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관광 대국이다. 매년 태국 인구의 4배가 넘는 사람들이 다녀가고 거리를 가다보면 현지인 못지않게 유럽인이나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는 태국이 천연 자원이 풍부하고 관광 자원과 넓은 국토를 갖고도 잘 살지 못하는 건 게으른 국민성과 낮은 교육열을 이유로 댔다. 실제로 현지에서 학교를 가지 않고 식당이나 관광지에서 일하는 어린 소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걸 보면 사실인듯했다. 낮보다는 밤이 더 화려한 곳, 파타야를 즐기고 왔다.
휴식과 레포츠가 있는 산호섬, 꼬란
그 중에서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라는 뜻의 파타야는 그 이름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휴양과 휴식을 연상시켜온 곳이다. 파타야에는 1년 내내 여름같은 날씨가 있고, 휴양이 있고, 레저가 있고 푸른 바다와 초현대식 숙박시설이 있다. 우리 부부는 레포츠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해변에서 늘어지게 휴식을 취하거나 스쿠버 다이빙 같은 것을 해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가 컸다.
Contax g2
출발에 앞서 아빠의 모자를 쓰고 신이 난 주혁군.
자~ 이제 꼬란 섬으로 출발해볼까~
대기하고 있는 쾌속정에 올라탄다.
파타야 해변에서 쾌속 모터 보트로 20여분을 달리면 나오는 산호섬 꼬란을 다녀오는 것이 이날 코스였다. 파타야 해변보다 물이 훨씬 맑고 얕아서 수영을 하기에 제격이다. 결국은 다이빙이 아니라 산소통 같은걸 쓰고 잠수하는 씨워킹(Sea Walking)을 했지만...여름에는 녹조가 심해 바닷속 시야가 매우 혼탁해서 추천할만하지는 않다. 쭉 늘어선 파라솔에 몸을 맡긴 채 야자수를 마시면서 일광욕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것도 상상했지만 현실은 겨우 반나절 간 실제론 두 세시간 정도의 시간이 허용될 뿐이었다. 다이빙과 물놀이를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
주혁군은 들어갔다가 겁을 집어먹고 바로 나왔다는 -,.- 역시 다섯살에겐 무리.
발바닥이 뜨거워 심기 불편하다 ㅎㅎ
이래서 패키지는 곤란하다. 자기가 맘 내키는데로 일정을 조정할 수 없이 타이트하게 짜여진 일정대로 따라가다보면 실제 느긋한 기분을 만끽하기보다는 몸과 마음만 지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그래도 얕은 바다가 맘에 드는지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낙하산 타기 체험은 꽤 짜릿해보이긴 했지만 겨우 2~3분도 되지 않아 이것도 그냥 맛뵈기.
농눅 빌리지와 코끼리쇼
파타야에서 아이들과 함께라면 농눅빌리지에서 코끼리쇼를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코끼리가 자전거를 타고 긴 코를 이용해 풍선을 터뜨리거나 농구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 위를 건너는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여주면 객석의 사람들에게 와서 바나나를 얻어먹는 식이다. 이런 쇼에 투입되는 코끼리는 코끼리 중에서 머리가 아주 좋은 녀석들로 골라서 오랜 기간동안 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보통 5~7세 정도의 지능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신기하다기보단 관광용 쇼에 동원된 코끼리들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코끼리를 신성시했다는 태국인들이지만 이제는 관광 상품으로 활약
코끼리 트래킹은 생각보다 높아서 좀 무서웠던...
우리 디카로 대신 촬영도 해주었던 능숙한 태국인들
농눅빌리지는 농눅 여사가 귀족에게서 받은 땅에 평생 정원을 꾸미고 정부에 기증하여 공개한 아름다운 정원.
너무 방대해 우리는 맛배기로 만족해야했던 농눅 빌리지
극장에서 전통쇼를 20여분간 보고나서
바로 코끼리 쇼장으로 이동.
얼마나 고된 훈련을 했을까...
화려한 티파니쇼, 그 이면의 그늘
파타야의 밤거리 체험은 따로 하지 않았지만(옵션 코스로 시내 2시간 탐방에 1인 50불이라니 완전 바가지..) 세계 3대쇼로 유명한 게이쇼인 알카자쇼와 티파니쇼를 빼먹을 수는 없는 법. 알카자쇼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티파니쇼는 내 눈으로 보고서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리는 쭉쭉빵빵의 언니들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의상을 입고 화려한 쇼를 펼친다. 쇼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찍어오진 못했지만 초반에 한국의 아리랑과 노바디 공연은 조금 어설펐지만 그래도 색다른 맛이 있었다는..(참고 포스팅: 태국에서도 인기폭발인 원더걸스의 '노바디'- 그린데이)
그녀들의 월급이 겨우 한국 돈 50만원에 불과하지만 극장에서 이렇게 하루 세 타임의 힘든 쇼를 하는 이유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극장에서 성전환 수술을 해주기 때문이란다. 마냥 즐기기에는 화려한 쇼 뒷편을 본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밤이었다.
미모나 키는 좀 딸리지만 공연에서 가장 카리스마 빛난던 이분
3달러를 내면 그녀들과 가념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관련 글]
2010/08/13 - [Photo Essay] - 홀리데이 인 파타야에서 망중한을 즐기다
2010/08/08 - [My Story] - 남편의 못말리는 홈쇼핑 사랑 덕에 태국 여행 떠납니다.
2010/06/30 - [Photo Essay] - 사진으로 훑어보는 강원도 2박 3일 리프레시 여행
2010/01/22 - [Bookmark] - 알랭 드 보통이 공항에서 일주일을 보낸 까닭은?
2009/08/08 - [Photo Essay] - 삿포로 맛집 탐방 - 라멘 요코초, 삿포로 맥주, 게요리
2009/08/05 - [Photo Essay] - 삿포로에서 삿포로 맥주 축제를 만나다
2009/05/12 - [Photo Essay] - 말레이시아 르당 섬에서 달콤한 휴식
미도리 블로그를 구독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Life Journ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콕, 파타야로 가족과 떠난 아쉬운 여름 휴가 (5) | 2010.08.25 |
---|---|
파타야 수상 시장과 방콕 수상 가옥 체험기 (1) | 2010.08.22 |
홀리데이 인 파타야에서 망중한을 즐기다 (10) | 2010.08.13 |
남편의 못말리는 홈쇼핑 사랑 덕에 태국 여행 떠납니다. (8) | 2010.08.08 |
사진으로 훑어보는 강원도 2박 3일 리프레시 여행 (7) | 2010.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