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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 - 철학산책②

by 미돌11 2008.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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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다스리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어떤 물건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 했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이렇게 나의 wishlist는 항상 마르지 않는지 정말로 가끔은 그것이 괴롭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과 사치품들...꼭 필요하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탐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일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괴로워한다.

물질적이고 값비싼 재화들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유쾌한 삶의 방식을 설파한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자 목표다."고 하며 "모든 행복의 시작과 뿌리는 식욕의 즐거움이다. 심지어 지혜와 문화까지도 이것으로 귀착된다."며 훌륭한 음식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와~ 철학자인 사람이 이렇게 솔직해도 된단 말인가.

행복한 삶을 위한 에피쿠로스파의 구매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우정
한 인간이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혜가 제공하는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우정이다. 진정한 친구들은 절대로 우리를 세속적인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며, 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의 내면적인 자아다. 더 중요한 동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고 훌륭한 존재로 대접받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자유
그와 친구은 독립을 누리는 대신 검소한 생활방식을 수용하면서, 그들이 불쾌한 상관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기 위해 일종의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들은 세속의 사람들이 중히 여기는 가치들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서로 물질적인 기준으로 친구들을 판단하지 않았다.

사색
불안을 다스리는데 사색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다.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만약 우리에게 돈은 있지만 친구와 자유, 사색하는 삶이 없다면 결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고, 비록 부를 얻지 못한다 해도 친구와 자유, 사색을 누린다면 결코 불행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한다.

행복은 멋진 자동차나 빌라보다는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느냐에 더 많이 좌우된다. 우리는 소박한 희열, 말하자면 아이와 어울려 노는 놀이나 친구와의 속깊은 대화, 오후의 햇살, 청결한 집, 갓 구운 빵에 치즈를 바르는 행위와 같은 일에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은 결코 값비싼 물건들이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덧] 에피쿠로스를 마치 쾌락과 사치를 조장하는 철학자로 오인한 것은 현대에 와서 광고 등 매스미디어에서 곡해하여 이미지화한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무한한 부는 커다란 빈곤'이라고 할 정도로 사치스런 환상의 이미지를 매우 경계하고 검소한 생활을 통해 행복을 느끼자고 주장했다.

내가 좋아하는 법정스님은 '소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바 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경구.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에 있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2008/12/04 - [Bookmark] - 소크라테스의 인기없음에 대한 위안 - 철학산책①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8년 8월 25일 개정판 1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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