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책의 계절이다. 누구에게나 아지트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 작정하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보다는 저녁을 먹고 난 후 가벼운 차림으로 편안한 신발을 신고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산책을 하다 들어가서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며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기에도 더없이 좋다.
책 한권을 끼고 혹은 맨몸으로 책을 읽으러 나갈 수 있는 동네 북카페 몇 곳을 추천한다. 전원선과 무료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1인용 체어나 스탠드까지 갖춰져 있으면 금상 첨화다.
#카페콤마 - 여의도 신영증권점
나는 우리 동네 북카페 카페꼼마 창밖 풍경을 사랑한다.
서점도 하나 밖에 없는 문화의 불모지 여의도에 대형 북카페라니! 반갑지 않을소냐.
슬세권이란 말에 빗대어 꼼세권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은 동네 책방이다.
오픈 초기엔 커피만 판매하더니 요즘은 요기할만한 빵들도 늘어서 좋다.
얀 쿠브레라는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누군가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북 세미나를 듣고 일상의 문화를 즐긴다.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카페꼼마의 슬로건이 잘 담겨 있는 공간이다.
문학동네란 출판사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북클럽 가입하면 1년간 카페꼼마 커피 반값 할인해준다. (1일 1잔 커피류에 한함, 에이드는 불가)
여의도점 외에도 홍대역점이나 연남동 지점을 추천한다.
#어쩌다산책 - 혜화동
다소 번잡한 대학로 골목 안쪽의 간판이 잘 안보이는 건물 지하에 위치해 계단을 내려가면 계단 앞 작은 나무가 심겨져 있어 그제야 안심이 된다.
톤다운된 체리 톤의 마감과 가구들, 루버 파티션이 차분한 느낌을 준다.
은은한 간접조명과 조용한 음악이 들려온다.
이 공간은 부산스럽지 않게 가만히 존재한다.
매달 하나의 주제로 책을 큐레이션해서 전시하며, 그에 어울리는 음료도 낸다.
'정신적 산책'이 하고 싶을 때 읽고 쓰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점과 카페, 프로젝트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구성되어 있고 작가와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고.
내향인의 서재 같은 공간이다. 오랫만에 가슴이 두근두근💕
어쩌다 산책
무용하고 아름다운 시간
어쩌다 가게, 어쩌다 책방, 어쩌다 집 등 다양한 공간을 기획하는 '어쩌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점과 카페가 연결된 공간
평일에 조용하게 책을 보고 싶을때 가면 좋을 공간.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북카페와는 많이 다른 형태를 보인다. 서점과 카페가 분리되어 있고, 카페의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편하게 책을 둘러볼 수 있으며, 서점과 카페로 들어오는 두 가지의 입구가 존재한다.
산책은 독서와 닮아 있습니다. 길에 지표가 있듯 책에도 목차와 페이지가 있으며 산책 중에 거리와 공간을 느끼듯 독서 중에는 페이지를 보며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해보기도 하지요.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산책 길에 떠오른 생각들을 잡아두기 위해 벤치에 앉아 메모를 하거나 공상의 시간을 보내듯 어쩌다 산책에서의 시간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적 없이 무용하며 평안하고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당인리책발전소 - 망원역
합정역과 망원역 사이에 김소영 아나운서 프리 독립 후 첫 오픈한 책방 <당인리 책발전소>가 있다.
2층 가정집을 개조한 아담한 이 공간 1층엔 서고가, 2층엔 좌석이 있다.
구매한 도서만 읽을 수 있고, 음료를 주문하면 가져 간 책을 읽을 수 있다. 가끔은 저자 특강도 무료로 한다.
코너별로 세심하게 큐레이션된 책들이 테마별로 잘 디스플레이된 정갈한 느낌이 든다.
책이 많지 않아도 누군가 나를 위해 추천해주는 이런 느낌이 좋다.
에코백, 문구류, 책갈피, 독서대 등 책 관련 굿즈들도 판매하고 있다.
책 구경하다 다이어리에 꽂혀 데일리 다이어리를 질렀다. 독서 리스트랑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정리해봐야지.
인생은 기록📝 사소한 작은 기록이 소중하다.
#초소책방 - 인왕산
인왕산초소책방은 청와대 방호 목적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와 책방을 합쳐놓은 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전시나 북콘, 전시, 플리마켓도 열리는 곳이다.
1층은 유기농 빵과 커피를 파는 카페와 지구를 살리는 환경 서점이고
2층은 사방이 통창으로 둘러싸여 있는 보물 같은 공간과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3층 테라스는 사방이 숲과 나무 그리고 웅장한 바위가 둘러싼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날이 맑으면 남산도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비오는 날은 한적한 분위기가 참 좋다.
커피 냄새, 빵 냄새, 비 냄새가 자연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이런 훌륭한 공간을 가진 종로구들이 부럽다😘
봄 가을 계절마다 한 번씩 방문하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친구랑 와도 가족과 와도 혼자 와도 언제나 좋은 곳인데 차를 갖고 오지 않는 이상 걸어올라오는 길이 녹록지 않다.
마치 자신의 곁을 쉽게 내주지 않는 친구처럼.
인왕산 중턱에 자리해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초소책방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려 있다.
주차는 8대 겨우 가능하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이 아니라면 운에 맡길 것.
서대문이나 경복궁 역에서 마을버스를 5분 타고 내려 30분 정도 걸어올라오면 가벼운 트레킹을 하는 기분이 들고 좋다.
✔ 오픈시간 : 오전 8시~밤 10시
✔ 할인 : 종로구민 10%
✔ 아메리카노 4,900원
✔주차 : 최대12대 가능,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추천
#살롱텍스트북 - 종로구
창밖으로 잎이 무성한 아름드리 나무가 서 있고 창가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푹신한 의자가 놓여있다.
많지 않은 책이 주인장이 취향에 따라 큐레이션되어 있고 화려하진 않지만 질리지 않는 차분한 인테리어에 향기로운 커피가 있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
한 켠에 북토크나 미니강좌를 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있으면 금상첨화.
스태픽스 카페의 은행나무를 보러갔다가 그 건물 2층에서 만난 보석같은 서점.
#유퀴즈 #김영하 편의 촬영 장소가 바로 여기였네.
쥔장이 헤드헌터라 직장인을 위한 '공부', ‘인물’, ‘전략’, ‘습관’, '명사들의 인생책' 등 테마별로 진열되어 있다.
매우 남성적인 키워드 선정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책 이외에도 공간 대여, 세미나 등 정기적인 수익모델은 따로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언젠가 나도 이런 공간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춤을 추고 있을 때는 규칙을 깨도 돼. - 댄스댄스댄스
* 관련 링크
생각의 숲, 최인아 책방 탐방후기
가을에 가면 딱 좋은 성북동 북카페 '부쿠(B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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