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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Journey

미도리의 커피 예찬

by 미돌11 201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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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같이 뜨겁고,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키스처럼 달콤하다.(프랑스작가 타테랑)

아-커피, 맛있는 것. 천 번의 키스보다 황홀하고 마스카드 술보다 달콤하다. 커피- 커피- 커피는 멈출 수가 없다. 나에게 뭔가를 주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환영한다.(가수:리스헨 아리아의 '커피 칸타타')


나는 커피 의존이 몹시 심하다.
아침에 하루 일을 시작할 때나 회의를 할 때에도 커피가 없으면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뭔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커피 의존증 환자인 셈이다. 가벼운 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음식 조절보다 심한 고통은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것이었다.(약을 다먹고 2주만에 다시 먹었지만 -,.-)
 
진한 프림이 든 커피보다는 아메리카노에 설탕을 넣어 먹거나 거품과 헤이즐넛향이 가득한 파스쿠치의 '헤이즐넛 카푸치노'를 가장 좋아한다. (오늘 시크릿 가든의 카푸치노 키스 정말 끝장인다 ㅠㅠ) 가끔은 커피를 옆에 갖다놓고 일이 바빠 식어빠진 커피를 마신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1년동안 내가 마신 커피의 양과 그 가격을 환산해보면 정말 무시무시할 것이다.
나는 반성한다. 나의 허약함과 맞바꾼 커피 10g의 위안을... 
그리고 공개한다. 그 일상의 기록들.

하루키는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다 주는 따스함의 문제'라고 하지 않았는가.
커피 한잔의 이런 여유가 그리운 계절이다. 
         



커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하여....  -  무라까미 하루키

그날 오후에는 윈톤 켈리의 피아노가 흘렀다. 웨이트리스가 하얀 커피잔을내 앞에 놓았다. 그 두툼하고 묵직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일 때 카탕하고듣기 좋은 소리가 났다. 마치 수영장 밑바닥으로 떨어진 자그마한 돌멩이처럼, 그 여운은 내 귀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나는 열여섯이었고, 밖은 비였다.

 그 곳은 항구를 낀 아담한 소도시,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는 늘 바다냄새가 풍겼다. 하루에 몇 번인가 유람선이 항구를 돌았고, 나는 수업이그 배에 올라타 대형 여객선과 도크의 풍경을 질리지도 않고 바라보곤 했다. 설사 그것이 비 내리는 날이라해도, 우리는 비에 흠뻑 젖어 가며 갑판위에 서 있었다. 항구근처에 카운터 외에는 테이블이 딱 하나밖에 없는 조촐한 커피집이 있어, 천장에 붙어 있는 스피커에서는 재즈가 흘러 나왔다.눈을 감으면 깜깜한 방에 가두어진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 찾아왔다. 거기엔 언제나 친숙한 커피잔의 온기가 있었고, 소녀들의 보드라운 향내가 있었다.

내가 정말로 마음에 들어 했던 것은, 커피맛 그것보다는 커피가 있는 풍경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내 앞에는 저 사춘기 특유의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이 있고, 거기에 커피를 마시는 내 자신의 모습이 또렷하게 비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의 배후로는 네모낳게 도려내진 작은 풍경이 있었다. 커피는 어둠처럼 검고, 재즈의 선율처럼 따듯했다. 내가 그 조그만 세계를 음미할 때, 풍경은 나를 축복했다.

그것은 또한 아담한 소도시에서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기 위한 은밀한 기념사진이기도 하다. 자, 커피잔을 가볍게 오른손에 쥐고, 턱을 당기고, 자연스럽게 웃어요……. 좋았어, 찰칵.

때로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다 주는 따스함의 문제, 라고 리차드 브로티간의 작품 어딘가에 씌어 있다.

커피를 다룬 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이 제일 흡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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