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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ory

내 생애 첫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청, 넬에게 꽂히다

by 미돌11 2014.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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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에는 음악순위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뮤지션들이 라이브로 노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몇 없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MBC에서 종용한 '라라라' 정도? 그 중에서도 이소라, 윤도현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거쳐 유희열에 이르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단연 독보적인 무대다. 여의도 KBS 바로 앞에 살 때에도 한번도 방청에 성공을 해 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화요일 아침 9시부터 KBS에 와서 대기표를 배부받아 저녁 7시 입장 전에 와서 긴 줄을 서야 한다. 거의 백수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인지 대학생, 군인 등의 남자가 여자친구를 동행한 남자분들이 많이 보였다. 

이번 화요일 친구 덕에 운 좋게 지정석 표를 구해 스케치북 번개 방청을 다녀왔다. 집에서 TV로만 보던 무대를 직접 현장에서 만나는 감동은 내 기대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가수이자 SNL에까지 진출한 '감성 변태' 유희열이 매끄럽고 능청스럽게 진행을 하는데 가끔 몸개그와 피아노 실력도 보여주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승환, 이적, 넬, 루시드 폴 등 평소 TV에서 보기 힘든 그의 실력파 절친들이 유희열이 부르면 언제든 나온다.

같은 뮤지션이라서일까. 출연자들은 유희열의 편안한 진행(때로는 짖꿎은 토크)에도 절로 무장해제되어 버린다. 그래서 스케치북의 공기는 뭔가 다르다는 평을 듣는 걸까? 녹화 시간이 가까워지자 (유희열이 바지가 낀다며 놀린) 진행 엠씨가 나와 분위기를 잡았는데 정말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는 ㅋㅋ 이후 아무런 예고 없이 자연스럽게 유희열이 나타났다. 연습인지, 녹화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농담과 유머를 섞어가며 진행하는 걸 보니 과연 베테랑이다 싶었다. 관객과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오늘 라인업은 이승환, 넬, 엠블랙, 키스&크라이. 50대 노장(?) 베테랑부터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까지 다양한 뷔페차림을 보는 듯했다. 물론 그중에서 내 주의를 끄는 건 단연 최강 록그룹 넬(NELL)이다. 이번에 신곡을 들고 나온걸로 아는데 타이밍이 아주 절묘하다!!!! 

이승환 : 물어본다, 내게만 일어난 일(with MC메타), 너에게만 반응해
넬(NELL) 기억을 걷는 시간, 지구가 태양을 네 번
엠블랙 남자답게, Oh Yeah 
키스&크라이 : Lady Marmalade, 도미노 게임


이승환_쉰의 열정

우리가 대학시절 전성기를 누리던 이승환이 4년만에 돌아왔다. 어느덧 올해 쉰의 나이를 맞은 그는 이제 '공연의 신'이 아니라 '공연의 쉰'이라며 농담을 ㅋㅋ 데뷔 25년차의 관록있는 이승환은 깐깐하고 까다롭고 완벽한 자기 스타일을 추구하는 뮤지션으로 정평이 나있다. 동반 출연한 자기 밴드만 해도 10여 명에 샛노란 개인 마이크를 들고 다니며, 코러스로 등장한 후배들만도 20여 명일 정도로 스케일이 달랐다. 이번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현(fall to fly-前)'앨범에만 3억 8천, 뮤직비디오를 5편이나 제작하느라 총 6억을 투입했다니 정말 대단하다. 

수익성 면에서 보면 미친 짓이지만 "바보가 세상을 바꿀순 없지만 풍요롭게 즐겁게 한다"는 그의 음악 철학을 듣고 있으니 그를 "철없는 원로, 순결 종결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승환처럼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기를 기대해 본다.

유희열 스케치북 1회 첫 출연자였고 이번 앨범내고도 첫 출연이란다. 유희열과의 케미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이승환의 '천일 동안'의 교태 앙탈 비음을 흉내내는 유희열에게 희화화하지 말라고 정색을 하자 유희열은 "아직 정정해서 다행이다"라며 놀리기도. 

