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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왜 담당자의 눈물을 먹고 사는가?

by 미돌11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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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열정적인 기업 트위터 운영자인 KT의 클루니(clooney1007)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
 
    KT, 소셜미디어를 말하다- "기업 소셜미디어 성공을 위해서 열정이 중요하다" - 디타 2/4

사실 블로그를 시작할때 나도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 조금 삐딱한 생각이 든다. 왜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희생을 담보로 해야하는가? 왜 그들의 눈물을 먹고사는가? 하는 의문 혹은 분노.
그 어떤 직업에든 애환은 있기 미련이고 나의 고통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지난해 내가 흘려야했던 눈물과 삼켜야했던 억울함이 복받혀 오르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직은 온라인이 과도기라서? 소셜미디어가 메인 스트림이 아니라서? 소셜미디어가 주인공이 되면 이런 고충이 없어질까?


블로그나 트위터는 시간 싸움이다. 매일 콘텐츠를 발행하고 트위터를 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담당자는 손목 관절에 무리가 오고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온다. 가정에서는 인터넷 중독이라는 질타를 받고 아이와 보낼 시간에도 컴퓨터나 휴대폰을 붙잡고 있어야하는 경우가 많다.(때로는 혼자서 유체 이탈을 하기도 -,.-) 24시간 헤어나지 못하는 노동, 그야말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노가다'의 세상이다.

소셜미디어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현장에서 피부로 부딪히는 담당자에게는 아직도 '먼 그대'인것도 부담을 가중시킨다. KT처럼 후원해주는 회장님이라도 계시면 그나마 해피하지만 담당자가 윗분들을 어렵게 설득해가며 일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어렵게 시작했다고 해도 선발 사례들을 뛰어넘어야 하고 새로운 후발주자들은 쫒아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열정 또한 한없이 지속되기 어렵다. 아무리 열정 블로거라도 3년 가기 힘들고, 허핑턴 포스트도 몇 년만에 담당 책임자가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을 가지 않았나. 열정이 있어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담당자 한두명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내부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최근에 여러 기업에서 블로그나 트위터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한다.
B2B기업도 블로그나 트위터를 해야하나요? 누가 먼저 시작했나요? 윗선에서 하라고 했나요? 포스팅은 내부에서 하나요? 대행사가 하나요? 담당자가 꼭 블로그를 해야 하나요? 필진은 어떤 인센티브를 주나요? 글은 잘 주나요? 블로거들과는 방문자 수 외에 어떤 평가지수를 사용하나요? 트위터는 어떤 목적으로 시작했나요?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하나요? 전담자가 꼭 필요한가요?

내가 해준 몇 가지 말들은 이런 것이다. (뭐..나도 아직 제대로 못하는 주제지만 -,.-)

  • 무조건 담당자가 블로그나 트위터를 하면서 직접 경험해라
  • 블로그의 주제는 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스토리로 잡아라
  • 모든 기업이 블로그를 할 필요는 없다. 목적을 분명히 해라.
  • 반드시 내부 구성원들의 경험을 1인칭으로 공유해라.
  • 내부적인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켜라.
  • 전통 미디어를 이용해 영향력을 높여라.
  • 상사나 경영자에게 블로그나 트위터를 시켜라.

그러나 이런 것이 전부가 아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 온 몸의 감각을 열어두고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야한다. 이제 기업 블로그 운영이라고 하면 포스팅만 충실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툴을 병행해야 대화의 폭을 넓히고 방문자도 늘릴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년, 2년, 3년 쭈욱 신뢰를 쌓아가야한다.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장기 마라톤과 같다. 이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담당자가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요즘 내 머릿속을 맴도는 말은 '그렇다면 그 신뢰로 무얼 할 수 있는데?'하는 것이다. 누가 그렇게 물으면 맥이 빠질 것이다. 그 많은 방문자들, 댓글들, 브랜드 옹호자들....그들과 나눈 대화나 신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정량적이지 않은 효과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것일까. 전통 미디어에는 당연시하는 것들도 소셜 미디어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끝없이 존재 가치를 의심받고 증명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로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너무 푸념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소셜 미디어가 이제 더 이상 담당자의 눈물을 먹고 살아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이 내부를 설득하고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올라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한다. 설사 그 투쟁의 단 열매를 내 세대에서 맛보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다. 소셜미디어가 절대 '그들만의 리드'가 아닌'메이저 리그'가 될 수 있는 그날까지!!!!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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