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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좌절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③

by 미돌11 2008.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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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예측할 수 없는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언제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를 당할지 모르고,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병이 들수도 있고, 나를 모함하는 무리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게 갑자기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도 있고,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을 당할 수도 있다.


인간이란 도대체 뭔가? 약간의 충격, 약간의 타격에도 터지고 말 혈관......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는 무방비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고,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모든 모욕에 고스란히 노출된, 허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발가벗은 육체.

사람들은 이런 불합리한 일이 '나에게만' 닥쳐서 억울해하거나 분노한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말인고 하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반대로 왜 그런 불행이 당신에게만 일어날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좌절이 나에게 직접 닥쳤을때 우리는 분노해야 하는가, 체념해야 하는가.
세네카가 말하는 체념의 기술은 이렇다.

우리는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불완전성과 화해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포기하기만 하면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내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p.136~137

누구나 죽을 운명으로 태어났고, 우리 역시 죽을 운명의 아이를 낳는 법이야. 모든 것에 기대를 거는 한편으로 어떤 일이든 다 닥칠 수 있다고 예측해야지. p.146

현명한 사람은 아무것도 잃을 수 없다. 그는 자신에게 부여된 모든 것을 가진다. 현명한 사람은 자족한다. p.157

시끄러운 길거리에서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면 소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믿어야한다. 다른 사람의 동기에 대한 비관적인 해석을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대본에 추가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규칙만 지키면 소음은 결코 달가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격노하게 만들 이유 또한 없는 것이 될 것이다. p167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현실을 자유로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상황과 변화 불가능한 현실을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을 올바르게 구분하는 것이 바로 지혜. p.170

세네카는 화려한 부를 누린 귀족이었으나 네로에 의해 자살을 명령받고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고 독약을 마신 후 태연하게 죽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말해온 자신의 철학을 몸으로 실천했다. 진정한 철학자는 이래야 하는거지..흠..

나는 쉽게 분노하는 내 기질에 대한 답을 이 장에서 찾은 듯하다. 모든 일에 열정을 갖되 인간에 대한(설사 내 자신이라해도) 높은 기대는 금물. 내게 닥친 어떤 상황도 예상하고 인정하고 만족할 것.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참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 그것이 설사 죽음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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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8년 8월 25일 개정판 1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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