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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7

섬세하고 우아한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 버락 오바마가 추천한 책, 인도계 이민 2세대 박사학위 재원인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여성 작가, 줌파 라히리의 단편집 을 담백한 북클럽 5기 선정도서로 읽었다. 정확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차 있어 하루에 한편씩 곱씹으며 읽게되는 단편의 함량이 놀랍다. 짧지만 강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맛보는 느낌, 진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느낌이다. 평범한 일상의 서늘한 문장을 읽다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다가 끝내 눈물을 툭 하고 쏟고 마는 그런 책이다. 32살에 낸 이 첫 소설집으로 무려 퓰리처상을 수상하다니 정말 놀랍다. 단편 하나나하나가 독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고 영화 같다는 느낌이고 제목도 모두 딱 적절해서 좋다. '상실과 그리움'의 정서, 작고 세밀한 이야기로 보편성을 획득 한 뒤 우리의 삶까지.. 2024. 2. 19.
[고전 읽기] 치열한 여성의 삶을 그린 생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2024년에는 울림터 독서모임에서 올해는 몇 권이라도 고전을 읽어보기로 했다. 1월 선정도서인 생의 한가운데는 루이제 린저 (1950, 독일)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쟁의 허무주의가 팽배한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 삶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한 "여성교양소설"로 꼽히는 소설이다. 일기와 편지글, 니나의 소설 등 참신한 형식으로 '전후 독일의 가장 우수한 산문'으로 평가된다. 명성 있는 소설가이자 여성적인 매력을 가진 니나 부슈만을 사랑한 20년 연상의 의사 슈타인의 일기체 형식의 기록이 뼈대를 이룬다. 모험을 무릅쓰는 여자이자 신념이 강한 니나는 자살시도, 두번의 결혼, 투옥 등을 거치며 당당하고 완전한 자유를 꿈꾸고 몸으로 부딪힌다. 실제 반나치스 활동으로 투옥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루이제 린저의 자전적 소설로.. 2024. 1. 26.
소수적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 '마이너 필링스' 한국계 미국 이민자 2세대로서 겪은 ‘소수적 감정(minor feelings)’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로 지난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를 수상하는 등 미국 평단의 찬사를 받은 . 현재 영화 의 제작사 A24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라고. 책 출간 이후 캐시 박 홍 작가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와 같은 한국계 이민자의 삶을 그린 책과 영화가 늘어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9.11 테러 이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며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높아졌고, 최근 코로나가 중국인이 숙주라는 인식으로 아시안 혐오가 번지면서 더욱 주목받게 된 책이다. 주위에서 미국 유학이나 영주권자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인은 주로 '모범 소수자', .. 2023. 11. 7.
도발적이고 통쾌한 여성 문제보고서 - 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작가님의 첫 소설집 《이중 작가 초롱》에는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대입학벌주의, 여성 성폭력, 청소년 성 억압, 문단의 성희롱, 베이비박스, 직장 폭력 등 너무나 다양한 여성 사회이슈를 수면위로 끌어내 불편하면서도 신랄한 문체에서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상 작가의 미상은 작자미상(作者未詳)의 그 미상이다. 온라인 글쓰기로 다져진 내공으로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출판사 신인작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5월 독서모임 선정도서 - 이중작가초롱 그야말로 여성 사회문제의 총집합, 집대성 보고서처럼 느껴질 정도다. 단편집이라 하나하나 함량이 높아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단편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작가 : 이미상 - 글쓰기 중독자, 글쓰기 애호가에서 문학웹진에 투고해 .. 2023. 6. 1.
노학자 전영애 교수의 따뜻한 '인생을 배우다' 오늘 하루도 아무런 사건 없이 무사함을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나이가 50대 이후란다. 그만큼 이젠 삶의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인 72세의 노학자 전영애 교수님의 를 읽으면 담담한 문장이 가슴을 후벼파는 눈물을 쏟게 만든다.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어른의 답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이다. 2022년 12월 29월에 KBS 다큐 인사이트 을 보면 배우고 나누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 막연했던 나의 노후를 꿈꾸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사람이 뜻을 가지면 얼마나 클 수 있는가, 그 본보기가 ‘괴테’ (조선일보) 일흔둘 노학자가 홀로 가꾼 1만 제곱미터의 뜰 (KBS 다큐) 이 나이가 되어서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내 얘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겸손'을.. 2023. 5. 1.
예순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12월의 북토크 선정 도서는 청각장애와 가난, 고통 속에서도 소외된 사람들과의 나눔을 기뻐했던 고 이순자 작가의 글을 모아 펴낸 유고 산문집. (이순자) 곧은 심성과 따뜻한 시선, 특유의 위트와 희망이 담긴 투박하고 진솔한 글이 내 몸 전체를 통과해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마흔 다섯에 대학을 가고 일흔의 나이에 작가로서 꾸는 꿈을 꾸며 설레인다. 이제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이른 결심을 축하받고 싶다. 내게도 이런 감정의 아킬레스 건은 외할머니와의 추억이다. 어린 시절 내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주신 유일한 분이었는데 직장생활에 치여 치매로 마지막 순간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후회가 된다. 고순 냄새 풍기며 파고들던 외할머니의 품이 아직도 난 그립다. 인생의 목적이 거창한 성공이나.. 2022. 12. 21.
30년 만에 전면 개정한 '거꾸로 읽는 세계사' 11월 북토크 선정도서는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우는 교훈은 무엇인가. 중고등학생의 보조 교재로, 대학가의 교양 필독서로 읽히던 이 책을 30년만에 전면 개정하면서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열정 넘치지만 모자란,논리적 비약을 일삼는, 자유의 폭이 좁은 젊은이를 반성하며 약간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최근 100년간의 급변하는 근대 역사에 대해 무지했던 나에겐 현대사 교양 수업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역사는 사실보다 진실이 더 중요하다. 진실보단 사실을 의심 없이 교육받던 시기에 편향된 시각에 균형을 잡아준 책이다. 과거를 통해 배우지 못하면 그 과거를 되풀이된다. 역사를 균형있게 바라보는 안목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 사라예보 사건 제2.. 2022.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