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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by 미돌11 200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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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우리 가족은 동물원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과천 서울 대공원을 향했는데 올림픽대로에 줄지어 선 차량 행렬에 깜짝 놀라 일산 주주 동물원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주주는 체험형 동물원을 표방하는 곳으로 직접 동물들에게 먹이도 줄수 있고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코끼리나 기린 같이 덩치가 큰 동물은 없지만 마침 중국 기예단이 원숭이와 사자와 함께 공연을 하고 있어 코앞에서 사자도 볼 수 있었고, 오랑우탄, 파충류, 나귀, 말, 소, 캥거루, 공작,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볼수 있었다. 벌써 주주와 과천을 두 번씩이나 다녀왔지만 너무 어렸을 때보다 지금이 잘 이해하고 딱 좋은것 같다.

보통 동물원이라고 하면 아이를 위해 어른들이 따라가기 마련이지만 알랭 드 보통의 책 '동물원에 가기'라는 책에는 혼자서 동물원에 가게 된 필자의 이야기가 배꼽을 잡는다. 

동물원은 동물을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간을 동물처럼 보이게 하여 마음을 어지럽힌다. "원숭이는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오랑우탄 우리에는 그런 설명이 붙어있다. 비슷한 점이 너무 많이 보여 마음이 편치 않을 정도다. 털을 깎아내고 티셔츠에 운동복 바지를 입혀보라. 그럼 우리 한구석에서 코를 긁고 있는 저 오랑우탄은 영락없이 내 사촌이다.
 ...
사람의 기괴한 짓들이 기본적으로 단순한 동물적 욕구- 먹이, 서식지,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후손의 생산 등을 향한 욕구-의 복잡한 표현일 뿐이라고 보게 되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이러다 레전트 파크 동물원의 1년 자유입장권을 끊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보통의 알랭 드 보통의 책 두께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작고 얇은 문고본처럼 생겼는데 총 9편의 짧은 글이 에세이처럼 들어가 있다. 문제는 이 글들이 모두 기존의 책들에서 발췌한 짜집기라는 거다..허거덕..내가 서점에서 좀 자세히 들춰봤다면 좋았겠지만 워낙 약속시간에 늦어 허둥지둥 집어온 것이 화근. 지하철에서 읽어보니 9편 중에 5편이 기존의 책에서 다 읽었던 거다. 나머지도 30분 정도에 다 읽어버렸다.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도 출판사들의 이런 중복 게재 경쟁으로 눈살을 찌뿌렸는데 알랭 드 보통도 한국에서 이정도로 뜨는 인기작가인건가..여쨌든 뒷맛이 씁쓸하다.

[질문]
보통 1000명선을 유지하던 제 블로그 방문자가 그제 7,500명을 훨씬 넘겼는데 유입경로를 아무리 찾아봐도 네이버도 다음도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혹시 카운터가 미쳤나? 아시는분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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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이레,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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