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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Recipe

혀 끝으로 기억하는 맛있는 도쿄 이야기

by 미돌11 201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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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도쿄의 뒷골목을 목적없이 이리저리 쏘다니다 보면 김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심상치 않은 '포스'의 맛집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동네 사람들만 알 것 같은 진정한 고수의 맛집 말이다. 그렇게 헤매다 보면 때로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걸어서야 대로변으로 나온 적도 있었고, 작고 소박한 맛집을 찾아다니는 만화 '고독한 미식가'의 한 장면처럼 우아한 헛걸음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예상치 않은 곳에서 작고 소박한 맛집을 만날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도쿄는 맛있는 음식의 천국이다. 스시, 덴뿌라, 돈카쓰, 우동, 라멘으로 대변되는 일본의 전통적인 맛집 외에도 최근 도쿄에는 새로운 스타일의 맛집이 젊은 층의 인기를 등에 업으며 뜨고 있다.

도쿄의 맛집은 맛 뿐 아니라 눈요기할 꺼리도 많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백년 전통의 라멘집도 있고, 골목 곳곳에 자리한 먹기 아까운 화려한 디저트 카페들도 많다. '배두나의 도쿄놀이'에서 보았던 시부야의 함박 스테이크 전문점 '골드러시(Gold Rush)'도 가보고 싶고, 시모기타자와의 펑키한 카페 '고팔(GOPAL)'도 가보고 싶었다. 

  CANON 100D Lens 18~55mm,

어떤 여행은 코 끝의 향기와 혀 끝의 맛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딸린 엄마는 길 찾기에도 벅차 종일 종종거리다보니 맛집을 찾아다니다가는 관광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이었으니 욕심처럼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여행이 끝나고 우리 아들에게 일본 여행에서 기억나는 건 뭐냐고 물어보니 모스버거와 튀김우동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식도락도 빼 놓을 수 없는 재미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아들과 나의 혀 끝으로 기억하는 도쿄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라면서.


# 평범한 햄버거나 아닌 '모스버거' 

일본 토종 햄버거 1위 브랜드인 ‘모스(MOS) 버거’는 모스 버거는 일본에서 1천4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12년에는 한국에 진출했고, 올해 명동에 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모스버거를 비롯해 데리야키 버거와 라이스 버거 등 대표 햄버거 22가지는 하나같이 풍성하고 신선한 야채와 육즙이 살아있는 패티, 듬뿍 얹은 독특한 소스를 사용해 일본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외식브랜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모스버거는 일본 현지에서는 모든 야채를 저비료, 저농약을 사용하는 농가와 직접 계약해 공급받는다며 홈페이지에 모든 재료의 원산지와 생산자를 정확히 표기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또 모스버거에 사용되는 빵은 촉촉한 질감을 오래 유지해 포장을 해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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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문한 난 타코즈는 인도에서 흔히 먹는 빵인 난에다가 멕시코 타코처럼 야채와 나초를 토핑으로 먹는 음식인데 신선하고 독특한 맛이 참 인상적이었다. 감자 튀김도 패스트푸드 점의 말라빠진 가느다란 감자가 아니라 두툼한게 갓 썰어서 튀긴듯한 느낌이다. 

버거킹 햄버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 아들도 신선한 햄버거 맛에 눈을 뜨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모스 버거 노래를 하는통에 조만간 명동 매장으로 한번 나가볼 생각이다.  

# 모즈버거
- 주소 : 171-0021 니시이케부쿠로 1-4-6
- 전화번호 : 03-5952-8989 
- 메뉴 및 가격 : 난 타코즈(360엔), 모즈버거(350엔), 치즈버거(430엔)

골목에서 우연히 만난 '쯔케소바'

한국의 홍대처럼 빈티지하고 조금 지저분하지만 예스러운 멋이 있는,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낭만의 거리 시모키타자와(下北沢)에는 개성있는 맛집들도 많다. 좁은 골목에 자리한 엔티크한 옷가게나 모자가게들, 멋진 카페와 맛집들은 마치 보물 창고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골목을 기웃거리며 배두나의 도쿄놀이(책 표지의 배경도 바로 이곳)에 나오는 고팔(GOPAL)이라는 카페도 보고 멘 가게에서 닭고기 국물로 우려낸 쯔케소바를 먹었다. 라멘은 거의 돼지국물을 우려낸 것이 최고라고 믿었는데 닭국물은 깔끔하고 깨끗해서 무척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 나는 북적이는 도심보다는 조용한 골목길을 찾아 헤매이다 우연히 만난 작은 라멘집에 더 정이 간다. 뭔가 숨어있는 보석을 발견한 그런 기분이 든달까. 아무튼 일본에서는 널린게 라멘 가게인데 대충 찾아들어가도 보통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줘 자주 놀라곤 한다. 

