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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자연으로의 회귀- 데이비드 호퍼의 개인전 '길 위에서'

by 미돌11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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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퍼는 미국적 일상적 풍경과 거리의 모습을 관찰해 여기에 자신의 기억과 상상력이 더해지며 완성되는 리얼리즘적 특성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알프레드 히치콕과 같은 영화감독, 국내에서는 SSG 광고 (공유, 공효진)에도 등장하는 모던한 느낌으로 차용되어 유명해졌다. 호퍼는 상업 미술을 전공해 삽화나 광고 쪽에서 일하다 뒤늦게 예술가로 본격 활동한 케이스로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3층 
📍 관람료 : 1.7만원 매주 월요일은 휴무
📍 매월 마지막 수요일 야간개방 : 오전 10시 ~ 오후 10시

📍 전시 기간 : 2020년 4월 20일 ~ 8월 20일까지.
📍 예약 : 사전 예약 필수, 인터파크/카카오톡  

📍 오디오 가이드 : 배우 유지태 (3000원 대여비)

- 전시실 입장시 QR 입장권 인식 후 팔찌를 차고 입장하며 1티켓에 여러명 예약시 입장은 동시에 해야함.
- 가방이 무거울 경우 미술관 지하 1층 무료사물함 또는 1층 안내데스크에 보관 후 입장

서소문 본관 3개층 전체에 걸쳐서 전시할 정도로 작품 수가 270점이 넘는 대규모 전시라 최소 2시간 이상 소요되니 참고바람.  

뉴욕 휘트니 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고립, 단절, 서외의 정서를 대표하는 작가 호퍼는 대상과 공간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를 풍경 너머의 뒷모습, 석양, 빌딩의 창문 등으로 표현한다.

(관람동선은 2층 --> 3층 --> 1층으로 오는 순서라 오디오가이드 반납하려면 다시 2층으로 올라가야하니 참고.)

2층에는 초기 드로잉 작품과 파리에서 담은 자연과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고. 
3층에는 뉴욕 맨해튼 다리, 퀸스버러 다리, 아파트 등의 뉴욕과 여행다닌 미국 북동부의 사실적인 풍경을 전시한다.
1층에는 유명 광고의 한 장면처럼 모던한 뉴요커의 삶과 풍경을 관찰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호퍼는 뉴욕에서 대도시의 풍경과 도시인의 삶을 관찰하여 담아냈는데 창문을 통해 밖에서 실내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적 시선을 자주 드러낸다. 극장, 레스토랑 등에서 만난 인물의 뒷모습과 막간의 풍경을 담아 고독하고 단절된 느낌을 자아낸다. 

<뉴욕 실내>
<밤의 창문> 창문으로 엿보는 장면들이 많다.
오전 7시

호퍼의 조력자인 아내 조세핀 

전시장 1층 입구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조세핀 니비슨 호퍼(1883-1968)는 호퍼의 아내이자 뮤즈이자 예술적 동반자로서 그를 세상에 알린 마케터로 활약한 사람이다.

내성적이고 과묵한 작가와 달리 외향적이었던 그녀는 둘의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다니며 많은 작품을 함께 제작하며 작품에 대한 상세 이력을 적인 장부를 30년동안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을 꼼꼼히 기록해 사료적 가치를 더했다.

아내 조세핀은 예술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후에는 2,500여 점에 달하는 호퍼의 작품과 자료 일체를 휘트니미술관에 기증해 지금의 호퍼의 명성을 드높인 공로가 높다. 역시 남편이 성공하려면 아내의 조력이 중요하다는 교훈 ^^  

1929년, 호퍼 부부는 뉴욕에서부터 찰스턴,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고 매사추세츠주와 메인주까지 함께 여행했다. 여정 중 길 위에서 얻은 인상은 기억에 남아 이후 작가의 작업에 지속적인 영감이 되었다고. 

아내 조세핀을 모델로 한 <햇빝 속의 여인>을 그대로 재연해놓은 2층 테마룸에서 기념촬영도 꼭 하시길.

대표적인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원본은 전시가 안되어 아쉬웠지만 스케치와 제작노트가 공개되어 매우 흥미로웠다. 

조세핀은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위한 습작(1941 또는 1942)에 대해 “유리창 위쪽 끝 경계를 따라 가게 안의 밝은 천장이 어두운 바깥 거리에 대비” 된다고 기록했다. 조명이 켜진 실내 공간은 창밖의 어둠과 대비되며 시간이 멈춘 듯한 단절적인 느낌을 준다. 

고독한 도시인의 초상을 그리던 그가 후기에는 자연의 풍경으로 회귀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였으리라. 

티켓에 그려진 대표작 <철길 풍경>도 직접보니 멋지더라.

티켓에 그려진 대표작 <철길 풍경>도 직접보니 멋지더라.  호퍼의 미국 풍경화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풍경이 아닌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새롭게 그려진다. 철길 옆에 우뚝 선 신호탑 뒤로 녹색 언덕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일몰을 묘사한 <철길의 석양>(1929)은 기차 창문 너머로 목격한 장면인 것 같지만, 실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풍경이라고 한다.  

사진 촬영은 2~3층은 불가하고 1층에서만 허용되는데 동영상은 불가함.
직원들의 엄격한 통제로 작품을 향한 삿대질 금지, 모서리에 기대도 안됨. #격렬한손짓금지


1층에선 다큐멘터리 영화 <호퍼 : 아메리칸 러브스토리>(2022) 풀버전도 1시간 반 가량 상영하니 꼭 챙겨보시길.

내가 애정하는 배우 유지태의 도슨트 가이드도 아주 완벽하게 좋았다는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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