넬(NELL)_흐드러진 감성 보컬


감성 록의 대표 그룹인 ‘넬(Nell)'은 보컬 김종완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목소리로 첫 곡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열었다. 유희열의 소개로는 한국에서 라이브가 제일 쎈 밴드라고. 하긴 서태지가 몇 백개의 인디밴드의 음악을 다 들어본 후 낙점한 녀석들이라니 실력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이번에 중력 3부작의 마지막 편이 'Newton's Apple'의 타이틀 곡인 '지구가 태양을 네 번' '기억을 걷는 시간'을 불렀다. 특히 기억을 걷는 시간'은 나도 평소 즐겨듣는 낯익은 곡인데 익숙한 감성적인 사운드에 읊조리는 듯한 가사, 슬픈 듯 절제된 맑은 보컬과 거침없이 뿜어져나오는 힘찬 사운드. 뭐랄까 뭔가 억눌린 감수성을 폭발하게 하는 그런 묘한 감정에 휩싸여 나도 모르게 펑펑 울고 말았다. 공연장도 아니고 방송 녹화장에서 말이다. 어이없게도. 

8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여 만든 탄탄한 실력파, 감성 다이너마이트 넬도 이제 데뷔 15년차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넬스러운 평가가 고유명사처럼 인식되어 기분좋다는 김종완의 대답에 유희열도 비틀즈를 언급하며 평생 자기 색깔 가지려고 노력한다며 넬에게 '무한 신뢰'를 말하며 어깨를 두드려준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아마 음악 선배가 그렇게 평가해줘서 넬도 무척 기분이 좋았을 것 같았다. 정말 대체 불가능한 그룹이다. 

막간 토크에서 멤버들의 관심사를 묻자 모두가 '여자, 여자, 여자, 여자'라고 하다가 김종완이 '시간'이라고 하자 유희열이 귓속말로 "잘난 척 하지마"라고 하는 대목에선 폭소가 쏟아지기도 했다. 앞서 출연한 이승환과 김
종완이 절친한 음악 선후배라며 "나에게 이승환의 교태 앙탈 창법은?"이라는 짖꿎은 질문에 김종완이 "한때는 좋아했었던"이라고 재치있게 답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음주 4월 3,4,5,6일 넬의 공연 후 일본 공연 다녀와서 다시 한국 공연이라고 하니 관심있다면 공연장으로 고고~
>> 인터파크 예매: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2439  


엠블랙_실력있고 예의바른 아이돌 

가수 비가 키우는 남성 그룹으로 알려진 엠블랙(MBLAQ, 승호(리더, 보컬), 지오(메인보컬), 이준(보컬), 천둥(보컬, 랩), 미르(랩))은 내겐 멤버들 얼굴도 잘 구별못할 정도로 낯선 아이돌이다.

그나마 비와 함께 헐리웃 영화에 출연했던 이준 정도 알까? 멤버가 모두 A형으로 뒷끝이 긴 멤버는 이준 씨가 뽑히기도 했다. 
이준은 참 매력이 있다. 현대 무용을 전공한 죄로 불려나가 도시와 농촌을 춤으로 표현하느라 고생을 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ㅋㅋ

이번 앨범 '남자답게"는 휘성이 직접 곡과 안무까지 도움을 줬다는데 복장 컨셉이 "양장"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키스앤크라이

우여곡절 끝에 데뷔한 7전 8기 걸그룹 키스앤 크라이. 몸매 말고 노래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로 성장하세요~



[다시보기] KBS http://www.conpia.com/vod/?gid=373800148

 140328 유희열의 스케치북 - 이승환, MBLAQ, Nell, 키스&크라이


[덧] 김종완의 트위터에 올라온 이승환과의 절친 인증샷
https://twitter.com/nelljwk/status/448446603397832704/phot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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