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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KTX에서 블로깅을 하는 우리들의 자세

by 미돌11 2009.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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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은 하는 일없이 몸과 마음이 피곤한 날이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제사상 준비에 아침에는 새벽부터 잠을 설치며 어머님의 도우미 역할 - 사실 별 도움 안되는 날나리 며느리지만 마음만은 얼마나 힘든지 다들 알 것이다 ^^; - 을 수행하느라 몸이 노곤하지만 그래도 매번 지방에 있는 친절 나들이는 빼먹지 않고 있다.

고향가는 길, 엑스노트 미니와 함께 험난한 여정
최근의 LG전자의 엑스노트 미니를 장만하고 이번 설날 친정 가는 길에는 필히 KTX블로깅을 하고 말리라고 당차게 마음먹고 미니 노트북을 챙겨나섰다. 출발하자마자 무선 인터넷 2시간권을 2,000원에 구입하고 의기 양양하게 사진도 찍고 블로깅을 시작하려는 찰나. 아뿔싸. 30분정도 지났는데 전원이 없다는 빨간불. 이 무슨 청천벽력인가.
신랑이 출발 전 배터리를 충전하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내가 그 사이 몇번 켜고 쓰고 해서인지 벌써 배터리가 다 된 것이다. 준비성 없다고 평소에 나를 힐난하던 신랑에게 끽소리도 못하고 울상이 되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고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전원은 화장실에 면도기 전용 소켓뿐이란다. 오호! 화장실.
주혁군이 출발 할때 맛있는 샌드위치와 토마토 주스를 먹고 곤히 잠든 사이 여자 화장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우하하 나는 지금 라이브 블로깅 중이다. 아마도 나는 블로깅 중독이 확실한가보다.

연휴가 시작되면서 주변의 블로그 폐인들끼리 인사로 '설날에는 블로그 하지마세요~'라는 인사를 나눴는데 이런 결심은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사실 설날은 전날 하루만 바쁘지 당일과 그 이후는 딱히 할 일도 없고 심심한 날들이 아닌가. 이때 블로그를 어찌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어쨌든 나는 지금 KTX화장실에서 블로그 중이다. 전원을 반드시 꾹꾹 채워서 떠나기를 당부하며 비상시에는 화장실을 이용할 것! 누가 화장실 문을 두드려도 꿋꿋히 버티는 뚝심을 갖출 것!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여유롭게~
아~ 오랫만에 친정가는 마음이 꽤 설레었다. 오남매의 형제들끼리 아웅다웅하면서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면서 자랐는데 막상 다 자라고 보니 형제만큼 든든한 빽이 없는 것 같다.
오늘도 그간 묵혀둔 살아가는 이야깃 거리들을 풀어놓고 술 한잔 기울이며 밤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언니들은 연신 고기를 볶아대며 안주를 해대느라 바쁘고 사위들은 또 벅찬 삶에 대해 성토한다.(물론 그 와중에 나는 꼼짝도 하기싫어 드러누워 있곤 한다. 친정이란 이렇게 맘 편한 곳인가보다.)

친정 집에서 아이의 감기가 더 심해져서 콜록콜록 기침까지 더해져 속이 상하다. 찬 음식, 기름진 음식 가리지 않고 먹인 것도 미안하고.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느라 덩달아 아이까지 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해서 피곤할 것이다. 돌아오는 KTX는 특실이라 자리도 좀 더 편하고 무선 인터넷도 무료다.
어떻게 사용하는가 해서 물어보니 승무원이 포켓에서 특실용 아뒤와 패스워드가 적힌 카드 같은 것을 내민다. 오는 내내 무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공짜라서 그런지 더 달디 단 블로깅이다. ^^V
엑스노트 미니는 작은 화면인데다 8인치처럼 너무 작지도 않고 키감이 아주 좋다.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특히 shift key의 배치는 탁월하다.

주변을 살펴보니 예전에는 MP3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이 꽤 많이 보인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서핑을 하기도 하고 나처럼 블로깅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

어느덧 기차는 천안 아산이다. 곧 집으로 간다.

LOMO LC-A
급한 와중에도 플랫폼에서 사진 한장 ^^
커피 한잔과 함께 노트북을 펼쳐보자~
개인적으로 핑크색은 별루였는데 요놈은 정말 고급스럽다.
언제 어디서나 블로깅~
요녀석은 먹을걸 주면 조용~
요즘은 KTX에서도 인터넷하는 사람들 많다. 특실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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