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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porate Media

기업블로그 2009년 총 결산과 2010년에 거는 기대

by 미돌11 201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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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 해 기업 블로그가 많이 출현한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블로그 자체도 양적인, 질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 블로그의 개설 목표도 정보 공유, 브랜딩, 명성 관리, 고객 서비스, 인재 확보 등 실로 다양하다. 그럼에도 아직 블로거들은 기업 블로그를 기업의 공식 채널로 인정하는 것 같지 않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정보나 (정말로) 솔직한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그런 분들도 있지만 아직은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는 뜻임.)  

2009년 소통을 내세운 기업블로그가 많이 등장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2009년 상반기 눈에 띄는 기업 블로그>에서도 언급했지만,  2009년에도 - 2008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 많은 기업 블로그들이 출현했다. 이제는 어설프게 무작정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기획과 준비 과정을 거쳐 멋진 기업 블로그들이 많이 출현한 것은 기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이제 기업 블로그에 대한 기대 수준도 내외부적으로 무척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필요성에 대해서도 훨씬 너그러워졌다. 과거에는 "왜 블로그를 해야하죠?"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잘 할수 있을까요?"로 많이 바뀐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단, 필요성은 접고 넘어가는 셈이니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해야 하나...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강연회를 참가해 기업 블로그에 관심을 보이는 담당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면서 슬쩍 이야기를 건네보면, 담당자가 관심을 갖거나 의욕을 보이기보단 '위에서 해보라고 하니까' 한번 알아보자는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가끔은 담당자의 의지가 높은 경우에도 상사나 경영자에게 짤렸다는 경우도 많았다. 기업 블로그는 홍보팀이나 마케팅 담당자 어느 1인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라 기업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이다.

기업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과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여기서는 제품 브랜딩, 기업 브랜딩 혹은 PR관점에서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현황을 정리해 보았다.(주로 홍보팀 주도, 대행사가 아닌  내부 주도인지를 중심으로 보았음.) 다소 경계가 애매하긴 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에 포커스한 광고/마케팅 블로그는 제외하고 주로 대화와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블로그를 중심으로 선별했다. 

2009년 새로이 등장한 주목할 만한 기업 블로그

LG전자 - 더 블로그(THE BLOG) http://blog.lge.com 2009년 3월
HP 블로그 - PAVLO 
http://pavlo.kr/ 2009년 4월 개편 오픈
하이트 - BEER2DAY 
http://www.beer2day.com 2009년 5월
LG텔레콤 - 도로시의 OZ LAB - 
http://www.bloglgt.com 2009년 6월
올림푸스 - Blography 
http://blog.olympus.co.kr/  2009년 6월
KT - 올레KT 블로그
http://blog.kt.com 2009년 11월
GM 대우 TALK
http://blog.gmdaewoo.co.kr 2009년 8월
넥슨 -  넥슨 모바일 스토리 http://blog.nexonmobile.com
2009년 8월 

보통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블로그는 티스토리에 많고, 광고/마케팅을 위한 블로그는 네이버에 많이 있다. 네이버에는 양질의 콘텐츠 생산 없이 뭐고 정기적으로 이벤트만 풀어도 1년에 100만씩 들어오는 블로그가 발에 채인다. 연예인이나 이벤트로 방문자를 낚고 펌글이나 양산하는 블로그를 과연 기업 블로그라 칭할 수 있을까. 아무리 방문자가 100만이 된다해도 진정성을 담보하지 않는 고객 유인을 위한 겉핥기식 블로그로는 아무런 감동도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2010년 기업 블로그에 거는 기대

가깝고도 먼 그대, 기업과 고객
고객들은 여러번의 나쁜 경험을 통해 기업이라는(특히 대기업이라면 더욱) 조직에 대한 불신과 우려에 찬 시선을 보낼 때가 많다. '그래 어디 얼마나 잘 하나 한번 보자~'하는 고까운 시선으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을 의식하곤 한다. 자칫 발을 삐끗하거나 우스운 꼴을 보였다가는 바로 꽉 물어뜯을 태세다.
애초에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화니 신뢰니 언급하는 것이 웃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까발리고 얼마나 감동을 주어야 이들을 팬으로 만들수 있을런지, 이것이 과연 특정 개인이나 부서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발생했을 때 이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산은 효력을 발휘한다. 이미 신뢰를 형성하고 있는 블로거들은 기업에게 애정에 찬 우려와 귀뜸을 해준다. 적어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는 셈이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고객들이 기업을 옹호하기도 한다. 물론, 온라인의 신뢰는 오래가지 않으며, 쉽게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해야하며,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해야한다.  

신뢰도 있는 평가 지표 개발이 시급
기업 블로그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가? 방문자수? 댓글 수? 트랙백 수? 블로거나 언론에 언급된 횟수? 블로그 랭킹? 블로그의 평가는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것일까?
2009년에도 많은 메타 블로그나 블로그 관련 단체에서 우수 블로거를 선정하고 금뱃지를 부여하고 있지만 어느 한 곳도 자신들의 선정 기준을 공개하는 곳은 없다. 모두 전문가 의견과 자체 기준으로 비공개로 선정하고 결과만 발표하는 방식이다.

