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섯살박이 개구장이 남자 아이를 둔 엄마로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집에 가서 아이를 앉혀두고 엄하게 '훈육'을 시켜보기도 했다. 뉴스에서 보면 어린이 안전 사고의 60%가 가정 내에서 일어나고, 또 60%가 남자 아이라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된다. 엄마들도 주의를 해야겠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 안전 의식을 더욱 높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 그렇고 지난주 드럼 세탁기 캠페인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든 생각. 역시 백번 이론보다 한번 경험하는 것이 낫고, 열가지를 아는 것보다 한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되씹어본다.
평소에 위기에 대한 인식을 하고 이를 대응하는 방법을 트레닝하고 준비가 된 상황이라면 이슈가 발생했을 때 지체하지 않고 바로 대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작은 사건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이슈/위기 대응 프로세스는 어디든 갖추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찾고 찾아보면 인터넷에서도 얼마든지 많은 이론적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사건이 발생하면 매뉴얼은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허둥지둥 당황하여 대응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1. 대응은 빠를수록 좋다.
골든 아워라는 것이 있다. 문제를 덮어두며 쉬쉬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사실(fact)을 드러내라. 우리의 과실이 분명하다면 바로 인정하라. 애매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입장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해야한다. 사과에도 기술이 필요한 시대다. 과거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일부 언론에만 대응하고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이 미디어인 '광장의 시대'다. 비밀은 없는 것이다.
2.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핵심 메시지를 잊지 마라.
마음 상한 고객, 신뢰를 잃은 고객, 상처받은 고객,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먼저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해야한다. 이때는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임을 늘 먼저 밝혀야 한다.
딱딱한 보도자료 문구가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항상 기억해 둘것은 '우리가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이다.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3. 이슈의 주도권을 잡아라.
문제를 덮어두지 말고 최대한 빨리 드러내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책임이 아닌 것은 확실히 하고 비난에 대한 논리를 마련해라. 물론 대책이나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두는 것이 뒷말이 없다. 이슈를 끌고 가는 것과 이슈에 끌려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4. 위기 사무국을 운영, 평소 훈련 필요하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위기 사무국을 구성해야한다. 보통 해당 부서, 서비스, 홍보, 법무, 대외 협력 등 관련 부서의 책임자가 한번에 모여 이슈를 드러내고 대책을 논의해야한다.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다면 화상 회의를 해서라도 최대한 빨리(가급적 발발 당일) 모여서 방안을 도출해 즉각 최고 경영자(CEO)에게 보고해야한다.
5. 대책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해라
문제를 인식하고 사과하는 것에 그쳐서는 제대로 된 이슈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정확한 보상 방법과 연락처를 밝혀야 한다. 또, 누구나 인정할만한 뚜렷한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한다. 이 부분은 기업에게 때론 출혈이 될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가 난 곳은 도려내야 더 건강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이때는 과감한 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6. 최대한 아군을 많이 확보해라
기자 대응시 평소에 자주 만나고 술먹고 한 기자가 도움이 되듯이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과의 관계를 구축해두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꼭 만나서 밥먹고 술먹고 하라는 것이 아닌다. 블로그를 방문해서 자주 관심을 보이고 도움이 되는 자료나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 이런 평소의 관계 관리가 이슈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의 메시지가 확산되는 것을 도와줄 뿐 아니라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 잡아주기도 한다.
7. 평소 소셜미디어에서 '존재감'을 확보해라
이슈가 발생하고 나서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은 기업 미디어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 늦다. 미리 미리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고 타겟 고객과 교류해야한다. 그들이 궁금한 것에 답변해야하고 불만을 해소해줘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셜 미디어에서 그 기업의 존재감을 확보해야 한다.
8. 싸움을 한다면 우리 마당에서
이슈가 발생했을때 적의 소굴로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다. 포털 등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댓글로 싸우거나 논쟁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우리의 마당으로 오도록 유도해야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다. 가끔 내부 직원이 충성심에 의해 댓글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자칫하면 이슈가 더욱 확산된다. 공식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불만에 대해 성심 성의껏 대응하면 된다.
9. 위기는 곧 기회다.
혹자는 소셜 미디어가 증가하면서 기업이나 PR담당자는 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의 입장이나 메시지를 미디어의 게이트키핑을 통해 소극적으로 전달했다면, 이제는 블로그나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의 도래로 나의 입장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밝힐 수 있게 되었다.
10. 후속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해라
최초의 이슈를 잠재웠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급하게 발표한 약속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체화하여 실행하도록 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해야한다. 사람들이 약속을 이행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소소한 과정이라도 계속 공유하여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투명성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의심받기 시작하면 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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