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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사람의 두가지 유형 알랭 드 보통은 역시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인문학, 역사, 철학 등등 모든 지식을 동원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데 선수다. 우리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아하~'하면서 이마를 치거나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지금 읽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에 보면 주인공 남녀를 통해 여행과 독서에 대한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 아주 통렬하고 유머 넘치게 표현해 놓은 장면이 있다. 우선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해 놓은 부분을 보자. 외국에 가는 사람들은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놀라운 것을 싫어하는 관광객 (주로 남자) 뉴욕에서던 홍콩에서든 뭄바이에서든 케이프타운에든 그들 호텔의 로비에 데려다 놓으면 어느라에 와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호텔 밖에 인력거와 불교 사원이 있어도 투숙객은 .. 2009. 8. 2.
올 여름엔 '북캉스'를 즐겨보자 요즘 돈 드는 바캉스 대신 책을 읽으면서 시원한 여름을 나는 북캉스(book+vacance)족이 많아 온라인 서점이 호황이라는 기사를 보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책 읽는 것도 최고의 피서겠다 싶다. 나는 휴가 기간 중에 매일 아침 우리집 1층 할리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블로깅이나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한가로운 오전의 블로깅이나 독서는 꿀맛처럼 달다. 이번 여름 휴가에는 연중 행사로 코엑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난 뒤 책을 좀 보려고 '반디 앤 루니스'를 들렀다. 일본 여행 포켓 회화책도 사고 여행서적 살겸 코엑스 서점에 갔다가 새로 나온 작가들의 책도 구경하고 몇권 구매를 했다. 알랭 드 보통, 에쿠니 가오리 처럼 평소에 관심가는 작가의 신작은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폴런엔젤님에.. 2009. 7. 30.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미국의 80년대 단편문학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들을 수록한 이 보석같은 책을 접한 것은 부록으로 작품 해설을 써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었다. 평소 단편에서 레이먼드 카버에 대해서 종종 언급해온 하루키인지라 궁금증이 일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단편을 좋아하기도 한다. 레이먼드 카버는 우리가 가볍게 여기는 일상의 모습들, 즉 네 명의 남녀가 각자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 이발소에 온 사람들의 수다와 시비(고요), 비타민 판매원 이야기(비타민) 등을 각각의 단편소설이란 장치를 통해 투영한다. 그렇지만 타조를 키우는 친구의 집(체프의 집), 부인의 맹인 친구와 함께 그림을 그려보는 이야기(대성당) 등은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무척 사실적이라 충분히 공감할 수 .. 2009. 5. 30.
동물원에 가기 ㄴ지난 주에 우리 가족은 동물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과천 서울 대공원을 향했는데 올림픽대로에 줄지어 선 차량 행렬에 깜짝 놀라 일산 주주 동물원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주주는 체험형 동물원을 표방하는 곳으로 직접 동물들에게 먹이도 줄수 있고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코끼리나 기린 같이 덩치가 큰 동물은 없지만 마침 중국 기예단이 원숭이와 사자와 함께 공연을 하고 있어 코앞에서 사자도 볼 수 있었고, 오랑우탄, 파충류, 나귀, 말, 소, 캥거루, 공작,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수 있었다. 벌써 주주와 과천을 두 번씩이나 다녀왔지만 너무 어렸을 때보다 지금이 잘 이해하고 딱 좋은것 같다. 보통 동물원이라고 하면 아이를 위해 어른들이 따라가기 마련이지만 알랭 드 보통의 책 '동물원에 가기'라는.. 2009. 3. 19.
어떤 공간에 대한 희망 - 행복의 건축 집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만들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의 책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으잉~ 철학한 사람이 뜬금없이 무슨 건축이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건축의 기술이 아닌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도구로서의 건축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았을때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국 철학과 미학은 서로 일맥 상통하는 것인가? 어떤 공간과 어떤 희망이 일치했을 때, 우리는 그곳을 '집'이라고 부른다. 보통은 집이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라고 말한다. 삶이 피할 수 없는 고난이며 저주받은 시간이라면 집은 그 고난에 대한 따뜻한 보상이며 저주받은 시간들에 대한 위로인 셈이다. 한국은 주로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지어주는 대로 그냥 들어가 살지만 외국의 경우 .. 2009. 2. 21.
