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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사내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 '의형제'라니 이건 너무 촌티나지 않나..요즘은 어째 TV버라이어티부터 영화까지 온통 남자들 뿐이야하면서 궁시렁거렸다. 게다가 소재가 '간첩 박멸'이라니.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소재는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히트를 통해 한국 영화에서는 이미 진부한 장르 영화가 아닌가.
그런데 의외다. 이번 설을 지나면서 개봉 2주만에 벌써 250만 관객을 넘어섰다니는 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니 무사히 차별화에 성공하며 흥행 성공작으로 사뿐히 안착한 것 같다. 나도 설 연휴 마지막날 타임스퀘어 CGV에 예매를 하고 오랫만에 데이트를 하러 갔다.
'영화는 영화다'로 충무로에서 합격 점수를 얻은 장훈 감독 생애 두번째 영화인것 치고는 참으로 영리하게 잘 빠진 영화다 싶다. 나는 주로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데 요즘 신인 감독은 모두 머리가 너무 좋다. (게다가 감독이 잘 생기기까지 -,.-) 김기덕 감독의 조연출치곤 너무 스타일이 깔끔하고 매끈하다. 철거 지역을 배경으로 돈 한푼 안들이고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35억이?)라니 더욱 영리하다.
간단한 줄거리와 인물을 살펴보자. 김일성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버림받은 남파공작원 송지원(강동원)과 국정원 요원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간첩 때려잡다가 흥신소 사장으로 전락한 이한규(송강호)가 우연히 만나 한 집에서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한국 영화의 걸출한 두 배우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썩 당기는 영화였다. 왠만하면 DVD나 IPTV로 때우는 나를 영화관으로 이끄는 데에는 강동원의 역할이 80% 이상이었다. 영화 '늑대의 유혹' 이후부터 그의 팬으로서 이후 다소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에 조금 실망한터라 이번 영화가 더욱 반갑다. 마산 사투리가 묻어나는 그의 말투는 과거에 비해 저음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귀에 착 감기는 것이 좋더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만나는 지점은 바로 '가족'이다. 이혼 후 미국으로 재혼하러 간 아내와 딸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이한규와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데려오기 위해 분투하는 송지원. 이한규에게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와 돈이고, 송지원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과 신념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 "인간적으로"다. 정말 "인간적으로..." 재미있다.
"어차피 자본주의는 남의 돈으로 내 행복을 사는거야" - 이한규
"당신 눈엔 내가 그런 시시한 배신자로 보여?" "저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 송지원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 한규가 차려준 어머니 추석 제사상을 앞에 두고 흔들리는 강동원의 눈망울에서 출렁이면서 떨어지던 눈물(아..남자의 눈물은 아름다워라~)이었고, 가장 어울리지 않는 장면은 가족과의 비행기내에서 아내와 딸이 함께 앉은 모습(아..어색해~)이었다. 북한에서 막 내려온 가족들이 어쩜 그리 매끈하고 뽀송뽀송한건지 -,.-
배우 8년차, 7번째 영화에서 오버하지 않고 눈빛으로도 연기를 해내는 썩 훌륭한 연기자로 거듭난 강동원을 지켜보는 내가 다 흐뭇하다. 물론, 초반에 캐릭터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강동원에게 "내가 너 나이에는 너만큼 못했어. 잘 하고 있으니 걱정마라."는 조언을 해주었다는 송강호도 아주 멋진 선배다. 이제 81년생으로 갓 서른을 넘긴 강동원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영화다. 물론 장훈 감독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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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 - [My Story] - 우리 곁의 대통령,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고
2009/01/30 - [My Story] - 말랑말랑한 청춘 영화와 함께 한 연휴
2009/01/10 - [My Story] - 내 청춘의 아름다운 영화 16선
2008/11/22 - [My Story] - 2008 청룡영화상 수상의 주인공들
그런데 의외다. 이번 설을 지나면서 개봉 2주만에 벌써 250만 관객을 넘어섰다니는 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니 무사히 차별화에 성공하며 흥행 성공작으로 사뿐히 안착한 것 같다. 나도 설 연휴 마지막날 타임스퀘어 CGV에 예매를 하고 오랫만에 데이트를 하러 갔다.
'영화는 영화다'로 충무로에서 합격 점수를 얻은 장훈 감독 생애 두번째 영화인것 치고는 참으로 영리하게 잘 빠진 영화다 싶다. 나는 주로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데 요즘 신인 감독은 모두 머리가 너무 좋다. (게다가 감독이 잘 생기기까지 -,.-) 김기덕 감독의 조연출치곤 너무 스타일이 깔끔하고 매끈하다. 철거 지역을 배경으로 돈 한푼 안들이고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35억이?)라니 더욱 영리하다.
간단한 줄거리와 인물을 살펴보자. 김일성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버림받은 남파공작원 송지원(강동원)과 국정원 요원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간첩 때려잡다가 흥신소 사장으로 전락한 이한규(송강호)가 우연히 만나 한 집에서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한국 영화의 걸출한 두 배우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썩 당기는 영화였다. 왠만하면 DVD나 IPTV로 때우는 나를 영화관으로 이끄는 데에는 강동원의 역할이 80% 이상이었다. 영화 '늑대의 유혹' 이후부터 그의 팬으로서 이후 다소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에 조금 실망한터라 이번 영화가 더욱 반갑다. 마산 사투리가 묻어나는 그의 말투는 과거에 비해 저음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귀에 착 감기는 것이 좋더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만나는 지점은 바로 '가족'이다. 이혼 후 미국으로 재혼하러 간 아내와 딸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이한규와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데려오기 위해 분투하는 송지원. 이한규에게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와 돈이고, 송지원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과 신념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 "인간적으로"다. 정말 "인간적으로..." 재미있다.
"어차피 자본주의는 남의 돈으로 내 행복을 사는거야" - 이한규
"당신 눈엔 내가 그런 시시한 배신자로 보여?" "저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 송지원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 한규가 차려준 어머니 추석 제사상을 앞에 두고 흔들리는 강동원의 눈망울에서 출렁이면서 떨어지던 눈물(아..남자의 눈물은 아름다워라~)이었고, 가장 어울리지 않는 장면은 가족과의 비행기내에서 아내와 딸이 함께 앉은 모습(아..어색해~)이었다. 북한에서 막 내려온 가족들이 어쩜 그리 매끈하고 뽀송뽀송한건지 -,.-
배우 8년차, 7번째 영화에서 오버하지 않고 눈빛으로도 연기를 해내는 썩 훌륭한 연기자로 거듭난 강동원을 지켜보는 내가 다 흐뭇하다. 물론, 초반에 캐릭터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강동원에게 "내가 너 나이에는 너만큼 못했어. 잘 하고 있으니 걱정마라."는 조언을 해주었다는 송강호도 아주 멋진 선배다. 이제 81년생으로 갓 서른을 넘긴 강동원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영화다. 물론 장훈 감독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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