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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일상의 사치, CGV 골드 클래스로 엑스맨을 보다

by 미돌11 201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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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현충일 휴일 오랫만에 생긴 평일 휴일을 그냥 보낼수는 없다며 영화를 보러가자고 맘 먹었는데, 어쩐 일인지 복잡한 영화관은 싫고 뭔가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고 싶어졌다. (아마도 주말에 본 무한도전 연예조작단에서 본 상암CGV의 푹신한 소파가 있는 골드 클래스를 본 탓이리라.)

마침 회사에서 생일 선물로 받은 신세계 상품권이 CGV 예약 사이트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보고는 1인당 3만원, 남편과 둘이 6만원하는 골드 클래스를 낼름 예약해버렸다. 그러고선 평생 처음의 사치인 CGV골드 클래스 즐기기 - VIP라운지 이용하기, 음식 시켜먹기, 영화보며 가벼운 음료와 스낵을 먹기, 안마의자와 같은 진동이 느껴지는 널찍하고 멋진 의자에서 실감나게 영화보기 - 에 들어갔다.  

물론, 나의 이런 헤픈 씀씀이에 남편은 '골드 클래스에서 보는 영화는 뭐 금칠을 했냐'는 뜨악한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골드 클래스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영화라는 본연의 목적 외에 문화적인 여유로움을 파는 것이고 본다면, 이정도 가격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남편의 가치관은 언제나 좁히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 조상들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하지 않았던가.

엑스맨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영화이지만, 정작 나는 이 시리즈의 원작(만화)이나 전작들을 영화관에서 본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남편을 위해 내 취향을 양보하고 엑스맨을 선택해줬으니 나로서도 최선의 배려를 한 셈이니 더이상 투덜거림은 사양할래요! (흥~) 

지난 10년간 4편의 시리즈를 선보인 엑스맨의 히스토리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시고! 
2000년 [엑스맨](브라이언 싱어 감독), 2003년 [엑스맨 2 - 엑스투](브라이언 싱어 감독),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브렛 래트너 감독), 2009년 [엑스맨 탄생: 울버린](개빈 후드 감독) 그리고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매튜 본 감독)까지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는 엑스맨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신세계 백화점과 연결된 6층 옥상 정원 (로모)

내부는 대략 이런 모습

촌스럽게 셀카 (로모)

최근 읽은 책과 골드 클래스 티켓

 

이번 4탄은 영화의 두 주인공인 '프로페서 X'(찰스 자비에)와 '매그니토'(에릭 랜셔)라는 이름을 얻기 아주 오래전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던 1960년대 '냉전 시대'가 그 배경이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나 유전자학을 공부하는 찰스는 자신에게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별한 텔레파시 능력이 있음을 깨닫고 '돌연변이'들과 '엑스맨' 팀을 만들어 미국과 소련간의 핵도발을 막는 일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결국 돌연변이와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찰스와 전쟁 중에 부모님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불신이 깊은 에릭 사이의 골이 점점 깊어지면서 마지막에 결국 결별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악역인 세바스찬 쇼우 역의 케빈 베이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수용소에서 헤어진 메그니토의 어머니를 눈앞에서 총살함으로써 메그니토의 분노를 일으키 쇠를 구부리게 하는 장면은 정말 잔인하다. 결국 그는 헬파이어 클럽의 리더로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해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가공할 위력의 소유로 돌연변이가 만드는 세상을 꿈꾸는 인물로 분했다.

영화 곳곳에 배치된 흥미진진한 특수효과가 가장 눈길을 끈다. 특히, 엑스맨들이 자신의 장기를 자랑하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상상력을 느낄 수 있다. 헐리웃 블럭버스터 영화는 멀리하는 내가 액스맨을 선택한 것이 이 때문이다.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해 플라즈마 에너지로 방출하거나,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바꾸거나, 초강력 음속으로 유리창을 깨거나, 주변 환경에 자유자재로 변신하거나(물에 들어가면 아가미가 생기는), 자신의 신체를 다이아몬드로 변신시켜 공격을 막거나, 토네이도처럼 쓸어버리거나, 등에 곤충처럼 날개가 돋아 날아다니는 등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는 재미가 있어 러닝타임 내내 지루한 줄 몰랐다. 등 뒤의 진동이나 4D의 감동만으로도 골드 클래스에서 이 영화를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60년대처럼 다소 클래식한 결론을 낸 것도 좋고, 할리우드에 몰아친 3D바람 속에서 꿋꿋하게 영화를 무리하게 컨버팅하지 않고 2D로 완성한 것도 꿋꿋한 고집도 좋다. (최근 몇편의 3D영화를 보고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 맛있는 스넥도 먹고 영화관 자리가 편안해서인지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가까운 시일내에 어딘가에 숨어있던 돌연변이들의 세상이 오지 않을까하는 착각도 잠시 들게 하는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감독 매튜 본 (2011 / 미국)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마이클 패스벤더,케빈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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