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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2.0

소셜미디어 위기 대응, 우도할계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by 미돌11 201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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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가 대세라고 한다. 딱딱한 홈페이지보다 트위터나페이스북으로 고객들과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소셜미디어를오픈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초기 구축비나 전담 인력 없이도 오픈 가능하고 큰 돈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에 섣불리 소셜미디어 채널을 열었다가 낭패를 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는 총알 없이 전쟁터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를 사원급에게 맡기거나 에이전시에 외주를 맡긴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자질이 부족하거나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기업소셜미디어 운영자의 개인적 실수가 기업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 소셜미디어운영자도 자신의 트윗이나 댓글 한 줄이 곧 소속된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가장 큰 고충은 트위터팔로우나페이스북 팬이 늘어날수록 고객 불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고객의 문의나 불만, 제안, 요청이 SNS로 몰리면서 최대한 빨리 대응하기 위한 고객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발빠른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홍보 채널도 고객 불만 접수 창구도 아니다.


삼성전자 트위터, 불친절 고객응대 논란 -2012-12-18 (헤럴드 경제) 


소셜미디어 채널은 기업에게 ‘계륵(鷄肋)’과 같다. 채널의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손은 많이 가면서도 사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다. 별로 먹을 건 없는데 버리긴 아깝다고 할까.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오픈하긴 했지만 별다른 이득은 없으면서 버리기에는 아쉬운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고객이 왕이고 고객의 불평에서 배울 것이 있다지만, 매일 반복되는 불만을 접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고객을 끝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의 어려움이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고객들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면 대화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절한 순발력도 중요하다. 지난해 6월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대응으로 인기를 모은 홈플러스 트위터 운영사례를 보면 고객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위터에 한 고객이 “전자제품은 전자랜드 가지 말고 홈플러스에서 사야 한다”고 올리자 트위터 운영자가 “아닙니다! 다나와(인터넷쇼핑몰)에서 최저가 검색하고 사세요!”라는 파격적인 답변을 한 것. 이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홈플러스 트위터의 패기’라는 제목으로 널리 회자되기도 했다


 


매일 사건사고가 터지는 지뢰밭이 되어가고 있는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슈와 위기의 차이점을 구분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위터를 통한 피해는 빠르게 확산되고 삭제했다고 해도 몇 초 만에 캡쳐되어 수집되므로 신중할수록 좋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첫째, 우도할계(牛刀割鷄)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이슈와 위기를 구분해야 한다. 기업 트위터에서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기업이 가끔 있다. SNS 채널 운영을 하면서 성난 사람들의 불만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보면 그도 사람인지라 코너에 몰리면 '나한테 왜이래'하는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컨디션이 나쁜 날에는 감정적인 말싸움이나 논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우스개소리로 업계 관계자들은 SNS 운영자를 '감정노동자'라고 하겠는가?  


요즘 소셜미디어 환경을 보면 기업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만이 정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 공감을 통해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을 획득하기 위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통제된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1년 말, 탐앤탐스 커피트위터(@TOMNTOMS_COFFEE)는 김정일 사망사건에 대한 애도 트윗으로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해당 팀장이 즉각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를 하기도 했다. 이는 작은 사안에 대해 과잉 대응했다는 점에서 ‘탐앤탐스 트위터 해프닝’으로 기억되었다. 이처럼 트위터 운영자의 발언이 기업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기업의 위기 관리는 이제 ‘하루(Day)’가 아니라 ‘시간(Hour)’ 싸움이 되었을 정도로 정확한 판단과 빠른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소셜미디어에서이슈가 발생하면 먼저 단순한 해프닝인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인지 판단하고 이에 맞는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 섣부른 대응으로 우도할계(牛刀割鷄. 소 잡을 칼로 닭 잡는다.)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말이다.


