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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영화] 잊혀진 '덕혜옹주'를 다시 기억하다

by 미돌11 2016.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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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는 실화에 가상의 이야기를 덧입힌 영화라는 소개에도 불구하고 실존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서왜곡 논란이 뜨겁다. 평론가들의 평가는 5점대인데 관객평가는 10점대가 많을 정도로 극과 극의 평가를 보여준다. 

사실 나는 손혜진이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치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감독이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등을 연출한 믿고보는 허진호 감독이고 남주가 박해일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선택한데 한 몫했다.

경쟁작이 내가 신뢰하는 배두나의 터널과 스타트랙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기도 했고. 아무튼 결론은 실망스럽지 않았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였던 ‘덕혜옹주’가 13세의 나이로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 후 1962년 귀국하기까지 그녀의 삶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영화는 많은 부분 실화에 기반하고 있었고 거기에 영화적 상상력이 약간 가미된 정도라 역사왜곡이라 할만큼 큰 거부감은 없었다. 옹주가 한글학교를 열고 연설을 하고 망명을 시도하는 등 일제에 저항 운동을 했는지의 사실 여부보다는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덕혜옹주라는 한 인물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서 재조명한다는 면에서 공감대가 많았던 영화였다.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며 아리랑을 부르고 정신병에 걸려버린 옹주를 보며 신파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어머니와 조국에 대한 그녀의 비극에 안구에 습기가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던 나보다 연배의 분들이 대부분 눈물을 훔치거나 훌쩍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허진호 감독 식 공감을 주는 멜로 영화의 코드가 역사물에서도 통할 줄이야......

여주를 맡은 손혜진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영화 제작비 10억 투자도 정말 놀라운 얘기다. 영화 흥행해서 돈 많이 버시길 ^^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두 남자는 바로 박해일이 연기한 김장한과 고수가 연기한 이우 왕자다. 둘 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이고 실재 이우 왕자와 고수는 외모도 비슷해서 캐스팅되었다고. 박해일은 정말 김장한 그 자체로 목소리며 연기가 어찌나 머찐지 ㅋㅋ 

오직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열망했던 덕혜옹주가 광복 후 이승만 정부에 의해 입국을 거부당하고, 자신을 강제 유학 시켰던 친일파 한택수가 유유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쳐가는 것으로 덕혜옹주가 느꼈을 절망감과 좌절을 짐작할 수 있었다.

덕혜옹주가 죽기전에 남긴 말이 가슴먹먹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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