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근처 소문난 파스타 집이라면 웬만큼 섭렵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내가 가보려고 벼르던 곳을 다녀왔다. 내가 신뢰하는 요리 블로거 라자냐 님의 후배들이 오픈했다고 포스팅을 한번 올려주신 걸 보고 한번 가려다 휴일이라 실패한 적이 있다. (관련 링크: http://blog.naver.com/lasagna7/188927606 )
휴일 내내 집안에서 아침 점심까지 먹고 종일 추욱 쳐진 기분으로 지내던 차에, 저녁에 가족 외식하자며 겨우 두 남자를 꼬드겨 상수동 오븐 350F로 출동!
요즘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분위기가 너무 시끌시끌한 곳은 가고 싶지 않고 이런 조용한 곳에서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명 레스토랑 가서 괜히 비싼 특별 메뉴에 바가지 쓰고 불친절한 서비스에 기분만 상해 돌아온 안좋은 기억도 있었다. 무엇보다 요즘 부쩍 주혁군의 입맛이 짧아져 살이 빠지는 것이 고민이기도 하고 해서....
CANON 100D Lens 18~55mm
이 가게의 이름인 '오븐 350F'는 오븐 요리를 할 때 주로 쓰는 온도인 화씨 350도 (섭씨로 180도)라고 한다. 상수동 사거리 안쪽에 위치한 오븐 350F는1,2층 가정집을 통채로 개조한 듯한 분위기다.
1층은 그리 넓지 않지만 3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서로의 대화가 어느정도 차단되어 조용히 데이트하거나 여친들끼리 수다 떨기에도 딱 좋은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첫 인상부터 맘에 들었다. 귀여운 베어브릭 장식과 소품들, 컬러풀한 벽면 장식이 식감을 자극하는 느낌이랄까.
2층은 오픈되어 있지 않아 보지 못했지만, 독채로 빌려 파티나 모임, 돌잔치를 하기에도 좋다고 하니 나중에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요기 단체석은 8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어 여친들 모임이나 부서 회식으로도 충분한 자리.
Have a very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베어브릭 그림이 그려져있는 룸은 밖에서 반쯤 차단된 방식으로 꾸며져 단체손님을 받는 듯했다.
나는 봉골레 스파게티, 주혁군은 미트볼 파스타, 아빠는 크림 소스 해산물 라자냐로 결정. 12시~15시에 런치 메뉴를 주문하면 샐러드와 티(Tea)를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도 14,000원~16,000원 선이다.
미트볼 파스타는 고기를 다져서 만든 것 같은 큼직한 미트볼이 아이에게 그만이었다. 다만, 토마토 소스가 약간 매콤하고 되직해서 가벼운 맛은 아니고 면도 스파게티보다 약간 두꺼운 링퀴니 면이라 아이는 별로라고 했다. 자기는 그냥 스파게티가 좋다나. 난 오랫만에 맘에 드는 봉골레를 먹었고, 아빠도 짭쪼롬한 크림 소스의 라자냐가 맘에 든다고 했다.
봉골레는 평범한 메뉴지만, 자칫하면 밍밍하고 싱거워지기 쉬운데 간이 딱 좋고 면도 쫄깃하게 잘 삶아져서 기본 점수 이상은 줄 수 있는 메뉴.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넣고 구운 토마토 소스의 미트볼 파스타는 주물 그릇부터 아우라가 가득~
이 집의 대표 메뉴인 크림소스 해산물 라자냐와 미트소스 파스타는 주물팬에 담겨져 나왔다. 아마도 링귀니 면을 삶은 뒤 한번 볶은 뒤 오븐에 들어갔다 온 터인데도 익힘 상태가 아주 훌륭했다. 그릇이 뜨거워 주혁군이 입을 데일 뻔 하기도 했지만 ^^;; 큼지막한 미트볼이 3개나 되니 배가 부를만한 수준인데 토마토 소스는 약간 아쉽다.
새우와 해산물을 돌돌 말아낸 크림소스 해산물 라자냐가 이 집의 최고 인기 메뉴. 느끼하지도 않은 진한 크림소스에 푸짐한 해산물을 함께 먹는 맛이 좋다. 소스가 충분해 다 먹고나서 빵을 찍어먹기에도 그만이다.
식전빵도 바로 구워져 나와서 따뜻하게 오일에 찍어먹을 수 있어 맛있다. 소스에 찍어먹느라 리필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새로 구워주셨다.
요리를 제대로 배운 두 자매가 운영하는 가게답게 아기자기하고 세심한 곳이어서 마음이 포근하고 정겨운 기분이 드는 이태리 밥집이었다. 다음에 또 친구들과 가게될 것 같다.
오븐 350F에서 직접 만든 2014년 수제 다이어리도 판매 중이었다.
여러분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관련 글]
2013/10/26 - [Bookmark] - 가을에 책 읽기 좋은 홍대 북카페 산책
2013/08/25 - [My Blog] - [팥빙수 투어 2탄] 홍대 '힘내라 단팥죽'에 반하다
2013/05/18 - [Culture Story] - [합정 카페] 비밀스런 나만의 아지트, 카페 이고(EGO)
2013/05/13 - [Culture Story] - [홍대 맛집] 여행자의 로망이 느껴지는 제니스 카페
2013/03/01 - [Culture Story] - [홍대 맛집] 양곱창과 와인의 오묘한 조화, 라비린토스
2012/11/13 - [Life Journey] - 미도리의 늦가을 풍경, 만추(晚秋)
미도리 블로그를 구독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Best Reci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등포 맛집] 타임스퀘어에서 브런치를, 카페 마마스 (0) | 2014.03.30 |
|---|---|
| [홍대&상수] 꽃이 있는 브런치 카페, 베르 에 블랑(Vert et Blanc) (0) | 2014.01.05 |
| 혀 끝으로 기억하는 맛있는 도쿄 이야기 (2) | 2013.12.13 |
| [합정 맛집] 소박한 가정식 이태리 식당, Five Tables(파이브 테이블스) (1) | 2013.11.26 |
| 브런치의 최강자, 이태원 수지스를 선택한 이유 (4) | 2013.10.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