둘째, SNS전문가를 육성하고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기업소셜미디어 채널에서는 개인 계정과 달리 금기시하는 몇가지 사항이 있다. 보통 기업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는 정치적 이념이나 인종 및 남녀 차별, 현행 법규(저작권, 음란물, 프라이버시, 선거법)를 준수하라고 명기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기업 시민으로서의 정당한 역할이지만, 소셜미디어운영자의 개인적 판단에 기업의 공식 입장을 위임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 


특히, 고객의 개인 정보나 경쟁사에 대한 언급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법률적으로도 명예훼손이나 손해 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보다 신중하게 메시지를 컨트롤하는 프로세스와 상식적인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적절히 훈련시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훌륭한 위기 대응책은 훌륭한 인력을 선발해 육성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셋째,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전략적인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이슈나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은 미디어나 이해 관계자들을 통제할 수는 없다.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기업 내 ‘사람’과 ‘메시지’뿐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가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사전 모니터링해야 한다. 왜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보도자료 한 글자 한 글자는 꼼꼼히 체크하면서트위터나페이스북의 메시지에는 무신경한가?  


소셜미디어에서는 신랄한 비판도, 견디기 어려운 비난도, 신선한 제안도, 열렬한 구애도, 모두 하나의 바구니에 담겨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 순간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고객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비 건 HTC, 발끈한 삼성, 유머 던진 LG

지난 6월 초 HTC 트위터에서 ‘올해의 가장 화제가 된 제품(Hottest phone of 2013)’ 부문에서 수상을 언급하며 "어휴(Ouch) @SamsungMobileUK"라고 삼성전자 영국 모바일트위터에 시비를 건 것이 발단. HTC가 삼성전자와의 경쟁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한 것에 대한해묵은 감정이 노출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괜찮네 친구, 우리는 이미 어젯밤에 3개나 수상해서 충분하다네. 자네는 하나 받았지 않나! (That's okay guys, our arms were full with the other three awards we took home last night. You can have that one!)”라고 맞받아치자 HTC가 "(대만) 학생들에게 돈을 줘 경쟁사에 대해 가짜 리뷰를 쓰게 한게 성공했네. 알바 가격이 더 오르겠지?"고 비아냥댔다. 이는 대만 공평교역위원회가 4월 삼성전자가 현지 학생을 고용해 인터넷에 HTC를 상대로 악의적인 댓글을 올렸는지 조사에 착수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https://twitter.com/htc_uk/status/342955283670237185


이를 지켜보던 LG전자 영국법인(LGEUK)는 영국 유명 영화감독인 마이클 위너의 사진으로 "진정하게 친구들! 이건 단지 전화기일 뿐이야! (Calm down dears! It’s only a phone)"이라며 ‘유머(Joke)’를 던지며 중재에 나섰다. 이로서 두 회사의 트위터 상의 설전은 일단락되었고 LG는 ‘유머’로 팬들의 호감을 얻는 효과를 얻었다. 


IBM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상식적인 수준의 '블로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싸움을 걸지 말고 실수가 있을 경우 먼저 수정하라", "고객, 파트너사, 또는 협력업체의 이름을 동의없이 언급하지 마라"는 등 만일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쟁사 비방보다는 좀 더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본분일테니 말이다. 


https://twitter.com/LGUK/statuses/343103579286020096

준비되지 않은 소셜미디어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급속히 확산된 소셜미디어는 고객과 기업 활동의 여러 면에서 필수불가결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시행착오와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구설수에 휘말려 법률적 이슈나 브랜드 이미지에 훼손을 입기도 한다. 


소셜미디어가 지니고 있는 기회와 리스크의 양면성을 깊이 이해하고 잠재 리스크에 대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정책 수립, 조직원들의 교육,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신속한 대응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제대로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은 고객 중심적 사고로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전략적인 기업 미디어 운영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팀 내부에 가이드라인이 존재해야 하고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자를 대상으로 메시지 트레이닝이 이뤄질 때 크고 작은 해프닝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슬로우 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http://slownews.kr/11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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