소설이라 그런지 애틋하고 섬세하고 날 것의 느낌이 난다. 
나혼자 조용한 방에서 숨어서 읽게 되는 그런 떨리는 사랑의 감성이 있다. 

임경선 작가의 담백하고 툭툭 뱉어내는 듯한 문체에 금새 몰입했다.  
사랑을 처음 느낀 황홀한 순간의 기분들과  
그의 이기심과 무신경에 불행한 기분과 
괜한 희망고문으로 심장에서 피가 콸콸 쏟아지는 아픔과 
괜찮은 척 하며 혼자 이겨내려는 이별의 고통을 
여주인공이 나 자신인 것처럼 잘 공감이 가더라. 


그럼에도 충분히 깊이 사랑하고 상처받기를....
다만, 끝내 후회없이 다하지 못한 말이 없기를.

✅ 인상적인구절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가능하기나 한가?"

덕질을 할 때 나의 마음도 대체로 이런 비슷한 느낌인듯해 선뜻 공감이 갔다. 

이 책을 보고나니 봄이 올 때마다 덕수궁 수양벚꽃을 보러 가고 싶어질 것 같다. 
석조전 앞 돌계단에 앉아 하염없이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릴 것이다. 

“사랑할 때는 그 무엇도 겁내거나 사리지 말고, 나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죠. 사랑이 고통스러운 건 너무도 당연해요.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프거나,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슬프면 - 맞아요, 그건 사랑이에요.”
_ 티모시 샬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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