메뉴판을 보면 기본 쯔케소바가 600엔이고 고명에 따라서 700~900엔, 특제소바는 950엔까지 한다. 닭고기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 위에 가지, 단호박, 토마토, 김, 닭고기로 토핑을 얹은 쯔케소바의 맛은 내가 그동안 먹어본 일본 라멘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단박에 바꿔놓았다. 한국에 들여와도 대박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 츠키지 시장의 신선한 '돈부리'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 츠키지 시장은 매일 새벽 1m가 넘는 참치를 분해하거나 경매하는 생동감 넘치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아이와 동반한 새벽 시장 구경음 일찌감치 접고 근처 맛있는 스시집을 찾아 나섰다.   

시장 근처에는 이런 식으로 작은 가게를 열고 즉석으로 스시나 덮밥의 생선을 손질해 주는 가게들이 많다. 가격은 1400엔부터 2500엔까지 다양하다. 밥위에 두툼한 생선들이 얌전히 누워있는 모습이 최고급 일식집에 뒤지지 않는 비주얼이다. 물론 맛도 상큼하다. 아쉽게도 아들이 회를 싫어해서 나 혼자 먹어서 그 맛이 좀 반감되었지만 말이다. 


# 기대하지 않았던 '우동과 튀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전파탑인 도쿄 스카이 트리에서 스미다 수족관과 소라마치 쇼핑몰을 둘러본 뒤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곳 쇼핑센터 지하의 푸드코트에서 우동과 튀김을 먹었는데 그 맛이 보통 이상이었다. 

쫄깃한 생면 우동에 무심하게 시치미를 쳐 낸 우동도 깔끔했고, 아주 깨끗한 튀긴 듯한 가벼운 야채튀김, 특히 가지 튀김의 맛은 환상적!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란 튀김은 반숙 상태가 아주 맘에 들었다. 

나는 우동으로 한끼를 때워서 참 미안했는데 아들은 이 우동과 튀김맛이 인상적이었는지 다녀와서도 계속 노래를 한다. 역시 기본을 잘하는 것도 쉽지 않아.

내가 일본에 가면 꼭 먹자고 다짐했던 교자도 주문했다. 보통 한국의 만두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의 일본 교자는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일본식 교자를 찾아나서게 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어마어마한 가격의 압박이 ㅠㅠ) 


# 공항에서의 커피 한 잔 'Royal Coffee shop'

역시 공항에서 먹는 브렉퍼스트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로망이 있다. 새벽 일찍 공항에서 잠이 덜 깬 부스스한 상태로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며 맞는 아침 식사.  

더구나 전날 비행기를 놓쳐 하네다 공항에서 노숙할 뻔할 신세를 겨우 면하고 호텔 1박 후 다시 비행기를 타러온터라 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들과 나는 바싹 구운 토스트와 신선한 소스를 끼얹은 야채 샐러드와 소시지와 베이컨구이, 블루베리를 얹은 요거트의 평범한 브런치 메뉴에 살짝 감동하고 말았다.  

빵은 고소했고, 부드러운 오믈렛과 짭짤한 베이컨의 조화도 훌륭했고, 샐러드의 야채는 촉촉하고 신선했다. '공항'이라는 장소의 마법 덕분이었는지 특별한 구성이 없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한 끼였다. 


# 디저트 천국 일본

일본은 제과 제빵 기술이 발달한 디저트 천국이다. 일본의 '디저트 카페' 문화가 한국으로 많이 옮겨온 것만 봐도 그렇다. 어딜가도 빵과 케이크, 타르트, 초콜릿 카페들이 즐비하다. 단, 가격은 그리 싸지 않다는 것이 문제. 



일본에 와서 컵라면 맛을 보지 않을수 없지. 보통 라멘보다 가격이 좀 비쌌는데 사골 국물에 돼지고기 토핑까지 갖춰진 제대로 일본식 라멘이었다. 

호텔로 오는 길목에 있던 디저트 가게. 신선한 과일과 초콜릿으로 화려하게 장식이 된 조각 케이크가 600엔정도이니 물가가 꽤 비싼 편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의 도쿄 이야기는 마무리 하기로 한다. 다시 도쿄 여행을 간다면 코스별 맛집과 디저트 카페의 목록을 가득 안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 이 글은 겟어바웃 트레블 웹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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