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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슬픔도 때로 힘이 된다 - 이소라 7집

by 미돌11 2009.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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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7집 - 겨울, 외롭고 따뜻한 노래>

젊은 시절에 찾아오는 사랑과 이별은 우리의 인생에서 대개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소중한 감정이다. 대부분은 펄펄 끓는 슬픔으로 끝나곤 하지만. 그러나 이런 슬픔도 때로 힘이 된다. 추억의 끝자락을 하나씩 끄집어내 다시 아파해야만 머리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아는가.

미도리의 음악 문답 바통(37문 37답)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이소라의 광팬이다. 1집부터 이번 7집까지 빼놓지 않고 음반을 사서 들은 가수는 드물지 않나 싶다. 4년여 만에 7집 앨범을 들고 이소라가 돌아왔다. 그녀를 기다리는 일은 언제나 애가 타고 지루하다.

이소라표 감성의 근원은 사랑과 이별이다. 사랑에 빠져있을 때 그녀가 부른 노래는(그녀 노래는 거의 작사를 그녀가 했다.) 1집의 '난 행복해'나 '처음 느낌 그대로', 2집의 '기억해 줘'나 '청혼'까지는 사랑에 취해 아주 달콤하고 사랑스럽다. '청혼', 3집 <슬픔과 분노>과 4집 <꽃>을 넘어가면서 5집 <SoRa's 5 Diary>를 넘어가면서 점점 비감해졌다. 그녀의 5집은 고스란히 연인이었더 이적과의 실연을 소재로 한다고 한다. 4집의 '제발', 5집의 '안녕'과 같은 노래를 듣고 있자면 가슴이 뜯어지는 것 같다. 6집 <눈썹달>에서는 보다 짙은 슬픔으로 변한다. 특히 '바람이 분다'는 그녀 슬픔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7집 앨범의 타이틀은 <겨울, 외롭고 따뜻한 노래>인데 트랙마다 1,2,3,4와 같은 번호만 있지 노래마다 제목이 없다. 이런 황당한 앨범이 있나 싶겠지만 듣고보면 거의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들이랑 크게 구분할 의미가 없기도 하다. 그녀의 의도는 듣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제목을 붙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5집까지는 남자친구와 헤어질때마다 앨범을 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슬픔은 나의 힘'이라고 할 만한다. 그녀의 곡은 누가 작곡을 했건 그녀의 가사가 붙고 그녀의 목소리와 만나면 탁월한 감성으로 표출된다. 탁월한 곡 해석력이다. 그녀는 이 공의 일정 부분을 작곡가 김현철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누가 이소라가 왕년에 락을 불렀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내 목소리를 찾아 준 김현철-당시 천재 뮤지션으로 지칭-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것처럼 나도 그녀의 목소리를 발견해 준 김현철에게 감사한다.

대한민국에서 여성가수로서 이소라의 아우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곡이나 가사보다는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이 이 위태로운 감성의 여가수가 무려 7집을 낼 거라고 생각했겠는가.
그녀 스스로가 대인 공포증이라 자처할 만큼 평소에도 집에만 박혀있고 대인관계도 지극히 제한하는 것이 마치 예민한 고양이 같다. 그녀가 <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할 당시 스태프가 그녀를 데려가고 데려다주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그녀였다.
 
최근 다시 라디오 프로그램인 <이소라의 오후 네시>에서는 좀 더 밝아진 느낌이라서 다행이다. 그녀의 슬픔이 사라지면 이런 멋진 노래를 만나게 될 수 없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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