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5회 아카데미에서 나의 관심사는 작품상과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이었다. 작품상을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은 이미 11개나 노미네이트되어 작품상 수상이 유력했고 예상대로 7관왕을 차지했다. 내가 응원한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의 인생연기였는데 대진운이 참으로 나빠서 불발되었으니 아쉽다 ㅜ
2023.02.28 - [Culture Story] - 케이트 블란쳇 최고의 영화, 타르(TAR)
- 작품상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참신하고 지랄괴랄망측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대환장 파티.
결단코 병맛 B급 코메디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극장까지 가서 본 건 이동진 평론가의 흔치 않은 5점 만점 평가와 오는 12일로 다가온 아카데미어워드에 최다 노미네이트되어 CGV에서 재개봉을 해준 덕분이었다.
📍그 모든 곳에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될 수 있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을
광기, 기상천회, 괴상, 기묘, 혼란, 파멸 등 정신없이 몰아부치는 대혼돈의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살아가고 있다는 기발한 설정이 핵심 뼈대를 이룬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주인공 에블린(양자경 역)은 딸이 위험에 처하자 쿵후영화배우, 요리사 등 다양한 능력을 업그레이드해가며 '조부 투파키'라는 악에 맞서 싸워나간다.
특히, 딸(아들)과 엄마의 피튀기는 대립은 초우주적 문제이니 다들 공감하리라😭
죽고 싶을만큼 힘든 순간에 힘이 되는 것은 결국 가족과 친구들.
소중한 사람을 다정하게 사랑하는 것, 주변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혼란 그 자체인 거대한 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란 남편의 메시지도 감동적이다.
나 자신 또한 싸우는 투사야.
그 방식이 다정함으로 싸우는 거야.
결국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찐한 감동의 눈물을 주는 인생과 가족에 대한 영화.
영화 시작전 두 감독의 정신없는 감사인사 인터뷰와 엔딩 후 8분짜리 미공개 NG컷 모음도 흥미롭다.
양자경은 61세의 나이에 그녀의 인생을 총망라한 영화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성룡이 마다한 역할을 받아 인생 최고의 기회를 잡은 그녀👍🏻
남우주연상은 "미이라' 이후 불운을 극복한 브렌든의 재기로 반가운 영화라 꼭 챙겨봐야지.
거장 카메론에 맞선 다니엘 콴 감독은 이제 겨우 두번째 영화라니, 젊은 기세가 놀랍다.
수상 소감을 보면 어머니(혹은 아버지)에게 무한 감사를 🙏🏻
"정상적이지 않은 걸 찍겠다고 하는데도 말리지 않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
- '에에올'의 다니엘 콴 감독(감독상)
"세상 그 누구도 여러분의 전성기가 지나가 버렸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세요.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아요.
제 어머니께, 세계의 어머니들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 그들이 바로 진정한 슈퍼히어로이기 때문입니다."
- '에에올'의 양자경(여우주연상)
"인생에 한 번 누릴까 말까한 영광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모든 희생을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
모두에게 당신의 꿈을 계속 꾸라고 말하고 싶다."
- '에에올'의 키 호이 콴(남우 조연상)
- 남우주연상 - 브렌든 프레이저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에세이를 가르치는 대학 강사 ‘찰리’(브렌든 프레이저)는 8살때 동성애 연인을 위해 아내와 딸을 버린 남자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분장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의 연기(얼굴)에서 과거 미이라의 핸섬남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심장의 무리로 죽음이 임박한 그는 9년 만에 17살이 된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해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 10만불을 남겨주겠다고 말한다.
그를 돌봐주는 유일한 간호사 리즈 역할의 홍 차우는 베트남 이민자의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 자라서 그런지 꿋꿋하고 용감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연극이 원작이라 그런지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논리다.
'구원'은 곧 '사랑'이라 생각한다.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밖에 없다.
딸은 8학년 때 쓴 에세이를 처방약처럼 즐겨 읽고 있다는 걸 알고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른다.
딸의 작문 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이것이다.
자기 파괴를 통한 구원의 간절한 마음이 딸에게 가 닿았을까.
<모비딕>에서 고래에 관해서만 한 챕터 내내 이야기하는 순간이 슬펐다.
그것이 자기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배려하는 작가의 제스처임을 알기에
영화속 명대사
난, 알아야겠어.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단 걸!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 없다고.
엘리 넌 훌륭한 사람이야. 더이상 바랄게 없는 너무 멋진 딸이야.
그의 수상소감을 보면 오랜 고난의 시간을 거치면서 한결 더 멋지게 단련된 걸 느끼겠다.
홍차오의 재능의 깊이에서는 오직 고래만이 헤엄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치 바다 밑바닥에서 다이빙 탐험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수면에 닿을락말락 공기가 트이는 것 같습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자(작)
△작품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상=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여우주연상=량쯔충(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주연상=브렌든 프레이저(더 웨일)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편집상=폴 로저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본상=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색상=사라 폴리(위민 토킹)
△촬영상=제임스 프렌드(서부 전선 이상 없다)
△시각효과상=조 레터리, 리처드 바네함, 에릭 세인던(아바타: 물의 길)
△음악상=볼케르 베르텔만(서부 전선 이상 없다)
△음향상=마크 웨인가르텐, 제임스 H. 매더, 알 넬슨(탑건: 매버릭)
△주제가상=나투나투(Naatu Naatu)(M.M. 키라바니, 찬드라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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