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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독서모임 주제 도서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는 우리 일상의 장애물(사회문제)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깊이있는 책이다. 제목의 '날씨'란 인간이 바꿀 수는 없지만 철학적 사유로 자신만의 '무지개'를 찾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4년 8월 울림터 독서모임 선정도서
● 제목 :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저자 : 서동욱
● 출판사, 발행일 : 김영사, 2024.01.12.
당신은 폭우로부터 가뭄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가? (헤라클레이토스)
감히 알려고 하라 sapere aude! (칸트)
국내 최고의 질 들뢰즈 철학 연구자인 서동욱 교수(서강대 교수)의 산문집 서문이 너무나 아름다워 시인이자 철학자인 작가에게 반할 정도이다. 철학부터 문학, 미술, 영화, 만화, 게임까지 다양한 소재와 관점의 글 40편을 통해 저자는 제대로 된 문제를 직시하는 눈을 길러보자고 제안한다.
남녀평등, 남민 문제, 인공지능 등 삶의 단상을 철학적 근거로 주장하는 책으로 각각의 아티클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짐작된다.
이런 철학서를 읽는 것만으로 교양인이 되는 것만 같다. 살아가는 일이 그저 쓰레기를 만드는 유해한 일임을 인식할 때, 인간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잡아주고 쓰다듬어 줄 따뜻한 손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만히 쓰다듬는 손길이 아닌가.
✅ 인상적인구절
<산책> 이란 바람을 쐬는 것이고 건강 때문이 아니라 공기 때문이다.
산책하는 동안 화초처럼 '생각'이 자라난다.
산책이 그렇듯 반복이 새로움이 아니라면, 일상은 그저 형벌일 것이다.
<혼밥>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가 오믈렛을 먹는 장면에서
"세상의 흐름으로부터 자발적인 고립을 통해 자기주장을 하는 중이다."
<염세주의>
염세주의는 삶에 대한 하나의 위대한 관점, 삶을 긍정하는 자라면 가질 수 밖에 없는 통찰이다.
인간은 목적을 향한 전진이 아니라 무상한 삶, 무위의 삶을 희구한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해질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느려질 권리>
쾌락, 즐거움은 느림의 문제 → 음식을 음미하는 것
노동자는 생업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없고 즐거울 틈이 없다
'느려질 권리'가 없는 삶은 노동을 거쳐 사망으로 가는 쾌속열차
<나이가 든다는 것>
나이가 든다는 건 가능성이 소진되는 것이다.
회상의 끝에서 인생의 깨달음 , 발견의 기회 → 타인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게 된다는것은 시간을 되찾는 것이다.
타인(이웃)의 미래를 돌보는 것이 영생의 길이다.
삶이란 한 개인 안에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사랑하는 타인의 미래 속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기 때문이다. 인간은 수전노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마지막 동전처럼 움켜잡고 홀로 죽지 않는다. 타인이 누릴 미래를 자기의 미래처럼 돌보기에 인간에게 시간은 무한한 것이다. 이웃에서 이웃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미래는 불멸의 고리를 만들며 전진한다.
- p. 299
에필로그: 쓰다듬는 손길. 이것은 조언이자 제안이다.
모든 삶은 위안을 필요로 한다. 강한 이에게도 약한 이에게도 삶은 끌고 가기 힘든 수레인 까닭이다.
쓰다듬는 손은 단지 다른 이에게 위로만 주는 손일까? 오히려 손으로 다른 이를 쓰다듬고 보호하는 자가 더 큰 위로와 힘을 얻는다. 그는 위로하면서 위로받고 보호하면서 보호받는다.
- p. 324
곳곳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화려한 인용들은 다소 괴롭지만 읽어볼만한 책들을 적어보았다.
- 들뢰즈 <차이의 반복>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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