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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고 영화관을 자주 찾지 못하는 나에게 최근 고마운 친구가 바로 하나TV다. 한 두달 내의 최신 개봉 영화도 3,500원이면 해결해주니까.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간 보고 싶어 미뤄두었던 진지한 영화보다는 뭔가 내 머릿속을 깨끗이 정화해 줄 그런 가벼운 영화가 필요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산소가 부족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이번 연휴에 내가 선택한 세 편의 영화 중 이연희가 나오는 영화가 공교롭게도 두 편이나 되었는데 의외로 무척 신선했고, 내가 좋아하는 최강희, 유지태라는 배우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단, 영화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는 금물. 이런 류의 영화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부담없이 즐기면 되는 것이다. 진지한 인생 따위는 멀리 훨훨 날아가버려~~
저자극성 사랑 이야기, 순정만화
예쁘고, 따뜻한 영화를 보고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이 영화가 그랬다.
이연희라는 배우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첫사랑의 수줍음을 연기하는데 이만한 인물도 드물겠다. 게다가 유지태와 키가 맞는 여자 배우란 그리 흔치 않단 말이지 ㅋㅋ 풋풋함이 그대로 배어나와 마치 원래 여고생인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류장하 감독은 그의 스승만큼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지는 않지만 보다 더 순수한 느낌이다. 유지태가 그 나이에 이런 간지러운 영화에 출현한 이유가 의리 때문이라는건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강풀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라서인지 영화 속 캐릭터들은 너무나 착하고 귀엽지만 한 편으로 하나 같이 아픔을 갖고 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렸거나 아들을 혹은 연인을 사고로 잃었거나 아주 어렸을 적부터 부모을 잃고 혼자 살거나. 영화는 따뜻하지만 그 속의 사람들은 모두 외롭고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어눌하고 어수록한 동사무소 직원 유지태와 열두살 띠동갑 연인으로 나오는 연희의 당돌한 대사가 참 맘에 든다.
내가 이 영화가 맘에 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클래식 카메라에 대한 오마주 때문이다. 또 다른 연상연하 커플인 채정안과 강인. 채정안이 갖고 다니는 라이카 바르낙 IIIa이란 카메라도 워낙 희귀한 클래식 카메라인데다가 케이스도 넘 멋져 완전 갖고 싶더라는. 이연희도 고등학생인 주제에 디카보다는 필름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걸 안 유지태가 채정안이 벼룩시장에서 버린 걸 선물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연희의 주민증 사진을 찍어주는 유지태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좋아해~'라고 고백하자 그녀가 환하게 웃는다. 그 때 셔터를 누르는 유지태.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웃는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게지. ^^
말랑말랑한 순정 만화 - 내 사랑
배창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이한 감독이 감우성, 최강희, 이연희, 정일우, 엄태웅, 임정은이라는 산뜻한 캐스팅을 들고 나온 말랑말랑한 순정만화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최강희는 4차원 소녀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지만 감우성은 너무 늙어보였고, 이연희와 정일우는 캠퍼스 선후배가 연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풋풋하게 그려내고 있다.
개기일식과 사랑의 기적을 연결시킨 극의 설정이나 프리허그를 하러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엄태웅의 캐릭터 모두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황당한 이야기라 몰입하기 어렵지만 그냥 영화려니 이런 인생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보면 뭐 한 편의 동화같은 그런 영화.
당신의 아내가 결혼했다면? - 아내가 결혼했다
이 영화는 손예진만 아니었더라면 '사랑과 전쟁'의 영화판에 다름아니었을 것이다. 열혈 축구팬인 아내와 결혼에 골인했다는 설정은 매우 기발하지만 가부장적 결혼 제도의 전복을 꿈꾸기에는 무리가 많아 보인다.
한 가지 '내가 만약 진아라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리 두 남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해도 두 집 살림 살며 직장다니고 아이까지 키워낼 수퍼우먼이 될 자신은 없다. 절대 사양이다.