<블로그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다섯가지 방법>에서 언급했듯이 한국도 하루 빨리 테크노라티(Technorati)와 같은 신뢰도 높은 지표 개발이 시급하다. 서비스 플랫폼도 포털이나 블로그 서비스에 기대기보다는 기업 독자적인 플랫폼(워드프레스)을 확보하고 확산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은 기업 블로그를 메인 노출이나 베스트 선정에서 배제하고 있어 개인 블로그와 공정한 경쟁은 어렵다.)

누군가가 그랬다. 블로그는 블로그들이 방문하는 것이라 홈페이지의 지나가는 방문자 한명과는 그 무게가 다르다고. 일반 포털의 게시판의 구경꾼과 달리 블로그의 독자는 콘텐츠 생산자이자 자신의 팬(추종자)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블로거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인 셈이다. 
(그럼에도 난 아직도 네이버의 방문자수와 티스토리의 방문자수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을 어르신들에게 설득할 논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 - 참고 포스팅: 네이버에는 왜 영향력 블로그가 없을까)

국내에서도 대화의 정도, 영향력, 언급 정도, 이슈 참여 등의 지표를 통해 기업 블로그를 평가하는 영향력 있는 지표 개발이 시급해보인다. 국내에서는 블로그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블로그얌(http://www.blogyam.co.kr/) 정도가 참고할 만하다. 
 
내부적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
기업 블로그의 성공 포인트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스토리'라면 가장 중요한 것이 필진 즉 스토리텔러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업 블로그에서 필진을 포함한 조직 내부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결집하여 콘텐츠를 생성하고 확산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활동이 '조직 내 인적 흐름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얼마 전 민노씨님의 블로그에서 icelui님과 나눈 댓글 대화를 참고) 고유의 업무가 있는 이들에게 부과되는 추가적인 부담은 집중을 방해한다. 회사는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그들은 이를 통해 어떤 보람을 찾게 할 수 있을까. 내 경험으로는 블로그를 통해 대화의 기쁨을 느껴본 필자는 이후 내내 블로그의 팬이 되고 열정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느꼈다. 원고료와 같은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고객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와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기업 블로그, 소셜미디어 속으로 나아가라
KT는 2009년 7월에 트위터(http://twitter.com/ollehkt)를 먼저 시작하고 2009년 11월 블로그(http://blog.kt.com)로 안착했다. 내부적으로 고민이 없지는 많겠지만, KTF와의 통합 이후 탄탄한 멤버 구성을 통해 이례적으로 TASK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SKT(http://www.sktstory.com/)의 경우도 2008년 6월 국내에서 30대 기업 최초로 기업 블로그를 오픈한 이후 일찌감치 트위터(http://twitter.com/SKtelecom_blog)를 개설해 2009년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네이버에 둥지를 튼 올림푸스는 미투데이(http://me2day.net/olympusblog)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비어투데이(http://www.beer2day.com)도 Delicious Links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이나 목적은 제각각일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모니터링을 위해, 블로그의 컨텐츠를 확산하기 위해, 타겟 고객과의 대화를 위해, 입소문의 확산을 위해 등등.
방문자를 유인하기 위한 단기적인 프로모션보다는 트위터나 커뮤니티와 같은 영향력 행사자를 대상으로 한 입소문을 유발하는 것이 신뢰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하기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난해 기업 블로그 담당자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느낌으로는 PR 2.0에 대한 내부적 인식은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아직은 매우 미약하다. 하면 좋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랄까. 여전히 전통 미디어가 중심에 크게 차지하고 있고, 온라인PR은 부가적인 겉절이 신세다. 뭔가 파괴적인 사건이 필요해보인다. 

기업블로그의 영향력을 높이려면 CEO를 참여시켜라
또 하나, 경영진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 보다 영향력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로 대화를 할 것인지 여부는 선택의 문제다.[각주:1] 나이키나 애플처럼 끝까지 함구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고객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대화를 하는 기업에 더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CEO 조너던 슈워츠처럼 개인 블로그(http://blogs.sun.com/jonathan)를 통해 회사의 당면 과제나 업계 이슈를 포스팅함으로써 회사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개인 브랜딩까지 확보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CEO 개인의 성향에 좌우되므로 모든 기업에게 이러한 행운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포드의 경우처럼 직접 CEO에게 소셜미디어 코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Ford CEO Alan Mulally on Twitter

블로그는 이제 더이상 비주류 매체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신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10년에는 경영진의 관심과 지지를 업고 S전자의 블로그가 오픈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기대된다. 그리고 긴장된다.

[참고 링크]
2009/12/17 국내 30대 그룹사가 운영하는 비즈니스 블로그(쥬니캡)
2009/12/17 비즈니스 블로그 운영과 블로그 마케팅(쥬니캡)
2009/12/23 2010년 기업 블로그의 가능성은? 권과장 
2009/11/25 국내 기업들의 PR2.0 행보, 그리고 향후 전망 - Your Sun
2010/01/02 기업블로그 1위는 미스터피자 사진과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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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1 2008년 기업 블로그 총결산 - 50자평 및 별점 평가(미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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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7월 29일 현재, 포춘지 500대 기업 중 77개(15.4%)의 기업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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