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르네상스시대 회화부터 인상주의 회화까지 15~20세기 초 유럽 회화의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 52점을 공개했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느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영국에 가지 않고 서울에서 보는 호사를 누려보자.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기간: 2023.6.2.(금)~10.9.(월)
📍주최: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런던
📍도슨트 대여: 3000원 오디오가이드 : 강훈
📍 주요 작품 : 라파엘로 <성모자와 세례 요한>,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렘브란트 <63세의 자화상>, 컨스터블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등 내셔널갤러리 런던 대표 소장품 52점
📍예매안내 : '23.5.15.(월) 10시부터 네이버, 티켓링크, 인터파크에서 입장권을 예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참고 ) 당일 잔여 티켓 수량 확인 가능
이 전시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이 일어난 네 시기별로 그림들을 감상하도록 배치했다. 그림의 주제가 ‘신’에서 ‘인간’으로 변해 가는 것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은 신에 대한 묘사가 깜짝 놀랄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하며 복원을 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줘 흥미롭다.
유럽 회화는 바로크 시대에 왕과 귀족의 권위를 강조하는 작품이 주를 이루다가 계몽주의 확산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관심을 갖게된다.
<1부. 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에선 중세이후 점점 사람에게도 넘어오는 시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중 라파엘로 <성모자聖母子와 세례 요한(가바의 성모)> 작품에서 인간으로 향하기 시작하는 시선을 만나볼 수 있다.
<2부.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에선 종교개혁 시기의 작품을 주로 다루며, 가톨릭교가 프로테스탄트로 돌아서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으려고 제작한 감동적인 그림들도 만나볼 수 있다.
렘브란트의 63세 자화상은 빛의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명화로 잘나가던 젊은 시절을 지나 황혼기 늙은 화가 모습이 처연하다. 작가가 노인 초상을 연습하기 위해 그렸다는 해석도 있는 작품이다.
<3부. 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에 해당하는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과 토머스 로런스의 '레드보이'가 눈길을 끌었다.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도 강렬함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한 소년이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을 도마뱀에게 물린 아픔에 깜짝 놀라 움츠리고 있는 모습을 통해 짧은 감각적 쾌락 뒤에 숨어있는 고통을 표현했다. 소년의 귀에 꽂힌 장미와 꽃병의 꽃은 곧 시들어 사라질 덧없는 것을 나타내면서 국가 또는 종교 미술에서 사람과 그 주변 일상으로 관심이 옮겨간 당시 미술을 보여준다. 카라바조는 양성애자에 난폭하고 살인까지 저질러 비참한 죽음을 맞은 화단의 문제아였다고.
'레드보이'는 영국의 1대 더럼 백작 존 조지 램튼의 주문을 받아서 그의 아들 찰스 윌리엄 랜튼의 6~7세 때 모습을 그린 것이다. 아이는 1831년 13세에 결핵으로 사망했지만 그림은 영국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1967년에는 영국 최초로 우표에 실리기도 했다.
<4부. 인상주의, 빛나는 순간>에서는 마네, 모네, 르누아르, 세잔, 고갱, 고흐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더 이상 화가들은 어떤 주제를 전달하고자 사진처럼 똑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 빛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들에 힘을 쏟았다. 이것이 바로 인상주의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의 묘사가 탁월한 인상파 작품 중엔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와 모네의 유작 '붓꽃'이 인상적이었다. 제목처럼 신에게서 사람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대성당보다 사람들의 눈을 그리는 것을 더 좋아한단다.
사람의 눈에는 장엄한 대성당에는 없는 뭔가가 존재하거든.
진정 내 관심을 끄는 것은 거지나 거리의 여자일지라도, 인간의 영혼이란다.
-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는 밝은 색채로 표현된 잔디와 잡초 위로 날아다니는 나비들의 모습에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문득 궁금한 게 주요 소장품을 한국에 빌려주면 영국은 어떡하나 했더니 내년 200주년 기념 공사 중이라 그 틈에 이 그림이 아시아 순방에 나선거라서 가능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은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다가 카페 문화의 발전으로 오늘날처럼 평등한 대중문화를 누구나 함께 누리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다.
클로드 모네의 ‘붓꽃’은 두껍고 대담한 붓으로 표현된 독특한 꽃을 통해 독창적인 화가의 내면을 표현했는데 미완성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훑기에 50점은 좀 아쉽지만 대표작들을 꽤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국에서 고급진 액자까지 그대로 공수하고 전시를 하는 위치도 비슷하게 재현한 전시 기획이 꼼꼼했다.
입장료는 다소 1.8만원으로 다소 사악하지만, 국중박의 연못과 정원 등 주변 경관도 아름다우니 꼭 한바퀴 산책하길.
평일에도 어마어마한 인파에 주말은 피하는게 좋을듯.
얼리버드 입장권도 경쟁이 치열해 실패하고 일반 예매를 겨우 성공함.
온라인은 당일 취소표를 줍줍하거나 현장에선 오전에 구매가능하니 포기하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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