개인적으로는 힘들게 담아냈다는 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면 실황까지 장면만이 가장 맘에 들었다. 이 장면을 위해 무려 3개월간 구단을 설득했고 결국 10만 명의 관중 함성에 대한 저작권료 2천만원을 지불했다고 하니 그 함성이 가히 리얼하고도 남음이 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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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번 연휴에 내가 선택한 세 편의 영화 중 이연희가 나오는 영화가 공교롭게도 두 편이나 되었는데 의외로 무척 신선했고, 내가 좋아하는 최강희, 유지태라는 배우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단, 영화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는 금물. 이런 류의 영화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부담없이 즐기면 되는 것이다. 진지한 인생 따위는 멀리 훨훨 날아가버려~~
저자극성 사랑 이야기, 순정만화
예쁘고, 따뜻한 영화를 보고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이 영화가 그랬다.
이연희라는 배우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첫사랑의 수줍음을 연기하는데 이만한 인물도 드물겠다. 게다가 유지태와 키가 맞는 여자 배우란 그리 흔치 않단 말이지 ㅋㅋ 풋풋함이 그대로 배어나와 마치 원래 여고생인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류장하 감독은 그의 스승만큼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지는 않지만 보다 더 순수한 느낌이다. 유지태가 그 나이에 이런 간지러운 영화에 출현한 이유가 의리 때문이라는건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강풀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라서인지 영화 속 캐릭터들은 너무나 착하고 귀엽지만 한 편으로 하나 같이 아픔을 갖고 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렸거나 아들을 혹은 연인을 사고로 잃었거나 아주 어렸을 적부터 부모을 잃고 혼자 살거나. 영화는 따뜻하지만 그 속의 사람들은 모두 외롭고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어눌하고 어수록한 동사무소 직원 유지태와 열두살 띠동갑 연인으로 나오는 연희의 당돌한 대사가 참 맘에 든다.
난 결혼은 아무나하고 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평생 그리워하며 살거에요.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랑 어떻게 같이 살아요. 부끄럽게. 으이그~
저 어른되는거 별루에요.
비겁해지는 거 같구 그래서 싫어요.
내가 이 영화가 맘에 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클래식 카메라에 대한 오마주 때문이다. 또 다른 연상연하 커플인 채정안과 강인. 채정안이 갖고 다니는 라이카 바르낙 IIIa이란 카메라도 워낙 희귀한 클래식 카메라인데다가 케이스도 넘 멋져 완전 갖고 싶더라는. 이연희도 고등학생인 주제에 디카보다는 필름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걸 안 유지태가 채정안이 벼룩시장에서 버린 걸 선물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연희의 주민증 사진을 찍어주는 유지태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좋아해~'라고 고백하자 그녀가 환하게 웃는다. 그 때 셔터를 누르는 유지태.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웃는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게지. ^^
말랑말랑한 순정 만화 - 내 사랑
배창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이한 감독이 감우성, 최강희, 이연희, 정일우, 엄태웅, 임정은이라는 산뜻한 캐스팅을 들고 나온 말랑말랑한 순정만화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최강희는 4차원 소녀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지만 감우성은 너무 늙어보였고, 이연희와 정일우는 캠퍼스 선후배가 연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풋풋하게 그려내고 있다.
개기일식과 사랑의 기적을 연결시킨 극의 설정이나 프리허그를 하러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엄태웅의 캐릭터 모두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황당한 이야기라 몰입하기 어렵지만 그냥 영화려니 이런 인생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보면 뭐 한 편의 동화같은 그런 영화.
당신의 아내가 결혼했다면? - 아내가 결혼했다
이 영화는 손예진만 아니었더라면 '사랑과 전쟁'의 영화판에 다름아니었을 것이다. 열혈 축구팬인 아내와 결혼에 골인했다는 설정은 매우 기발하지만 가부장적 결혼 제도의 전복을 꿈꾸기에는 무리가 많아 보인다.
한 가지 '내가 만약 진아라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리 두 남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해도 두 집 살림 살며 직장다니고 아이까지 키워낼 수퍼우먼이 될 자신은 없다. 절대 사양이다.
개인적으로는 힘들게 담아냈다는 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면 실황까지 장면만이 가장 맘에 들었다. 이 장면을 위해 무려 3개월간 구단을 설득했고 결국 10만 명의 관중 함성에 대한 저작권료 2천만원을 지불했다고 하니 그 함성이 가히 리얼하고도 남음이 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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