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리움 미술관의 첫 전시로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포문을 열었다. 이어 2월부터 화려하고 역대급 규모의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전이 뒤를 이었다. 리움의 미술관은 고퀄 전시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사회 기여하는 기업이라 칭할만하다. 기획전이 아니라도 평소에 전시 중인 상설관의 고미술 작품의 퀄리티도 어마어마하니 시간이 된다면 하루를 잡아 둘러보아도 좋겠다.
📍 예약 방법 : 매일 저녁 6시 14일 이후 전시 예약 가능(리움 홈페이지)
https://ticket.leeum.org/leeum/personal/exhibitList.do
난 전시 3가지를 통합예매로 셋다 관람했는데 3월 28일 이후는 개별 예매만 가능.
📍 매주 월요일은 휴무
📍 전시는 5월 28일까지. 무료관람. 사전예약필수
📍 주차장은 있긴하나 협소하여 평일에도 오전 11시 이전 도착해야 가능성 있음.
📍 신분증 맡기면 오디오 가이드 대여 가능. 가급적 추천함.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1/31~7/16)
90년대에 미술계에 등단한 이 시대 가장 논쟁적인 작가인 이탈리아 작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최대 규모의 작품 38점을 전시중인 리움미술관. 파격적인 소재와 도발적인 사회 메시지와 극사실주의 조각과 종교에 대한 도발과 일상의 참사에 대한 애잔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채플린적 희극 장치를 적재적소에서 작동시키며 잔인한 삶에 대한 애잔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데 때때로 불편함에 얼굴이 찌푸려지는 게 사실이다. 지금봐도 다소 놀라운데 당시에는 얼마나 파격적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충격적인 것이 말과 비둘기와 같은 동물이 모형이 아니라 실제 동물의 박제라는 사실. 어쩐지 불편하리만치 리얼하게 보이더라니 ㅠ
바닥을 뚫고 나온 남성이 관람객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무제’(2001)
그 (2001). 이 작품은 2차대전 당시 중립국이었던 스웨덴 미술관에 소개된 작품으로, 카텔란 작품 특유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
카텔란을 닮은 인물이 옷걸이에 매달린 형식의 작품 ‘무제’(2000) , 피곤에 쩐 중년의 얼굴이다.
물구나무 선 뉴욕경찰들
생 바나나를 접착테이프로 벽에 붙인 ‘코미디언’(2019)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로 알려진 <코메디언>의 1.4억에 판매된 웃지 못할 악동같은 작가.
이탈리아 바티칸 성당의 천장화를 재현해놨는데 나는 실물을 보았으니 줄이 길어 패쓰 🤣 #원본대체경험
머리에 온갖 복잡한 것들이 매달려 있는 카텔란의 모든 작품이 담긴 보이드 (2019).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모든 작품을 축소해 만든 작은 모형들이 무질서하게 붙어있다.
무제(1999) 자신의 그림거래상을 이렇게 만들어놓다니 얼마나 앙심을 품은거니 ㅠ
그림형제의 동화 브레맨 음악대에서 모티브를 얻은 당나귀·개·고양이·까마귀 박제 작품 ‘가족’(1998)
무제(2007)
시신 아홉 구를 연상케 하는 카라라 대리석 조각 <모두>는 최근 우리에게 닥친 참사를 추모한다.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 형상의 ‘아홉 번째 시간’(1999) 쓰러진 교황은 특정 종교를 넘어 권위와 억압을 토론한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그림이 있는 시스티나 성당의 축소판을 대기줄이 최소 20분 이상 각오할 것.
카텔란 작가를 닮은 세발 자전거를 탄 소년이 전시장을 누비고 다닐테니 꼭 만나볼 것.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전 (2/28~5/28)
화려한 청화백자부터 소박한 멋이 일품인 달항아리까지 역대급 규모의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전에 다녀왔다.
유독 어두운 조명의 전시장에 햇살처럼 화사하고 달빛처럼 고요한' 국보·보물급 조선 백자들의 화려한 자태가 우아하기 그지없다. 지하 1층에는 국보·보물 31점이 유리 케이스에 전시된 그야말로 보물들로 가득한 방이다. 국보 ‘백자청화 매죽문 호’와 보물 ‘백자 달항아리’ 등 우리나라 국가지정문화재 전체 59점 중 절반이 넘게 나온 엄청난 규모이다.
단연 최고의 작품은 96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840만 달러에 낙찰된 17세기 백자청화 운룡문호. 진갈색 용이 항아리의 몸통을 휘감은 모습이 압도적이다.
전시 공간은 뻥 뚫린 넓은 전시장에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특수 제작 유리진열장에 명품 도자기를 넣었고 차례차례 도열하듯 진열했다. 덕분에 명품 도자기들이 하나하나 별처럼 반짝이는 것 같았다. 전시장 전체를 밤처럼 검은색을 주조색으로 한 데다 천장의 잔별 같은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백자방과 청자방을 매우 사랑하는데 내년에 리움에서 선보일 '분청 사기'전도 기대중.
무료전시라 예약해 놓고 노쇼가 많다면서 입구에 직원들이 짜증날정도로 꼼꼼하게 인원 체크 하고 전시관 출입할 때마다 QR코드 검사해서 살짝 짜증스러움. 노쇼 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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