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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풍만함에 반하다!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

by 미돌11 202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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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출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가 창안한 '보테리즘'에서 존재감 가득한 인물과 사물을 통해 유머와 따뜻함을 느꼈다. 보테로는 '새로고침 서양미술사2' 책에서 접했던 다채로운 색감과 풍만함으로 확고한 조형 언어를 형성한 라틴 아메리카의 피카소 같은 작가이다. 

2015년 예술의전당 전시 이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보테로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과 보테로 연구자 크리스티나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가 공동기획해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거쳐 서울에 이른 순회전이다. 보테로 서거 후 그의 작업실 등에서 발견돼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을 포함해 회화와 드로잉, 조각 등 총 112점이 선보였다. 

페르난도 보테로가 창안한 대표적인 기념비적 양식 ‘보테리즘(Boterismo)’

20세기 현대미술에서 가장 독창적인 표현 양식 중 하나로 평가받는 터질 듯 부푼 엉덩이, 거대한 넓적다리를 가진 풍만한 인물들은 보테로의 이미지 중에서도 가장 오래 기억 속에 남는 주제이다.

그는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 정물, 과일, 나아가 풍경의 요소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상을 동일한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예술적 특징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특히 콰트로첸토(원근법과 인체 비례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고전 고대의 이상미를 부활시키며 르네상스 미술의 기초를 확립한 이탈리아 15세기 미술)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 

1950년대 이탈리아 체류 경험을 계기로 ‘양감(volume)’에 대한 탐구를 시작해 단순한 형태적 요소를 넘어 감각성과 관능성을 전달하는 조형적 표현으로 확장시켰다.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정서가 깃든 보테로 특유의 그 풍성함에 반하고 대형 작품을 실물로 보니 기분이 절로 좋아지고 생각보다 훨씬 압도된다.  

메니나 : 벨라스케를 따라 (2006)

6개 섹션으로 구성된 보테로의 예술 세계

보테로는 인물, 정물, 종교, 투우, 서커스, 그리고 고전 거장에 대한 오마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전통적 장르에 대한 일관된 탐구를 이어나갔다. 이는 유화뿐만 아니라 수채화, 파스텔, 목탄, 생그윈(붉은 갈색 안료)을 비롯하여 청동 및 대리석 조각 등으로 확장했다. 


전시의 구성 역시 보테로의 작품의 주요 소재인 변주(Versions),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 종교(Religion), 투우(Bullfight), 정물(Still Life), 서커스(Circus) 총 여섯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정물’ 중 '배’(1976)에서는 가로·세로 모두 2m에 이르는 대형 캔버스를 누런색 배가 가득 채웠는데, 오른쪽 위를 보면 누군가 입으로 베어 문 흔적이 있다. 흔히 아는 배를 한 입 베어 문다면 절반 가까이 자국이 남을 텐데, 보테로는 자국을 배에 난 상처처럼 작게 그렸다. 중간에는 과육을 뚫고 빼꼼히 얼굴을 내민 벌레가 보이는데 역시 배의 크기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작다. 

 

그가 태어난 콜롬비아는 정부와 반군이 반세기 넘게 내전을 치르고, 정치인들과 교회 권력은 부패한 나라였다. ‘바티칸의 욕실’(2006)에서는 가톨릭 성직자가 너비 2m의 캔버스를 메운 욕조에 옷을 입은 채 누워 있는 동안 욕조보다도 키가 작은 하위 성직자가 수건을 든 채 서 있는 모습을 통해 풍자를 드러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고전 명작을 따라한 작품들 중 보테로의 작업실에만 보관됐다가 순회전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2006)이나 ‘마티스를 따라 그린 오달리스크’(2022) 등에서 보듯 16~17세기 명작 속 인물은 보테로의 방식대로 풍성하게 그려졌다. 


 학창 시절 다녔던 투우 학교에 다닌 경험으로 그린 투우의 화려함과 긴장,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현장을 그렸다. 


서커스는 특유의 볼륨과 색채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통해 웃음과 환상을 전해준다.

 

“예술에서 양감은 관능이라는 특정한 개념과 맞닿아 있다. 나는 회화가 관대하고, 감각적이고, 육감적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페르난도 보테로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 이라크 전쟁 중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만행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도 시종일관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2026. 4. 24 – 8. 30 
🎱 관람료 : 2.3만원(카카오톡 얼리 예매로 50%할인가로 다녀옴)
📣 무료 정규 도슨트 해설 프로그램
    정우철 · 최예림 · 한지원 · 문보금
    매주 화 – 금 | 오후 1시 · 오후 3시 
📣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예술의전당 어린이아카데미, 미술관이야기, 생각하는박물관)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