아이를 키우는 특별한 육아 블로그 프리랜서 디자이너 부부인 이경인, 박은희 부부는 온라인에서 매우 유명하다. 프랑스어로 '소년소녀'라는 뜻의 UGUF 부부는 2002년 결혼 직후 파리에서 2년, 토론토에서 1년을 각각 프리랜서와 학생으로 지내며 그곳에서의 생활을 담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홈페이지(http://www.uguf.com)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파리의 보물창고』, 『캐나다의 보물창고』,『파리여행노트』를 펴냈다. 유학에서 돌아와서는 일본에 한달 간 머물면서『공상소년소녀 UGUF의 30일간의 도쿄탐험』등 각종 여행 에세이를 펴내기도 했다. 좋아하는 여행도 하고 책 내서 돈도 벌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상의 브랜드로 오프라인에서 빛을 본 확실한 케이스다. 그러던 남편 UG는 .. 2009. 2. 12.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 아주아주 오래 전, 내가 2002년인부터 지끔까지 꾸준히 들락거리던 개인 홈페이지 웍슬로(http://walkslow.com/)의 윤선민 군 드뎌 책을 발간했다.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는 그의 홈페이지 슬로건이 정말 근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역시 텍스트로 브랜딩을 하는 사람이었다. 심플하다못해 심심한 그의 홈페이지가 내 쉴곳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음악과 인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홈페이지 벗으로서 또 무수한 댓글을 나눈 친구로서 어찌 하나 사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8년째 개인 홈페이지를 꾸준히 운영한다는 것 자체로 존경할 만한데 이걸 책으로 내놓다니 와~ 정말 멋지군요. 당신. 쑥쓰러운 미소를 짓던 한 청년이 이제 브랜딩 회사의 대표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그 이.. 2009. 1. 25.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③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내가 에픽하이의 노래를 마음에 들어하긴 했지만 타블로라는 개인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그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부터 관심이 확 쏠렸다. 가수나 연예인이나 에세이를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임네 한 적은 많았어도 그처럼 탄탄하게 문학 공부를 하고 순수 문학 단편집을 낸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처음에는 뉴욕에서 독립영화 조감독으로 활동하였는데 이 때 음악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가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본업인 가수로 판매한 5집 앨범 판매량보다 이 책은 한 달 판매 부수(14만부)가 더 높다니 정말 대단하다. 외아들로 자라 외롭고 자의식이 강했으며 또 냉소적이었던 스무 살 시절의 흥분과 비밀의 조각들을 담아낸 『당신의 조각들』로 타블로는 서른을 코앞에 두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타블로의 외.. 2008. 12. 21.
버거운 당신의 삶을 위한 위안 - 철학산책⑤ 누구의 삶이든 모두 버겁다. 그리고 그들 중 아주 일부만이 완성된 삶을 이뤄내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고통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너무나 인간적인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젊어서부터 건강도 좋지 않고 정신병으로 쉿 다섯에 죽을때까지 고독과 무명, 가난, 그리고 결혼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불행했지만 인간의 천재성을 믿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 시련을 극복하는 자에게만 인생의 성취를 이룰 수 있으니 난관을 참고 견디라고 충고한다. 누구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신입 사원이 회사에서 처음 맡은 일을 훌륭하게 수행해내기 어렵고, 예술가가 첫 작품에서 위대한 예술품을 창작해낼 수 없고, 첫 연애에서 아주 훌륭한 연인이 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매우 부족한 인간이라는 존재인 것을 .. 2008. 12. 14.
인간이라는 시시한 존재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④ 프랑스 남서부 멋진 성에서 자린 몽테뉴는 할아버지 대부터 이 성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엄청난 장서를 자랑하는 자신의 원형 서재에서 보내며 독서광이자 애서가, 사상가였다. 그는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 "모든 사람을 위한 말걸기"라고 했으며 개인적인 고독감을 덜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세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은 그전의 심각한 책들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닌 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인간이 개미나 염소나 피론의 돼지 보다 나은것은 이성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로 인해 의심, 고통, 근심, 질투, 탐욕에 쉽쌓이기 쉬으므로 이성에 대한 그릇된 신뢰를 경계하고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고.. 2008. 12. 10.
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좌절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③ 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예측할 수 없는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언제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를 당할지 모르고,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병이 들수도 있고, 나를 모함하는 무리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도 있고,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을 당할 수도 있다. 인간이란 도대체 뭔가? 약간의 충격, 약간의 타격에도 터지고 말 혈관......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는 무방비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고,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모든 모욕에 고스란히 노출된, 허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발가벗은 육체. 사람들은 이런 불합리한 일이 '나에게만' 닥쳐서 억울해하거나 분노한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말인고 하면.. 2008. 12. 8.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최근 유일하게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송혜교(준영)과 헤어지자고 말하고 난 후 현빈(지오)이 하는 독백이 아주 잘 와 닿는다. 너무 감상적이지도 너무 쿨~한척 하지도 않는다. 이별에 대해 이렇게 담담하고 가슴 아프게 표현한 문장이 있던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 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이거 가만보니 상실의 시대에서 무라까미 하루키가 흞조린 말과 비슷하지 않은가.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 2008.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